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우버’ 그랩, 차량 호출 외 금융, 쇼핑 등 공격적인 사업 확장
기업가치, 약 160억달러 추정

동남아시아 시장의 '우버'로 통용되는 그랩이 미국 증시 IPO(기업공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17일(현지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그랩이 투자자들의 기업공개 요구에 힘입어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며, 기업공개 규모가 최소 20억달러, 우리 돈 2조 2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발행 규모와 시기를 포함한 계획들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으며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동남아 최대 차량호출 서비스 기업인 그랩은 기업공개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거절했다. 지난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시작한 그랩은 현재 160억달러(약 17조 6500억원) 이상의 시장 가치를 지닌 스타트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랩은 약 6억5000만 인구의 동남아시아에서 음식 배달, 지불, 보험과 같은 생활 전반에 관련된 서비스를 위한 원스톱 플랫폼이 됐다. 최근에 싱가포르에서 디지털 은행 면허를 취득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랩의 총 그룹 순이익은 2020년에 전년 대비 약 70% 증가했으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으로 회복되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번 달에 그랩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보유액이 약 32억달러(약 3조 53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그랩이) 마이너스 영업 현금 흐름, 운송 및 식품 운송 사업에서의 자본 지출, 그리고 적어도 향후 2, 3년간 예정된 채무 만기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랩 관련 주요 지표. (제공=SK증권)
그랩 관련 주요 지표. (제공=SK증권)

그랩의 IPO 계획은 인도네시아의 라이벌 업체인 고젝과의 합병 논의가 끝난 후에 나올 것이라고 외신은 전망했다. 인도네시아 최대 스타트업 고젝은 그랩과 인수·합병(M&A) 논의를 이어왔으나 협상에 난항을 겪자 인도네시아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토코피디아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고젝과 토코피디아가 자카르타와 미국에서의 이중 상장을 앞두고 180억달러 규모의 합병에 대한 사전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이달 보도한 바 있다.

그랩은 현재 동남아시아 8개국의 397개 도시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약 2억1400만 건의 앱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그랩의 음식 배달 사업은 지난해 차량호출 서비스를 제치고 그랩의 최대 수익 부문이 되었다.

SK증권은 “동남아시장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슈퍼앱의 상장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최근 우버 기업가치 상향에 그랩도 유사하게 프리미엄이 반영될지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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