금융계, '애플경제'에 '메타버스 금융시대 본격화' 확언
우리은행, 메타버스 통해 MZ세대 직원들과 디지털 소통 
하나은행, 메타버스 공간에 ‘하나글로벌캠퍼스’ 오픈
DGB금융그룹, 시상식부터 사내모임까지 메타버스 활용

금융권 내 메타버스(Metaverse)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혼합한 공간을 말한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2019년 455억달러(약 50조원) 규모인 메타버스 시장은 2030년 기준 1조 5429억달러(약 1700조원) 규모로 급성장이 예상되며 시장 성장은 증강현실(AR)이 주도할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우리은행, 하나은행, DGB금융그룹 등 국내 금융기관들이 가상공간에서 업무회의뿐만 아니라 시상식, 사내 모임을 진행하는 등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를 선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교육, 게임, 커뮤니티 활동 등 가상세계 활동이 더욱 심화되는 가운데 잠재적 고객층인 MZ세대와의 접점 마련은 물론 향후 메타버스를 바탕으로 한 가상경제시장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페토'에서 생중계로 진행한 ‘DGB With-U’ 발표회 및 시상식 (제공=DGB금융그룹)
'제페토'에서 생중계로 진행한 ‘DGB With-U’ 발표회 및 시상식 (제공=DGB금융그룹)

DGB금융그룹은 지난 9일 ‘DGB With-U’ 발표회 및 시상식을 오프라인 현장과 동시에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금융권 최초로 생중계 진행했다. 시상식에는 김태오 회장과 정병주 대구사회복지협의회장, 수상의 영예를 안은 사회복지시설 7개팀 및 대학생 6개팀이 참석했으며, 이외에 대구·경북 사회복지시설 및 관련 기관과 대학생들은 제페토 내 DGB금융지주 전용 맵에 구현된 시상식에 참여했다.

또한, 그룹 내 ‘디지털 패셔니스타(이하 디패)’도 최근 메타버스에서 뭉쳤다. 디패는 그룹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위한 인재 양성의 일환으로 구성원의 디지털 역량 향상 및 그룹 내 디지털 홍보 아이콘 역할을 하는 계열사 직원들로 구성된 사내 트렌드 리더 모임이다.

이날 디패는 AR 협업 앱의 홀로그램 회의 공간인 ‘스페이셜’을 활용해 가상공간에서 ‘나의 인생 여행기’를 작성하는 등 여행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DGB금융그룹 측은 “기존 화상회의는 하나의 화면에서 발표 자료를 공유해야 했지만 스페이셜에서는 사진, 동영상, PDF, 3D 입체파일 등 다양한 자료를 동시에 공유할 수 있어 더 유익한 활동을 펼쳤다”고 전했다. 

'스페이셜'을 활용해 사내 모임 중인 DGB금융그룹의 '디지털 패셔니스타' (제공=DGB금융그룹)
'스페이셜'을 활용해 사내 모임 중인 DGB금융그룹의 '디지털 패셔니스타' (제공=DGB금융그룹)

이번 모임을 기획한 디지털혁신부 관계자는 “마텔, 네슬레, BNP파리바 같은 글로벌 회사가 스페이셜로 현업 업무를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4월 초 한국페이스북 기자간담회를 스페이셜에서 진행한 것을 보고 메타버스 기술이 회사업무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DGB금융그룹은 메타버스 기술 도입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 5월 DGB금융지주 경영진회의를 시작으로 6월 그룹 계열사 대표들이 참석한 그룹경영현안회의를 진행했으며, 향후 전 직원에게 디지털 문화를 전파할 수 있도록 메타버스 활용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12일 오후 메타버스 전용 플랫폼 ‘제페토’를 활용하여 가상세계에 ‘하나글로벌캠퍼스’를 구현하고, 메타버스 연수원 ‘그랜드 오프닝’ 행사와 신입행원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 ‘벗바리 활동’ 수료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가상세계에 새롭게 건설된 ‘하나글로벌캠퍼스’는 하나금융그룹이 첫 번째로 공개하는 메타버스 공간으로, 2019년 5월 인천 청라에 오픈한 실제 연수원의 구조와 외형을 생생하게 구현해내 마치 현실세계의 연수원을 방문한 것과 같은 경험을 제공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특히, 이번 메타버스 연수원은 2021년 하나은행 신입행원들이 주도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손수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온라인 연수만 받고 한 번도 연수원에 가보지 못했던 신입행원들은 ‘만약 가볼 수 없다면, 직접 만들고 경험해보자’는 MZ세대다운 도전으로 또 하나의 ‘하나글로벌캠퍼스’를 완성해냈다”고 전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2일 오후 메타버스 내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신입행원 멘토링 프로그램인 '벗바리 활동' 수료식을 가졌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사진 앞줄 왼쪽에서 4번째, 캐릭터 라울(Raul))이 신입행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제공=하나은행)
하나은행은 지난 12일 오후 메타버스 내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신입행원 멘토링 프로그램인 '벗바리 활동' 수료식을 가졌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사진 앞줄 왼쪽에서 4번째, 캐릭터 라울(Raul))이 신입행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제공=하나은행)

이날 행사는 박성호 하나은행장이 제페토 내 아바타 캐릭터 ‘라울(Raul)'로 참석한 가운데 ▲하나글로벌캠퍼스 투어 ▲그랜드 오프닝 기념사진 ▲신입행원 벗바리 활동 수료식 순서로 진행됐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신입행원들은 라울(Raul)에게 자신들이 직접 설계하고 만든 공간을 안내하며 기념사진은 물론 함께 ’셀카‘를 촬영하기도 했다.

