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메타버스는 모바일 인터넷의 후계자”
페이스북, SNS에서 메타버스로 사업 전환
넷플릭스, 몰입형 비디오게임분야로 사업 확대 계획 

[애플경제 윤수은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향후 5년 내 페이스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메타버스(Metaverse, 가상공간)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IT매체 더버지와의 인터뷰에서 저커버그는 "메타버스는 모바일 인터넷의 후계자“라면서 ”메타버스는 단순히 콘텐츠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존재하는 구체화된 인터넷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자체를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회사로 만들겠다고도 했다. 그는 “앞으로 5년 정도 후에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SNS 회사가 아닌 메타버스 회사로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 페이스북이 추진하는 다양한 사업이 메타버스 비전을 구축하는 데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28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의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가진 컨퍼런스 콜에서도 회사를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거듭 밝혔다.  

저커버그의 발언을 내버려두고 라도, 페이스북의 그간 행보를 보면 메타버스 플랫폼에 대한 페북의 ‘진심’은 쉬이 파악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9년 VR 제품개발업체 ‘오큘러스’ 인수에 이어 VR 일터 ‘인피니트 오피스’ 및 아바타 소셜미디어 ‘호라이즌’ 개발 등 VR 기술에 집중 투자해왔다. 또 지난 6월에는 로블록스와 비슷한 게임 개발 플랫폼인 ‘크레이타(Crayta)’를 미공개 금액으로 구입했으며, ‘빅박스 VR’ 등 VR에 초점을 맞춘 게임 스튜디오들도 무더기로 인수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제공=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제공=페이스북)

 

(출처=크레이타 홈페이지 캡쳐)
(출처=크레이타 홈페이지 캡쳐)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서로 다른 기기 사이를 오가며 가상 환경에서 소통할 수 있는 디지털 세계인 메타버스에서 일할 제품팀을 만들고 있다"면서 그가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이 될 것을 구체화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26일(현지시간) 메타버스 프로젝트가 페이스북의 리얼리티랩스(Reality Labs) 대표 앤드루 보스워스의 영역에 속한다고 밝혔다. 보스워스는 자신의 페북 계정을 통해 ‘오늘날 포털과 오큘러스는 물리적 거리에 관계없이 다른 사람과 함께 방으로 순간이동하거나 새로운 가상 세계와 경험으로 순간이동할 수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에 대한 우리의 완전한 비전을 달성하려면 이 공간들 사이에 결합 조직도 구축해야 한다“면서 집의 한 방에서 다른 방으로 이동할 때와 마찬가지로 쉽게 공간 사이를 이동할 수 있는 메타버스 제품 구축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페이스북은 현재 취업포털에 AR과 VR 분야 700여 개의 빈자리를 오픈해 놓은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페이스북 내 1만 명의 엔지니어가 AR과 VR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VR/AR 기반 메타버스 시장 전망 (제공=SK증권)
VR/AR 기반 메타버스 시장 전망 (제공=SK증권)

페이스북은 소셜 네트워크 상에서 압도적인 광고·SNS비즈니스를 구축했지만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경쟁업체가 만든 운영체제와 장치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 때문에 페이스북은 결제시스템이나 앱 배포, 콘텐츠 유통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 경쟁업체가 구축한 소프트웨어 제약을 준수하기 위해 제품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만약 애플이 온라인 추적을 단속하기로 결정할 때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러한 연유로 업계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이 메타버스 사업 개척에 공격적일 수밖에 없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소셜 네트워킹을 볼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넷플릭스도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를 넘어 게임 산업, 특히 몰입형 메타버스 플랫폼에 진출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몇 년 전 넷플릭스는 최대 라이벌로 케이블이나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닌, 비디오 게임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진화한 포트나이트라고 밝힌 바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이 게임뿐만 아니라 유저들의 소셜 공간이라는 특성상 잠재적인 스트리밍 시간을 빼앗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외신이 전하는 소식통들에 의하면 2022년에 넷플릭스의 비디오 게임 버전이 출시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IT 전문 뉴스 사이트 더인포메이션에 의하면 넷플릭스가 자사의 초기 비디오 게임 계획을 관리할 임원을 고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인포메이션은 “넷플릭스 게임 계획이 아직 유동적이지만, 이르면 2022년에 그들의 비디오 게임 벤처가 출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복수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출처=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쳐)
(출처=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쳐)

넷플릭스가 비디오게임, 특히 몰입형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이유로는 여러 가지 분분하나 우선 미래 시장성 때문이다. 비디오 게임은 영화와 음악 산업을 합친 것보다 더 큰 수익을 올리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엔터테인먼트 영역이 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NPD 그룹에 따르면 미국 시장의 경우 2021년 1분기 비디오 게임 매출은 149억2000만달러(약 17조 1100억원)로 연간 30% 증가했다. 모든 비디오 게임 부문에서 높은 성장이 보고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2020년 비디오 게임 매출은 총 1679억달러(약 193조원)이며, 2026년에는 총 2871억 달러(약 329조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최근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는 디즈니가 주도하는 스트리밍 비디오 경쟁업체와 최근 발표한 워너미디어·디스커버리의 합병 소식으로 인해 주춤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20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 유료 구독 가구가 모두 증가했다고 밝혔지만 넷플릭스가 제시한 3분기 유료 구독 가구 순증 예상치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넷플릭스 매출액 추이 및 YOY (제공=SK증권)
넷플릭스 매출액 추이 및 YOY (제공=SK증권)

넷플릭스는 20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보고서에 "게임은 영화, TV 시리즈, 리얼리티 프로그래밍과 함께 서비스의 새로운 콘텐츠 범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의 게임은 처음에는 모바일 위주로 진행되며 서비스의 다른 모든 콘텐츠처럼 가입 가격에 포함되며 기존 넷플릭스 IP 위주로 진행된다. 넷플릭스 최고운영책임자(COO)인 그레그 피터스에 따르면 게임 내 광고나 게임 내 구매도 없을 것이라고 한다.

넷플릭스는 현재 게임 사업부를 두고 있으며, 페이스북의 VR/AR 콘텐츠 부문 부사장인 마이크 베르두를 영입해 운영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인터랙티브 쇼뿐만 아니라, ‘위쳐’, ‘캐슬바니아’, ‘어쌔신 크리드’ 등을 포함한 비디오 게임 속성을 기반으로 한 시리즈 로스터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30일 SK증권은 “넷플릭스가 타OTT 서비스와 달리 광고 없이 월별 구독료에만 의존하는 수익구조 등에 최근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게임 등 신규 사업 진출로 플랫폼 성장 정체 해소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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