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비언트 AI로 스마트홈 시장 공략
갤럭시 AI, 중가 모델까지 확장하며 AI폰 대중화
AI 반도체 경쟁력으로 산업 전반 영향력 확대

삼성전자 DA사업부장 김철기 부사장이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5’를 하루 앞둔 4일 개최된 삼성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AI 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DA사업부장 김철기 부사장이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5’를 하루 앞둔 4일 개최된 삼성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AI 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을 가전과 스마트폰, 반도체까지 확대하며 글로벌 IT 경쟁의 흐름을 새롭게 그리고 있다. 생활 속 기기가 스스로 상황을 파악해 움직이는 ‘앰비언트 AI’를 내세워 스마트홈 시장을 공략하고, 갤럭시 AI 기능을 중가 모델까지 확산하며 AI폰 대중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 경쟁력이 더해지면서 산업 전반으로 영향력이 번지고 있다.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앰비언트 AI’

삼성은 올해 IFA 무대에서 일상을 바꿀 수 있는 AI 전략을 공개했다. 핵심은 사용자의 지시 없이도 스스로 상황을 인식하고 작동하는 ‘앰비언트 AI’다. 기존 AI가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환경을 이해하고 맞춤형으로 움직이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대표 사례가 ‘비스포크 AI 컴패니언’이다. 냉장고는 내부 식재료를 분석해 요리를 추천하고, 세탁기는 옷감 상태에 맞춰 코스를 조정한다. TV는 카메라와 AI 기능을 활용해 시청자의 얼굴을 인식하고 화면 밝기와 사운드를 바꾼다. 단순 대화형 기능을 넘어 집 안 전체를 관리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그림이다.

삼성은 이를 단순한 가전 업그레이드로 보지 않는다. 가전, 모바일, TV,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연결해 생활 공간 전체를 하나의 생태계로 묶는 전략을 그리고 있다. 스마트싱스는 보안, 조명, 에너지 관리까지 통합해 집을 ‘AI 홈’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내세운 앰비언트 AI가 구글, 아마존, 애플과의 경쟁에서 어떤 차별성을 확보할지 주목하고 있다. 음성 비서 중심으로 발전해 온 경쟁사와 달리, 삼성은 기기 제조와 AI 소프트웨어를 모두 보유하고 있어 생활 전반으로 파고들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갤럭시 AI, 대중 모델까지 확대

스마트폰에서도 AI 전략이 뚜렷하다. 플래그십 모델에 국한됐던 갤럭시 AI 기능을 중가형 ‘갤럭시 S25 FE’까지 적용하며 범위를 넓혔다. 고급 기능을 대중 모델까지 확산한 것이다.

대표 기능은 ‘서클 투 서치’, 실시간 번역, 대화 요약 등이다. 화면에서 원하는 부분을 원으로 표시하면 바로 검색이 되고, 영상 속 외국어 자막은 즉시 번역된다. 긴 대화 내용을 요약해 주는 기능은 학습이나 업무, 여행 등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다.

삼성은 단순 성능 경쟁만으로는 소비자를 설득하기 어렵다고 보고, 체감할 수 있는 AI 편의성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특히 중가 모델까지 AI 기능을 확산한 것은 글로벌 점유율 확대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이런 행보가 애플과의 경쟁 구도를 새롭게 짤 수 있다고 본다. 애플이 내년부터 AI 기능 강화를 예고한 가운데, 삼성이 먼저 대중 모델에 AI를 적용하며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AI 반도체, 산업 전반으로 확산

삼성의 AI 전략은 생활 제품을 넘어 산업 인프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에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은 AI 연산에 특화된 차세대 칩 ‘AI6’를 파운드리에서 양산 중이며, 이 칩은 테슬라의 AI 학습 시스템에도 적용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X(구 트위터)를 통해 “역대 최고 성능의 칩”이라며 삼성의 기술력을 높게 평가했다. 단순한 고객사 협력을 넘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의 입지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삼성은 생활 제품에서는 AI 경험을 넓히고, 반도체에서는 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의 AI 반도체가 앞으로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다양한 분야로 퍼져 나갈 것으로 전망한다.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