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위안화의 힘이 커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달러화의 패권이 쉽게 바뀔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전쟁도 그 이유가운데 하나다.   

달러화 하락

원화를 포함한 신흥국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경제회복 기대가 커지며 위안화 강세압력이 커진 데 따른 동조 효과라고 한다. 지난 8월 한 달 동안 1180원대를 횡보하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161170원대로 내려앉은 지 이틀 만에 1160원대로 떨어졌다. 1150원 이하 수준까지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급격한 원화강세는 위안화와의 동조화 등의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이후 원화와 위안화간 상관관계는 달러와의 상관관계보다 높다. 최근 위안화는 경제지표 서프라이즈, 경기회복 기대가 크게 유입되면서 강세압력이 확대돼왔다.

위안화의 힘

중국 위안화는 무역뿐만 아니라 세계 외환 보유고에서도 그 비중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증가로 인해 위안화의 세계 사용량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 DBS에 따르면, 위안화는 현재 국제 결제에서 6번째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통화이며, 현재 중국 무역의 약 20%가 위안화로 결제되고 있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 10개국들에서도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최대 무역파트너가 되면서, 무역 결제에서 위안화의 사용을 늘릴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위안화의 비중도 20161%에서 현재 2%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기술전쟁의 격화,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에 의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가 모두 그 원인이다. 프로젝트는 중국에서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유럽까지 이어지는 철도, 도로, 해상 노선의 복잡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무역을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중국 정부의 의도

위안화 국제화는 중국 정부의 의도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금융 분야를 개방하고 자국 주식 및 채권 시장을 국제 지수에 편입시키려는 중국의 노력도 위안화의 위상을 점진적으로 높이려는 전략이다. 중국 본토 지수로 거래되는 중국 A주는 MSCI 글로벌 및 지역 지수에 포함되었고, 채권 시장도 전체가 위안화로 거래되는 블룸버그 바클레이즈(Bloomberg Barclays) 지수에 포함되었다. 또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자산의 거래가 증가함에 따라 위안화로 거래하는 외국인이 늘어나는 것도 위안화의 국제화를 촉진할 것이다. 새로운 디지털 화폐도 추진하고 있는데, 이 또한 국제 결제 통화로서의 위안화의 위상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볼수 있다. 중국은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러시아와도 협력하고 있다. 러시아 은행이 최근 발간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외환보유액에서 위안화의 비중을 20182% 대에서 2019년에 14% 이상으로 늘렸다. 같은 기간 미 달러화 비중은30% 안팎에서 9.7%로 줄었다. 중러 동맹으로 양국간 무역 결제에서 달러화 결제 비중은 20201분기에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달러 약세론

달러 약세론은 미국 연준의 2% 이상 인플레이션 용인 정책으로 더 굳건해지고 있다. 금리가 낮으면 투자자들이 금리가 높은 해외로 빠져나가고 미국에 들어오는 돈이 적어지는 만큼 달러 약세 요인이 된다. 물론 근본적으로 통화의 가치는 경기를 반영한다. 이 같은 상황은 1차적으로 미국보다 다른 나라의 경기가 더 빨리 좋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유럽과 중국 같은 주요국이 코로나19에서 미국보다 빠르게 헤쳐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기록하고 있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도 한몫하고 있다. 올해만 28,100억 달러에 달한다. 게다가 1조 달러 이상의 추가부양도 논의되고 있다. 재정적자 확대와 그에 따른 국가부채 증가는 달러화의 추가 약세요인이다.

아직은 아니다.

달러화의 추세적인 하락은 이제 시작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달러인덱스도 하락세다. 지난 3월과 비교하면 약 10%가량 낮아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안전자산에 자금이 쏠렸던 지난 3월 급등한 이후 달러화는 지속적으로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상황이 변하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위안화가 향후 몇 년 내에 세계 금융시장에서의 지배적 통화가 될 가능성은 없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교역량은 세계 무역의 약 12%를 차지하고 있지만 세계 무역 계약의 약 50%가 여전히 미 달러화로 결제되고 있다.

통화의 힘을 결정하는 핵심은 경제적 중요성만이 아니라 기술 패권도 있다. 디지털 패권이 야말로 게임의 룰을 바꿀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전쟁도 이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의 기술 대기업 화웨이 제재에서부터 동영상 공유 앱 틱톡(Tiktok), 메시지 앱 위챗(WeChat)에 대한 행정명령에 이르기까지, 최근 중국 기술기업들을 제재하고 있다. 미국의 이 같은 제재는 기술전쟁을 통해 인터넷 세상을 중국 중심의 세상과 미국 중심의 세상으로 분열시킬 수 있다. 미국은 기술전쟁을 통해 달러화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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