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인사이츠, “AI, 자율주행, 클라우드 등 신흥 고성장 시장 입지 강화위해”

전 세계 반도체 업계가 지난해 인수·합병(M&A)에 쓴 돈이 1180억달러(약 129조2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형 반도체회사들의 M&A 계약이 전체 연간총액의 80%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12일(현지시각) 보고서를 통해 “2020년 5개의 대규모 인수 발표와 12건 이상의 소규모 거래로 인해 M&A 계약의 총 가치는 1180억달러(약 129조 26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2015년에 도달한 이전 최고 기록인 1077억 달러를 뛰어넘는다”고 밝혔다. 작년 7월, 9월, 10월에 발표된 5개의 M&A 계약은 총 940억달러(약 102조 9700억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이는 전체 연간 총액의 약 80%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공=IC인사이츠)
(제공=IC인사이츠)

지난해 7월 아날로그디바이스(ADI)가 210억달러에 맥심 인터그레이티드(Maxim Integrated Products)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하반기 대규모 인수 계약이 시작됐다. ADI의 인수합병은 올해 여름께 완료될 예정이며, 차량용 반도체(특히 자율주행 차량) 및 전력 반도체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상승효과를 얻게 될 전망이다.

지난 9월 미국 엔비디아는 반도체 설계에 특화된 영국 ARM을 400억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다. IC인사이츠는 “엔비디아가 ARM의 반도체 설계자산(IP)을 소유하게 되면서 ARM의 IP를 라이센싱하는 퀄컴, 애플, 삼성, 미디어텍 등 주요 SoC 프로세서 개발회사들 사이에서 우려를 제기했다”면서 “이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엔비디아는 즉시 다른 반도체 공급업체 및 시스템 제조업체에 IP를 라이선스하는 측면에서 ARM의 독립성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는 2022년 3월까지 완료될 예정이지만, 미국과 EU, 한국, 일본, 중국의 규제 기관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엔비디아가 사상 최대 규모의 반도체 인수를 발표한 지 4주 후인 같은 해 10월, 인텔이 중국 내 낸드 플래시 메모리 사업과 300mm 웨이퍼 팹을 SK하이닉스에 90억달러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또 같은 달 AMD가 통신 인프라 사업 진출을 위해 자일링스(Xilinx)를 350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AMD와 자일링스의 거래는 올해 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같은 달 말에는 미국의 반도체 기업인 마벨테크놀로지가 클라우드와 5G 인프라 성장을 위해 경쟁사 인파이를 100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IC인사이츠는 “최근 몇 년 동안 반도체 M&A는 임베디드 머신러닝과 AI 기능, 자율주행차, 전기차,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 센터 확장 및 확산과 같은 신흥 고성장 시장 기회에서 입지를 강화하고자 하는 대형 반도체 기업들에 의해 주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0년 반도체 인수합병에 있어 사물 인터넷(IoT)에 연결된 센서와 시스템 산업 통합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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