이날 신입행원 대표로 메타버스 공간 내 ’하나글로벌캠퍼스‘를 소개한 잠실역금융센터지점 이은재 계장은 “코로나19라는 주어진 환경을 긍정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기획한 아이디어가 시중은행 최초의 메타버스 연수원이 되어 놀랍고도 기쁘다”며, “앞으로도 동기들과 함께 MZ세대의 젊은 시각으로 하나은행의 새로운 도전을 실천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가상 로비에서 개최된 벗바리 활동 수료식에서는 영업점 발령 이후 ‘벗바리’와 성장해온 신입행원들의 경험이 공유됐다. 하나은행의 벗바리 제도는 1995년부터 운영해온 신입행원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선배 행원이 ‘벗바리’가 되어 신입행원의 영업점 적응을 돕고, 실무 역량과 기업문화 관련 과제를 함께 수행하며 신입행원의 성장을 도모하는 제도다.

이어 벗바리 활동의 소감을 밝힌 고덕역지점 김범진 계장은 “라울(Raul)과의 셀카 촬영이 메타버스라 그런지 더욱 꿈만 같다”며, “대면으로 경험한 벗바리 선배의 도움과 비대면으로 참여한 수료식 모두가 감동이 되었듯, 앞으로도 선배들과 손님들과의 대면과 비대면 모든 소통에서도 감동을 드릴 수 있는 하나인이 되겠다”고 밝혔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신입행원들이 가상세계에 스스로 만들어낸 하나글로벌캠퍼스는 하나은행의 도전정신과 혁신을 보여주는 우수한 사례다”며, “이처럼 새로운 시도와 도전이 하나은행 곳곳에서 계속될 수 있도록 주변 MZ세대들의 목소리를 응원해주실 것과 많은 직원들과 손님들의 하나글로벌캠퍼스 방문과 체험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하나글로벌캠퍼스’를 통해 젊고 역동적인 기업 이미지를 널리 알리고, 향후 직원들이 메타버스 연수원 체험은 물론 비대면 소통의 장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자발적인 학습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전광석화’ 라는 닉네임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속한 MZ세대 직원들과 직접 셀프 카메라를 찍고 있다. (제공=우리은행)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전광석화’ 라는 닉네임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속한 MZ세대 직원들과 직접 셀프 카메라를 찍고 있다. (제공=우리은행)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 우리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은행장과 MZ세대 직원들이 디지털 마인드 확산과 미래 고객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시간을 가졌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메타버스 타고 만나는 WOORI-MZ’라는 주제로 함께한 권 행장은 직접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어 MZ세대 직원들과의 만남에 나섰다. 특히, 권 행장은 자신을 ‘전광석화’라는 닉네임으로 부르게 하여 은행장과 행원이라는 직급에서 벗어나 MZ세대 직원들과 수평적인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또한, 이번 이벤트는 메타버스 플랫폼 기능을 활용하여 △아바타와 친해지기, △아이스 브레이킹 게임(MZ 너의 생각이 궁금해 / MZ가 우리은행에 바란다), △단체사진 촬영 및 셀카 이벤트 등 MZ세대 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됐다.

우리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메타버스 타고 만나는 WOORI-MZ’ 주제로 디지털 마인드 확산과 미래 고객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시간을 가졌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메타버스에 접속해 MZ세대 직원들의 실시간 질문을 받고 있다. (제공=우리은행)
우리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메타버스 타고 만나는 WOORI-MZ’ 주제로 디지털 마인드 확산과 미래 고객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시간을 가졌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메타버스에 접속해 MZ세대 직원들의 실시간 질문을 받고 있다. (제공=우리은행)

권광석 은행장은“이번 메타버스를 활용한 MZ세대 직원과의 소통 시간은 디지털 트렌드와 세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시도였고, 우리은행 구성원들이 서로를 한층 더 깊이 이해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며, “M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메타버스는 새로운 기회의 영역이 될 것으로 예상하며, 우리은행이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메타버스 플랫폼의 활용 기회를 제공하고, 메타버스 내에서 구현 가능한 다양한 서비스도 함께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경영목표를 ‘Digital First, Digital Initiative’로 설정한 만큼 강력한 디지털 추진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우리은행은 CEO부터 디지털 기술을 업무환경에 원활히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며, 금융권 내 디지털 리딩뱅크의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은 앞으로도 디지털 최신 트랜드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전 직원의 적극적인 디지털 마인드를 기반으로 디지털 혁신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13일 우리은행 디지털전략부 관계자는 <애플경제>와의 통화에서 “메타버스의 활용은 이제 시작이다. 일상 소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직원회의 등 지금 가능한 방법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업무환경에 적용할 방침”이라면서 메타버스 내 컨퍼런스 룸의 오픈시간을 정해놓을 수 있지만 이날은 이벤트성이라 픽스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어 “향후 메타버스의 가상 자산으로 구현될 새로운 금융서비스, 예를 들면 가상은행 점포와 같은 형식도 언젠가는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지금은 규제라던가 제약이 있지만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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