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신제품 픽셀6·픽셀6 프로에 퀄컴 아닌 구글 텐서 칩 탑재
외신, “구글의 중저가 폰은 퀄컴 프로세서 계속 탑재할 전망”

[애플경제 윤수은 기자] 구글의 차세대 스마트폰 픽셀6 시리즈는 더 이상 퀄컴 프로세서로 구동되지 않는다. 이번 결정은 거대 ‘팹리스’ 반도체 기업의 순이익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반도체 산업에 또 다른 큰 변화가 올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2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은 구글이 자체 스마트폰 프로세서인 구글 텐서(Tensor) 시스템 온 칩(SoC)을 올해 가을에 출시할 신규 스마트폰 '픽셀6'와 '픽셀6 프로'에 적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구글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는 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4년 만에 선보이는 새로운 맞춤형 구글 텐서 칩을 공유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 텐서는 20년 동안의 컴퓨팅 경험을 토대로 구축되었으며 현재까지 픽셀에서 가장 혁신적인 제품이다. 가을에 픽셀6와 픽셀6 프로에 탑재된다”고 전했다. 

텐서 SoC (출처=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트위터 캡쳐)
텐서 SoC (출처=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트위터 캡쳐)

이전에 ‘화이트채플(Whitechapel)’이라는 코드명으로 불리던 텐서는 구글의 머신러닝용 칩인 텐서프로세싱유닛(TPU)에서 따온 말이다.

차기 플래그십폰 용으로 설계된 맞춤형 프로세서의 발표로 구글은 자체 프로세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보유한 애플과 삼성의 리그에 진출하게 됐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플레이어로서의 전체적인 방향은 물론 전략 측면에서도 구글로서는 큰 변화다.

현재 구글이 텐서 SoC를 중심으로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지만 맞춤형 칩은 AI와 머신러닝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AI 주도 운영을 위한 모바일 TPU와 신형 타이탄 M2 보안 칩을 결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누가 구글의 사용자 지정 칩을 디자인하도록 도왔는지, 대만 TSMC가 프로세서 제조에 관여한 지에 대한 여부에 대해서는 오리무중이다. 

구글 하드웨어의 최고 책임자인 릭 오스터로는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텐서는 오늘날 사람들이 휴대폰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또 미래에 어떻게 사용할지를 위해 만들어졌다. 점점 더 많은 기능들이 AI와 머신러닝에 의해 구동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컴퓨팅 리소스를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이 머신러닝을 사용해 픽셀 사용자의 구체적인 경험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오스터로의 발언으로 볼 때 기존에 픽셀폰에 탑재된 퀄컴의 스냅드래곤 프로세서가 구글이 픽셀6에 선보이고자 하는 기능에는 적합치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 새로운 텐서 프로세서는 곧 출시될 플래그십폰의 사진 및 음성 인식 기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퀄컴에게 있어 고객으로서 구글을 잃는 것은 큰 손실은 아니라는 분위기다. 스마트폰 마켓 모니터 서비스에 따르면 구글 픽셀 스마트폰은 2021년 1분기 말 전 세계 볼륨별 시장점유율이 0.3% 미만으로, 아주 미미한 위치다. 그러나 구글의 독자적인 맞춤형 SoC 개발 결정은 삼성을 포함한 사실상 모든 스마트폰 브랜드용 모바일 칩의 선두 제조사인 퀄컴에 상징적으로 타격을 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구글 픽셀폰 (출처=구글 공식 블로그 캡쳐)
구글 픽셀폰 (출처=구글 공식 블로그 캡쳐)

구글은 텐서 SoC(삼성 파트너십) 개발로 구글 안드로이드, 구글 모바일 서비스(GMS), 플레이스토어, 디자인, IP, 제품관리 전문지식으로 수직 사내 스마트폰 솔루션을 구축했다. 스마트폰의 두뇌인 프로세서는 전화기의 성능과 배터리 수명에 매우 중요하다. 실리콘에 대한 통제는 구글이 애플이 채택한 것과 비슷한 전략인 스마트폰 설계 방식을 전담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구글의 수직적 전문성의 격차 중 하나는 최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경험을 제공하는 성숙한 5G 모뎀-RF 하위 시스템 전문성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리서치포인트 닐샤 리서치 부사장은 “구글의 텐서 파트너인 삼성은 퀄컴에 세대가 뒤지고 삼성의 모바일 사업부는 핵심 프리미엄 시장, 즉 구글의 핵심 타겟 시장의 주력기기에 퀄컴 5G 솔루션을 사용한다. 고급 5G 모뎀을 통합하고 RF 시스템 수준의 환경을 최적화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어서 애플은 사내에서 5G 모뎀-RF를 개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퀄컴도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퀄컴은 2~3년 후 주류화 될 프리미엄 5G 스마트폰 경험을 위한 5G 밀리미터파 솔루션에서 거의 4세대 앞서 있다. 모든 구글 픽셀 플래그십에는 고급 밀리미터파 5G SKU가 필요하다”면서 “이번 텐서가 프리미엄 솔루션이기 때문에 중저가대 픽셀 기기로 축소하는 데 최소 2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구글이 시장과 채널 전반에 걸쳐 픽셀 기기를 판매하기 위한 시장 진출 및 시장 추진 측면에서 (의도적으로) 과소 투자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닐 샤 부사장은 “애플과 같은 길을 걷기 위해서는 근래 많은 투자와 교량 없이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으며,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위한 생태계 주도 접근 방식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테크레이더, 더버지 등 해외 IT매체들은 향후 구글의 중저가대 A 시리즈 픽셀폰은 퀄컴의 스냅드래곤 칩셋에 의해 구동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퀄컴이 앞으로도 자사의 스냅드래곤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글의 현재와 미래 상품에서 긴밀히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의미심장하다. 

이에 텐서 SoC 출시가 곧 구글이 퀄컴과 손을 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구글은 향후 중저가대 픽셀폰에서 스냅드래곤 칩을 넘어 맞춤형 프로세서를 사용할 계획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또, 새로운 텐서 SoC가 애플의 A 시리즈 칩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강력한지도 명확하지 않다. 

텐서가 구글의 첫 SoC라는 점을 감안할 때, 픽셀 6에 대해 무엇을 할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구글이 블로그 포스트에서 5G에 대해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체 5G 모뎀을 보유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칩 제조사가 제공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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