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인당 5천만달러 벌어들여, “창발, 혁신의 아이콘”
CEO 게이브 뉴웰 ‘독재’, 비합리적 ‘파격 인사’ 등 비판도
“수평적 조직문화, 자유분방한 프로젝트 중심, 아이디어 백출”
‘스팀’, ‘스팀 데크’로 게임업계 신기원, ‘스팀 머신’도 큰 기대

밸브가 개발한 명품급 게임 상품. (출처=밸브)
밸브가 개발한 명품급 게임 상품. (출처=밸브)

[애플경제 이지향 기자] CEO이자 창업자의 ‘독재’적 행태, 자유분방한 창의적 분위기의 혁신 기업 등 극단적인 평가가 엇갈리는 기업-. 다름 아닌 유명한 게임 개발 및 유통기업인 ‘밸브’(Valve) 이야기다. 이 회사가 개발한 ESD ‘스팀’과 ‘스팀 머신’(Steam Machine)은 글로벌 게임 시장 최고의 명품으로 기대 내지 평가되고 있다.

350명 직원이 170억 매출 기대

이 회사에 대한 찬사와 비판은 극과 극으로 엇갈린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창발적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기술혁신으로 세계 게임 유통업계를 주름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보 니 직원 1인당 생산성도 세계 기업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다.

최근 외신과 일부 리서치를 종합하면, 밸브는 직원 1인당 거의 5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보다 더 많은 현금을 벌어들이고 있다. 350명의 직원을 거느린 밸브는 올해 17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밸브의 독특하고도 효율적인 기업 지배 구조 덕분이다. ‘스팀’ 플랫폼을 소유하고 스팀 데크를 개발한 이 회사는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기업 중 하나다. PC 게임에서 루트박스를 대중화한 최초의 회사 중 하나이기도 하다.

또한 모든 구성원이 팀원으로서 일하고, 관리자나 최고 경영진이 없는 독특하고 수평적인 기업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도 이 회사의 특징이다. 즉 회사에 건의할 사안이나, 아이디어가 있으면 굳이 팀장이나 부서장을 거칠 필요없이, 바로 CEO 게이브 뉴웰에게 직접 보고하면 된다.

밸브의 스팀 데크. (출처=밸브)
밸브의 스팀 데크. (출처=밸브)

리서치 회사 ‘Alinea Analytics’에 따르면 이 회사는 스팀 플랫폼 하나만으로 이미 162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업계에선 2025년에는 회사 전체 매출이 170억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추정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밸브의 직원 수는 평균 약 350명에 불과했다. 이는 밸브가 직원 1인당 거의 5천만 달러를 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AAA급 게임회사 치고 너무나 적은 편이다. 이는 역시 유명한 게임 개발사 CDPR(약 1천명)이나, 세계 최대 게임 개발사 유비소프트(약 15,000명)과는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다.

비상장기업, 운영 데이터 비공개

더욱이 밸브는 비상장 기업이며 운영 관련 데이터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 이런 내부 정보와 수치는 리서치 회사와 유출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추정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수치는 지난 수 십 년에 비춰보면 거의 정확한 것으로 판단된다.

2021년 밸브와 법적 다툼을 벌인 독립 게임 스튜디오 월파이어(Wolfire)는 당시 ‘더 버지’에 “밸브의 직원 수는 약 360명”이라고 밝혔다. 같은 해 마이크로소프트는 “밸브의 예상 매출이 65억 달러”라고 밝혔는데, 그렇게 치면 이는 1인당 약 1,8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는 얘기가 된다.

이런 수치(직원 1인당 벌어들인 금액 5천만달러)는 다른 주요 기업 직원들의 연봉의 몇 배에 해당한다. 이는 다른 어떤 기업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비주얼 캐피탈리스트’에 따르면 맥케슨(McKesson)이라는 의료 회사가 직원 1인당 매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 회사의 직원 1인당 벌어들인 돈은 겨우 820만 달러에 그쳤다.

기술 기업의 직원은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더 적다. 그렇다보니 애플은 직원 1인당 240만 달러를, 메타는 직원 1인당 190만 달러에 그쳤다.

밸브가 시판하는 제품들. (출처=밸브)
밸브가 시판하는 제품들. (출처=밸브)

밸브 역시 이 사실을 자랑하고 있다. 2012년 처음 발간된 밸브의 신입사원 안내서에는 “밸브의 직원 1인당 수익성은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보다 높으며, 따라서 각 직원에게 최대한의 수익을 돌려주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굳게 믿습니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밸브는 실제로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더 버지’에 따르면 밸브는 직원 급여에 거의 4억 5천만 달러를 지출했다. 이는 직원 1인당 평균 130만 달러 이상에 달하는 금액이다.

게임시장의 상직적 게임 줄줄이 선봬

어떤 회사도 완벽할 수는 없지만, 게임 커뮤니티와 업계 전체에 큰 기여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운터 스트라이크’, ‘도타 2’, ‘레프트 4 데드’와 같은 상징적인 게임이 이 회사 작품이다.

이 외에도, 밸브는 ‘스팀’을 통한 게임 구매 방식에 혁명을 일으켰다. 이는 많은 소규모 개발사들에게 새로운 게임 세계를 열어주었다. 2022년엔 스팀 덱(Steam Deck)을 출시하며 휴대용 게임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2026년 출시 예정인 스팀 머신(Steam Machine)은 벌써부터 지구촌 게이머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밸브의 이런 성과는 주주나 사모펀드에 의존하지 않는, 완전한 민간 기업이기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따라서 CEO 게이브 뉴웰 본인을 비롯한 소유주와 다른 파트너들은 게이머와 퍼블리셔를 압박하며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연연할 필요가 없다. 대신에 회사의 장기적인 경영 합리화에만 집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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