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메시나 스페이셜 이어
페이스북 앱 ‘호라이즌 워크룸’, 베타 버전 무료 제공

[애플경제 윤수은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줌, MS 팀즈와 같은 영상회의 앱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더불어 단순히 영상 통화를 넘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가상현실 기술을 도입한 가상회의 플랫폼들도 서비스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마이크로소프트 메시나 스페이셜로, 가상의 업무공간에서 네트워킹과 재택근무 옵션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회의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페이스북이 VR 원격작업 앱인 ‘호라이즌 워크룸(Horizon Workrooms)’ 베타 서비스를 시작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페이스북은 19일(현지시간) 아바타 버전으로 회의를 열 수 있는 새로운 VR 가상회의앱 ‘호라이즌 워크룸(Horizon Workrooms)’의 무료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측이 발표한 공식 자료에 따르면, 사용자는 자신의 맥이나 PC를 작업실에 연결하고 데스크톱을 앱에 라이브 스트리밍할 수 있으며, 퀘스트 2의 패스스루 카메라는 사용자가 실제 키보드를 타이핑할 수 있게 해준다. 사용자는 아바타로 서로 채팅하고 사진과 파일을 공유하거나 가상 화이트보드에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페이스북 VR 원격작업 앱 '호라이즌 워크룸'(제공=페이스북)
페이스북 VR 원격작업 앱 '호라이즌 워크룸'(제공=페이스북)

50만원대의 오큘러스 퀘스트2 헤드셋을 통해 무료로 제공되는 이 앱은 VR에서 최대 16명, 화상회의 참가자를 포함해 최대 50명까지 함께 할 수 있다. 앤드류 보스워스 페이스북의 '리얼리티 랩' 부사장은 페이스북이 내부 회의를 위해 호라이즌 워크룸을 정기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측은 페이스북 광고를 공략하기 위해 작업실에서 사람들의 업무 대화와 자료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용자들은 VR 커뮤니티 표준을 준수해야 하며 규칙 위반 행위는 오큘러스에게 보고될 수 있다고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5년 내 페이스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메타버스(Metaverse, 가상공간)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공공연히 천명한 바 있다. 페이스북은 오큘러스 VR 헤드셋 등 하드웨어 개발과 AR 안경, 손목밴드 기술 개발, 빅박스VR과 같은 VR 게이밍 스튜디오들을 무더기 매입하는 등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분야에 집중 투자해왔다. 페이스북은 올해 2분기 전자상거래뿐만 아니라 AR과 VR 부분에서도 발생하는 비광고 매출을 4억9700만달러(약 5832억원)로 보고했다.

호라이즌 워크룸이 페이스북의 ‘메타버스’를 현실로 구현하기 위한 첫 단계로 화제인 것은 분명하지만 미래 전망에 대해서는 다소 분분하다.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호라이즌 워크룸이 팬데믹 초기에 출시되었더라면 더욱 큰 인기를 끌 수 있었을 것‘이라는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외신은 ”단지 회의를 위해 많은 수의 근로자들을 VR로 전환하도록 설득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페이스북이 2년 전 발표된 VR 소셜 플랫폼인 호라이즌이 여전히 베타 버전에 머물러 있는 점을 지적했다.

다른 한편에선 페이스북이 차세대 대형 컴퓨팅 플랫폼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이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면 애플과 같은 다른 하드웨어 제조사들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질 것이라며 메타버스 산업의 장밋빛 미래를 점치기도 한다.  

전 세계 AR 및 VR 시장 규모 전망 (제공=SK증권)
전 세계 AR 및 VR 시장 규모 전망 (제공=SK증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전 세계 AR 및 VR 관련 지출은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이 기술을 채택함에 따라 2020년에는 약 120억 달러에서 2024년에는 728억 달러로 6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AR/VR 시장은 증가 추세이나 페이스북의 VR 회의실 앱이 주류화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전체 인력을 위한 헤드셋은 큰 비용으로 간주될 수 있다. 참고로, 오큘러스 퀘스트 2는 국내에서 50만원 선이다. 최신 헤드셋은 여전히 무겁고 부피가 크다. VR 사무실은 전화 통화나 화상 회의만큼 실용적이지 않으며, 일부 사용자는 기기를 사용하는 동안 두통과 구역질을 경험할 수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신흥 기술 및 트렌드 팀의 수석 분석가인 투옹 응유옌은 AR/VR 시장에 대해 "대개 불포화 상태"라며 "현재 성장의 대부분은 게이머들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VR이 출시되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기대하거나 상상하는 것만큼 빠르게 출시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VR·AR 기술을 도입한 메타버스 사무실이 일부 근로자들이 사용해볼 수 있는 하나의 도구가 될 것이라는 데는 동의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만연할지는 아직 논의의 여지가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