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매체들, 갤럭시 Z 폴드 7 vs. 픽셀 10 프로 폴드, ‘우열’ 분석
카메라, AI기능, 디자인, 디스플레이, 메모리 등 성능 언급
갤럭시와 ‘동급’ 인식 의도? “앞뒤 모순된 서술과 결론 많아”
“~라면~할 수도” 표현 수두룩…그럼에도 “갤럭시 우위” 인정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픽셀10 폴더블폰에 대한 미국 현지 매체들의 지나치다싶을 정도의 홍보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그런 가운데, (세계 최강으로 인식될만한) 굳이 삼성 갤럭시 Z 폴드 7과 스펙과 디자인, 성능을 비교하며, ‘픽셀 10’을 띄우는 방식도 동원하고 있다. 두 제품이 ‘폴더블폰’이란 이유로 막상막하의 경쟁 관계인양 서술하고 있다. 그런 리뷰 중엔 “거의 비슷하다”거나 “(갤럭시보다) 뒤지지 않는다”는 식으로 실상 성능이 못미침에도 불구, 이를 무마하는 듯한 ‘억지스런’ 평판도 곁들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삼성과 어깨를 견줄 수도~” 뉘앙스 풍겨
매셔블, 테크레이다, 폰아레나 등의 ‘픽셀10’ 리뷰 중엔 이처럼 ‘성능 비교’를 통해 흡사 ‘삼성’과 어깨를 견줄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내용도 적잖다. 그러나 그 행간에는 역설적으로 아직은 ‘갤럭시 폴드’를 따라잡기 힘든 현실을 시사하는 셈이다. “구글은 삼성의 가장 얇은 폴더블폰과 경쟁할 수 있을까”란 매셔블의 기사 제목이 이를 잘 보여준다.
매셔블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삼성과 구글이 폴더블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만큼 폴더블폰이 큰 사업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꿈만 같았다”며 “ 하지만 지금 ‘우리’는 그렇게 되었다.”고 리뷰 서두에서부터 ‘희망’을 얘기했다.
폰아레나 역시 “두 제품 모두 안드로이드를 사용하지만, 픽셀 10 프로 폴드와 갤럭시 Z 폴드 7은 그 점에서 상당히 다르다.”며 “특히 올해 주목해야 할 부분은 물리적인 폼팩터”라고 리뷰를 이어갔다.
가성비, 디자인 등 ‘삼성 우위’ 인정
이들 매체는 우선 두 제품의 가격을 비교했다. Z 폴드 7과 픽셀 10 프로 폴드는 가격 면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구글 폴더블폰은 1,799달러(한화 약 250만원), 삼성은 1,999달러(275만원)부터 시작한다. 픽셀을 선택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고가의 하드웨어를 구매할 때 비용 절감은 고려 대상이 아닐 수도 있다.”며 사실상 삼성의 우수한 ‘가성비’를 인정했다.
디자인 측면에선 파격적일 만큼 얇아진 삼성 폴더블폰이 서술의 중심이 되었다. 지난 몇 년 동안 경쟁사인 구글과 삼성 폴더블폰은 물리적 크기 면에서 다소 차이를 보였지만, “2025년에는 그 차이가 극명해진다.”고 했다.
테크레이다는 “삼성은 Z Fold 7을 역대 가장 얇은 폴더블폰으로 만드는 데 전력을 다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따르면 접었을 때 두께는 8.9mm, 펼쳤을 때 두께는 4.2mm에 불과하며 무게는 215g에 불과다. 이에 비해 “아쉽게도” 픽셀 10 Pro Fold는 겉보기에는 엄청나게 두꺼워 보이지는 않지만, 눈에 띄게 크고 무겁다고 했다. 이는 접었을 때 두께 10.8mm, 펼쳤을 때 두께 5.2mm이며 무게는 258g이다.
이에 디자인 측면에서도 대부분 삼성의 우위를 인정했다. “픽셀 10 Pro Fold의 크기가 경쟁 제품보다 크다고 해서 ‘반드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어떤 스마트폰이 장시간 사용하기에 더 편안할지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배터리·디스플레이·메모리, ‘삼성보다 나을 수도~?’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메모리(RAM) 등에선 ‘조심스레’ 픽셀의 우위를 ‘희망’했다. 그러나 폰 아레나의 마리얀 슬라포프 리뷰어는 “(디스플레이의) 사소한 차이점을 지적하는 것은 다소 무리”라거나, “(RAM의 경우) 두 기기 모두 일상적인 성능이 충분히 좋아서 이러한 차이점이 전혀 중요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식으로 애매한 단서를 달았다.
