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티 6.2, 언리얼 5.6, AI 기능을 ‘에디터에 통합’
프롬프트 기반 워크플로우, 코드 생성, 오류 분석, UI 구성 자동화 등
개발 보조 기능이 AI로 구현…“AI가 개발 툴 자체로 흡수되는 시대”

'2025 국제인공지능대전'에 참가한 한 업체의 개발 코딩 이미지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사진:애플경제)
'2025 국제인공지능대전'에 참가한 한 업체의 개발 코딩 이미지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사진:애플경제)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게임 개발 환경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이제 AI는 외부 도구가 아니라 게임 엔진 내부에 내장된 기본 기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유니티와 에픽게임즈는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생성형 AI 기능을 에디터 중심으로 통합했다. 개발자는 더 이상 툴을 오가며 복사하거나 붙여넣을 필요가 없다. 에디터 안에서 프롬프트 한 줄로 UI를 구성하고, 오브젝트를 배치하며, 코드 오류까지 자동으로 해결할 수 있다.

창작과 반복 작업, 디버깅이 하나의 공간 안에서 이뤄진다. 툴을 벗어나지 않고 모든 과정을 처리하는 ‘AI 기반 개발 환경’이 본격화된 것이다. 이전에는 AI가 개발을 보조하는 도구였다면, 이제는 개발 흐름 자체에 포함된 구조로 ‘툴 안에서 끝내는 개발’로 진화하고 있다.

툴을 벗어나지 않는 AI, 개발 방식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AI를 활용하려면 외부 도구를 띄우고 복사해 오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유니티 6.2와 언리얼 엔진 5.6은 다르다. 개발자가 마주하는 에디터 속에 생성형 AI를 직접 심어 넣었다. 더 이상 다른 프로그램을 열 필요 없이, 코드를 짜고 UI를 구성하고 리소스를 만들 때까지 모두 에디터 안에서 이뤄진다.

유니티는 이번 업데이트에서 ‘어시스턴트’, ‘제너레이터’, ‘추론 엔진’ 세 가지 AI 기능을 에디터에 기본 탑재했다. 텍스트 명령만으로 오브젝트를 배치하거나 파일명을 일괄 변경할 수 있고, 스프라이트나 사운드 같은 리소스도 자동으로 생성된다. 이 모든 기능은 기존 Muse와 Sentis를 통합해 새로 구성한 'Unity AI' 안에 들어 있다.

언리얼 엔진도 마찬가지다. 메타휴먼 캐릭터를 실시간으로 제작하고, 포트나이트 기반의 크리에이터 툴에서는 AI NPC까지 만들 수 있다. 곧 UEFN에서는 AI로 설정한 대사와 행동을 가진 캐릭터가 실제 플레이어와 상호작용하는 기능이 공식 도입될 예정이다.

유니티 6.2로 게임을 제작하는 모습.(사진:유니티 공식 유튜브)
유니티 6.2로 게임을 제작하는 모습.(사진:유니티 공식 유튜브)

AI가 창작 속도와 구조를 바꾸다

AI가 도와주는 건 단순한 편의성만이 아니다. 반복 작업이 사라지면서 창작 속도도 눈에 띄게 빨라졌다. 유니티 6.2는 3D 오브젝트를 불러올 때 자동으로 여러 해상도의 LOD(Level of Detail)를 만들어 준다. 버튼 몇 번이면 최적화 작업이 끝난다. UI Toolkit은 월드 스페이스 지원을 통해 2D 요소를 3D 공간 안에 자연스럽게 배치할 수 있어, AR·VR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된다.

에픽게임즈는 언리얼 엔진의 오픈월드 제작 도구를 강화했다. 최신 5.6 버전에서는 식생 밀도 표현, 지오메트리 스트리밍, 레이 트레이싱 처리 속도까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여기에 메타휴먼 5.6은 캐릭터 제작, 애니메이션 자동 생성, 표정 조절 기능까지 갖췄다. 실사급 캐릭터를 더 빠르게, 더 많이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의 AI 통합은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니다. 개발 엔진 자체가 ‘AI 중심 구조’로 다시 짜이고 있다. 유니티는 앞으로 모든 생성형 데이터가 에디터 안에서 통합 관리되도록 프레임워크를 구성하고 있다. 외부에서 만든 이미지, 텍스처, 애니메이션도 유니티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형태로 정리될 예정이다.

에픽게임즈 역시 마찬가지다. AI NPC 시스템, 대화형 설정 툴, 실시간 편집 기능 등은 UEFN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이 흐름은 단순한 편의 기능을 넘어서 엔진 플랫폼 안에서 AI가 게임 구조 자체를 설계하고 조율하는 수준으로 발전 중이다.

게임 엔진과 개발 플랫폼, AI 중심으로 진화

게임 엔진을 만드는 회사들도 변화하고 있다. 유니티는 이제 단순한 툴 제공업체가 아니라, AI 기반 창작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고 선언했다. AI를 통해 게임 개발의 전 주기를 커버하고, 광고·수익화까지 함께 지원하는 ‘엔드 투 엔드 솔루션’을 지향하고 있다.

에픽게임즈도 마찬가지다. 언리얼 엔진 5.6에는 자체적인 NPC AI 툴 외에도, 포트나이트 크리에이터 생태계에서 실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AI NPC와 대화하면서 퀘스트를 진행하고, 사용자가 직접 설계한 게임을 플레이어가 경험하도록 돕는다. 이처럼 두 회사 모두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플랫폼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AI가 게임 제작을 돕기 시작한 것은 오래전부터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AI가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서 게임 개발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유니티와 언리얼 같은 주요 기업들이 AI를 단순한 기능이 아닌, 게임 개발의 중심 플랫폼으로 내세우면서 개발 환경과 산업 전반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앞으로 AI가 게임 제작 전 과정에 깊숙이 통합되면서 창작 효율과 완성도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변화는 게임 엔진 기업들이 단순한 툴 제공자를 넘어 창작과 수익화까지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