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방, 오프라인 사옥 없애고 전직원 '메타버스'로 출근
AR 카드ㆍVR 게임... MZ세대는 이미 친숙
AI 컴퓨팅 기업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은 지난해 10월 자사 개발자 회의에서 메타버스가 “미래를 창조할 곳“(The metaverse is where we will create the future)이라면서 산업이 운영되는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 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새로운 시대의 미래상으로 메타버스가 떠오르면서 관련 시장도 급성장될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소통이 늘면서 현실의 경계를 넘어 무한 확장이 가능한 메타버스 세계에서 보내는 시간, 경제 활동이 커지고 있다. 메타버스, 우리네 일상으로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알아보자. [편집자주]
메타버스 프로그램으로 출근하는 세상
#회사원 이 모씨(27살)는 이번 달부터 가상공간으로 출근한다. 원격으로 근무하지만 실제 사무실처럼 각자 자리도 지정되어 있고 지나가면서 마주치는 동료들과 인사를 나눌 수도 있다.
방향키를 통해 건물에 들어서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자기 자리에 앉는 물리적인 동작을 통해서 3D 게임 같은 몰입감이 있다. 오프라인처럼 팀원들과 얼굴도 보고 목소리도 들으면서 일을 할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메타버스 적용 범위가 게임, 생활·소통 서비스를 넘어 업무 플랫폼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이미 게더, 호핀 등 다수의 메타버스 업무 플랫폼이 존재하며 비대면 시대에 급성장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은 최근 270여 명이 근무하던 사무실을 없애고 아예 메타버스로 대체해 원격 근무제를 전면 시행하고 있다.
직방 관계자는 22일 <애플경제>와 한 통화에서 ”직방이 자체 개발한 메타버스 업무 플랫폼인 ‘메타폴리스’(Metapolis)는 3D 게임처럼 내가 걸어가는 시각을 기준으로 주변을 보게 돼서 공간감, 움직임, 커뮤니케이션 방식 등 모든 면에 있어서 몰입감이 탁월하다“고 말했다.
메타폴리스에서는 서로 가까이 다가가면 음성과 영상이 활성화되기 때문에 한 공간에 모여 있으면 줌이나 구글 밋을 따로 생성할 필요 없이 화상 회의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메타폴리스 안에도 실제 사무실처럼 크고 작은 회의실들이 있고 자리를 벗어나 따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테이블들이 곳곳에 있다. 회의실을 잡아야 하는 경우 미리 룸 예약을 한 뒤 구글 캘린더로 미팅 초대장을 보내면 다들 시간에 맞춰 약속한 가상 회의실로 모여든다고.
메타폴리스는 향후 외부에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직방측은 “메타폴리스를 지을 때 30층 건물로 만들었다. 현재 직방이 두 층만 사용하고 있는데 남은 ‘공실’인 층들을 분양하는 것에 대해 사업 구상만 가지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유료화나 분양 모집 같은 구체적인 단계는 아니며, 향후 오픈베타 개념으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MZ세대는 이미 AR/VR이 일상이다
최근 들어 AR/VR 등을 위시한 메타버스가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지만 K-팝을 사랑하는 MZ세대에게는 AR이 꽤 친숙하다. 대표적인 예로 아티스트의 CD 안에 포함된 AR 포토카드다.
SM엔터테인먼트의 경우 SMTOWN AR 앱을 다운로드 후 아티스트를 선택해 AR 카드 내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엔시티드림 마크의 AR 포토카드 콘텐츠
SM 관계자는 <애플경제>와의 통화에서 “SMTOWN AR 앱을 통해 슈퍼엠 AR 티셔츠, Beyond LIVE AR 티켓 등 다양한 굿즈 및 콘텐츠를 선보인 바 있으며 더욱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도록 지속 개발 중”이라면서 향후 아티스트의 음성이나 초상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재미있는 콘텐츠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SM의 4인조 여그룹 에스파(aespa)는 아예 아바타인 ‘아이(ae)’ 멤버들과 함께 데뷔해 화제였다.
지금은 아바타들이 에스파의 뮤직비디오에만 출연하지만 곧 다양한 콘텐츠 및 활동에 에스파 멤버들과 함께할 예정이라고 SM 측은 덧붙였다.
MZ세대가 모인 곳에는 메타버스가 있다. LG유플러스가 지난해 가을 서울 강남역에 7층 규모로 세운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이하 틈)은 애초에 콘셉트부터 MZ세대를 위한 놀이터로 꾸며졌다.
공간은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총 6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체 공간을 이용하기 위해선 틈 앱을 다운로드한 후 회원 가입을 해야 한다. 이 중 5층은 LG유플러스의 다양한 5G 서비스와 AR글래스를 비롯해 VR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메타버스는 교육 현장에도 활용되고 있다. 건국대는 지난 5월 메타버스에 학교를 그대로 옮겨놓고 대학축제를 열었으며, 순천향대 같은 경우엔 올해 신입생 입학식을 메타버스 안에서 치르기도 했다.
메타버스, 일상 속 뉴노멀로 가속화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인 메타버스(Metaverse)는 통상적으로 3차원 가상세계를 혼합한 공간을 말하지만 그 범위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메타버스는 구현 공간과 정보의 형태에 따라 크게 4가지 형태로 분류된다. 우선, 인스타·페이스북·카카오톡처럼 SNS 형태의 라이프 로깅(Life logging)이다.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메타버스 세계라고 할 수 있다.
가상공간에서 다양한 개인·개체들의 활동기반을 제공하는 VR(가상현실)은 요즘 ‘메타버스’하면 떠오르는 분야다.
전세계 가입자 수가 2억 명을 넘은 네이버의 제페토나 올 1분기에만 7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미국의 로블록스가 대표적인 메타버스 사례들이다. 유저들은 보통 Z세대로, 특히 제페토 서비스 사용자의 80%는 10대다. 해당 플랫폼에서 아바타끼리 교류도 하고 가상공간에서 게임이며 공연 관람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최근에 현대자동차가 소나타 N라인 출시행사를 제페토에서 했는데, 유저들이 아바타로 내부도 살펴보고 차량을 직접 타보는 경험을 가졌다.
또, 이들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게임이나 아이템을 판매하며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제페토 이용자들의 제작 아이템이 전체 아이템 판매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의상은 하루에 7000~8000개씩 신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킨 게임인 포켓몬고에서 보여준 AR(증강현실) 세계도 메타버스의 하나다.
마지막으로 가상공간에서 외부 환경정보를 통합해 제공하는 미러월드(Mirror Worlds)가 있는데 대표적인 예로 구글 어스(Google Earth)를 들 수 있다. 구글 어스는 세계 전역의 위성사진을 모조리 수집해 일정 주기로 사진을 업데이트하면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실 세계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현재 메타버스 시장은 초기 단계로 게임, 놀이 및 엔터테인먼트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그러나 향후 메타버스는 우리 일상 속에 자리잡은 줌이나 구글 밋과 같은 온라인 미팅, 온라인 교육 등과 같은 뉴노멀(New Normal)로 가속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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