디스플레이에 관해선 “두 제퓸 모두 디스플레이가 매우 유사하다”며 사실상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자신하지 못했다. 픽셀 10 Pro Fold는 최대 밝기가 3,000니트인 반면, Z Fold 7은 최대 밝기가 2,600니트다. “밝은 대낮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낮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Google의 수치가 더 높다는 것은 흥미롭다”는 관전평도 눈길을 끈다.
RAM의 경우 “삼성의 가장 저렴한 Z Fold 7 모델은 12GB에 불과한 반면, 모든 픽셀 10 Pro Fold는 16GB”라고 비교했다. 다만 “삼성 폴더블 스마트폰이 ‘칩셋’ 덕분에 (RAM과는 무관하게) 벤치마킹 테스트에서 더 나은 성능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면서 “모두 일상적인 성능이 좋기 때문에 이 정도 차이는 전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단지 “언급할 가치는 있다”고 했다.
배터리 크기도 마찬가지 시각이다. 삼성은 초슬림 디자인을 채택하면서 “한 가지 큰 타협점은 Z Fold 7의 배터리가 픽셀 10 Pro Fold보다 상당히 작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매셔블에 의하면 실제 테스트는 해봐야 하지만, “Z Fold 7은 리뷰 당시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24시간 동안 버티지 못했다”고 상기했다. 그러면서 “(만약) 픽셀 10 Pro Fold가 이보다 더 나은 성능을 보인다면”, 구글 폴더블폰을 선택하는 것을 “진지하게 주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픽셀 10의 성능 테스트를 해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단지 배터리가 조금 크다는 이유로 “삼성보다 나은 성능”을 예단하는 것은 모순이란 지적을 받을 대목이다.
AI 기능, 막연한 추정에 불과한 서술로 ‘동급’ 강조
AI 기능에선 픽셀 10의 ‘실시간 번역’ 기능을 유독 강조하면서도 “두 기기 간에는 많은 부분에서 동등한 AI 기능을 보인다”고 했다. 다만 “두 기기 모두 큰 차이점이 있지만, 여전히 큰 차이점이 있다”면서 AI 번역 기능이나 사진 편집 기능 등을 강조했다.
픽셀10은 통화 중에 실시간 언어 번역을 제공하고, 사용자에게 중요한 일정 알림, 날씨 예보 등 개인화된 일일 정보를 제공한다. 물론 삼성 역시 이런 기능을 제공한다. 두 기기 모두 ‘화면 분할’ 보기에서 AI 창작물을 한 앱에서 다른 앱으로 ‘드래그 앤 드롭’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그래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고 했다.
두 기기 모두 기본적인 AI 사진 편집 기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구글의 스마트폰이 올해는 삼성보다 더 발전했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픽셀 10 기기에서는 텍스트 메시지를 사용하여 사진을 편집할 수 있다. 이는 “직접 편집하는 것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새로운 ‘카메라 코치’ 기능은 “사진 구도를 잡는 방법에 대한 도움말도 제공하지만,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했다.
해당 리뷰엔 주로 “~할 수 있다”는 식의 막연한 추정에 불과한 서술이 많다. 블루스카이 등을 통해서도 이같은 리뷰를 쏟아낸 매셔블의 기술전문 기자인 알렉스 페리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AI 기능 비교에서도 “구글이 ~을(를) 한다면~~할 수 있다”는 형용 모순의 서술을 이어갔다. 그래선지 “구글은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하지만, 삼성 사용자들이 놓치는 부분은 많지 않다.”고 막연한 결론을 맺고 있다.
자국 기업의 ‘분투’를 한껏 독려?
카메라에 대한 비교 역시 비슷하다. “두 기기를 직접 사용해 보지 않고는 두 카메라 배열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매우 어렵거나 불가능하다”고 했다. 제품 리뷰의 신빙성을 결정적으로 의심케하는 표현이다.
“다만 삼성 폴더블 스마트폰의 200MP 메인 카메라가 Pixel 10 Pro Fold의 48MP 모듈보다 훨씬 더 큰 장점으로 느껴지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Pixel이 전반적으로 더 나은 사진을 찍을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아직 증명할 수는 없다.”고 전혀 논리에 맞지 않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실리콘밸리 주변의 수많은 기술매체들은 픽셀에 대해 한껏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애플보다 먼저 삼성에 이어 ‘폴더블폰’을 출시한 점도 한 몫하고 있다. 자국 기업의 ‘분투’를 격려하는 측면도 있다. 그렇다보니 ‘부풀리기’까지 하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심지어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논리까지 구사하며, 폴더블폰 분야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갤럭시와 비교하고 있다. ‘동급’의 위상으로 승격시키려는 듯한 움직임이다. 그런 현지 매체와 구글의 안간힘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두고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