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영업익 9.3조원... 스마트폰 판매 호황으로 반도체 부족 타격 극복
1분기 키플레이어 ‘모바일·가전’, 2분기는 반도체

올해 1분기 호실적의 일등공신은 모바일과 가전 사업이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까지 맞물린 가운데, 올 2분기에도 삼성과 LG전자는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021년 1분기 잠정 실적에 따르면 연결기준으로 매출 65조원, 영업이익 9조30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2018년 이후 가장 큰 1분기 증가율을 기록한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48%, 영업이익은 44.19% 증가했다.

지난 2월 미국 텍사스에 폭설로 정전사태가 확산되면서 삼성 오스틴 반도체 공장은 한 달 넘게 오프라인이 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생산 중단으로 인한 손실을 3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삼성은 지난 3월 말 오스틴 공장 가동이 거의 정상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오스틴 생산라인의 가동 중단이 없었다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 실적과 맞먹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갤럭시 S21 (제공=삼성전자)
갤럭시 S21 (제공=삼성전자)

무엇보다 삼성 순이익의 원동력은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의 판매가 되살아난 것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무선사업부(IM)가 예년보다 한 달 정도 빠른 1월에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21 출시한 것과 태블릿 출하량 호조 효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TV와 가전 부문 영업이익도 1조원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데다 펜트업(억눌림) 수요가 폭발하면서 프리미엄 TV 등 고수익 가전제품 판매도 급증했다.

반도체의 1분기 영업이익은  3조5천억 정도로 예상돼 지난해 1분기 4조원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전망된다. 허나 이번 실적 호조는 영업이익이 2018년 반도체 사이클 정점의 절반 수준임에도 코로나19의 경제적 여파에서 완전히 회복된 점을 부각시켰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스마트폰 사업 영업이익이 시장경쟁력이 약해진 화웨이의 도움을 받았다는 평가다. 삼성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의 약 23%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는 경쟁사인 애플이 아이폰 신제품 출시로 상승세를 탔던 전 분기의 16%와 비교된다”면서 “향후 스마트폰 사업을 접는 LG전자의 공백을 삼성이 메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 사업 부문별 분기 실적 추정 (영업이익) (제공=KB증권)

5일 국내 경쟁사인 LG전자는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스마트폰 사업의 철수를 확정 발표했다. 공식 영업정지 일자는 7월31일이다. LG전자는 북미와 중남미가 매출액의 80% 이상을 차지했으며, 중점 지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그러나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LG가 9%의 점유율로 세 번째로 큰 브랜드인 미국과 같은 시장에서 삼성은 LG의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저렴한 A 시리즈를 두 배로 늘릴 것”이라면서 “모토로라, HMD, 알카텔, ZTE, 빈스마트(VinSmart)가 나머지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며, 중남미에서는 모토로라와 샤오미가 LG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 시장에서는 삼성과 샤오미 등 일부 중국 브랜드의 진출이 시장점유율을 높일 것이라며, 특히 샤오미가 2021년 국내시장에 재진입하고, 미11프로·미11 울트라 플래그십 신모델과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어서 기대가 된다는 평가다.

브랜드 별 북미 스마트 폰 출하량, 2020년 4분기 (제공=카운터포인트리서치)
브랜드 별 북미 스마트 폰 출하량, 2020년 4분기 (제공=카운터포인트리서치)

시장에서는 2분기부터 삼성전자의 모바일 부문 성장보단 반도체가 본격적인 실적 상승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2분기부터 D램 고정가격이 서버와 PC 수요 강세로 10%의 큰 폭의 상승이 예상되고, 2분기 낸드 고정가격도 통신사 수요증가(SLC)와 2D 낸드 생산축소(MLC) 영향으로 2% 상승이 전망되어 낸드 고정가격은 지난해 2분기 이후 1년 만에 상승반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2분기부터 평택 2공장 (P2), 시안 2기 라인의 초기 가동 비용 축소와 더불어 정전으로 가동 중단됐던 미국 오스틴 생산라인의 가동 재개가 예상되므로 2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은 5조8000억원으로 추정되어 1분기에 실적 바닥을 확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50조원에 육박해 지난해 36조원을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LG전자 생활가전 부문은 사상 처음으로 매출 6조원, 영업이익 8000억원을  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전장부품, VS사업본부 매출은 지난해보다 37%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모바일 사업부문은 1분기에도 2000억 적자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오는 7월 마그나와 합작법인을 출범하고, 전장사업 중심의 새판짜기에 나서고 있다. 서동명 LG전자 MC경영관리담당은 지난 1월 컨퍼런스콜에서 “핵심 모바일 기술은 자동차 전장사업의 중요한 자산이며 IoT, V2X(차량사물통신) 등 글로벌 기술 트렌드에 적기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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