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포드,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심화로 2조원 감익 예상 
현대·기아차, 수개월 안전재고 확보로 반사이익 기대

차량용 반도체 품귀가 지속되는 가운데 GM이 전 세계 4개 공장 가동중단 및 감산을 결정했다. 

지난 4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GM은 오는 8일부터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북미지역 3곳을 3월 중순까지 감산 조치를 연장하고 한국 부평 2공장은 이번 주부터 50% 감산을 결정해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의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자동차 업체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21년 연간 기준으로 GM은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부족 여파로 15~20억 달러(약 1조7000억~2조2000억원) 이익 감소가 예상되고, 포드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심화로 10~25억 달러 (약 1조1000억~2조8000억원) 감익이 추정된다.  

(제공=IHS마킷)
(제공=IHS마킷)

시장 조사기관인 옴디아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공급차질로 올 1분기에 67만대 자동차 생산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주요 원인인 제한적인 MCU(Micro Controller Unit) 생산능력과 6~9개월 공급기간(발주에서 납품까지) 등을 고려하면 적어도 올 3분기까지 글로벌 공급 차질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북미 GM, 포드뿐만 아니라 폭스바겐도 올 1분기 중국을 포함해 총 10만대 감산이 예상되고 아우디, FCA, 토요타, 르노, 닛산, 혼다 등 유럽 및 일본 완성차 업체들도 일부 모델 생산에 대해 감산을 시작했다.  

이에 대해 KB증권은 15일 올 하반기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은 상반기 -2%에서 하반기 -10%로 5배 심화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이는 ▲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8인치 파운드리 라인(fab)의 경우 차량용 반도체 대비 상대적으로 생산이 용이하고 수익성이 양호한 스마트 폰, B2C 컨슈머 제품 (노트북, 모니터, TV 등) 수요 증가로 이미 가동률 100%를 기록하고 있고, ▲ 신규 증설에 최소 6~9개월 소요되는 파운드리 생산라인은 대부분 12인치 fab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GV80 (제공=현대자동차그룹)
GV80 (제공=현대자동차그룹)

그러면서 “현대차, 기아차는 글로벌 업체와 달리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에 따른 생산차질 가능성이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는 현대차 그룹이 ▲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에 대비한 선제 대응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물량을 확보했고, ▲ 일본 수출규제 이후 차량용 반도체 구매를 늘려 수개월 이상의 안전재고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현대차, 기아차 등 한국 완성차 업체들은 향후 점유율 확대 기회로 작용할 수 있어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최근 차량용 반도체 가격인상(15~20%)과 미국, 유럽의 적극적 반도체 지원책에도 삼성전자가 해외 투자에 신중한 이유는 ▲ 내연기관보다 전기차, 수소차, UAM 등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차량용 반도체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 한국 (평택)과 중복투자에 따른 공급과잉 가능성이 상존하며 ▲ 신규라인 물량에 대한 장기 공급계약 (LTA) 체결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따라서 향후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에 대해 내연기관 (200~300개) 대비 9~10배 탑재량이 증가하는 전기 자율주행차 중심의 고부가 영역으로 전장부품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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