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5일 RRR 0.5% 포인트 인하... 중기 지원에 177조원 유동성 공급
“7월 지준율 인하의 유동성 공급 효과는 그리 크지 않으나, 긴축 우려는 완화할 것”
중국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RRR)을 0.5% 포인트 인하키로 했다. 이는 중국이 코로나19 사태가 강타한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했던 2020년 4월 이후 첫 인하이다. 이번 지준율 인하 조치는 치솟는 원자재 가격 속에서 운영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돕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현지시간) 중국 인민은행(PBOC)은 공식 성명을 통해 7월 15일부터 금융기관의 지준율을 0.5% 포인트 내린다고 밝혔다. 장기자금 규모로 1조 위안(약 177조원)의 유동성을 방출하는 이번 인하는 매년 130억위안(약 2조 3002억원)의 중국 대출기관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인민은행 측은 말했다. 인민은행은 중국 금융기관의 평균지준율이 8.9%로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식 성명에 따르면 유출된 유동성의 일부는 만기가 도래할 중기 대출 시설을 상환하는 데 사용될 것이며, 일부 자금은 세금 납부에 따른 자금 수요가 증가하는 7월 중하순에 유동성 부족을 상쇄하는 데 사용될 전망이다.
인민은행의 움직임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같은 다른 중앙은행들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데 미국 FRB는 전 세계적인 경기부양책에서 벗어나려고 하면서 채권매입계획을 축소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9일 “중국 중앙은행은 경기부양책을 축소하는 데 있어 다른 은행들보다 앞서 있었다. 하지만 이번 정책 전환은 코로나19 대유행이 계속되는 동안 정책 입안자들이 지원을 철회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지준율 인하가 중국의 차입 비용을 즉시 낮추지는 않지만 대출을 위해 저렴한 자금을 확보하는 빠른 방법이며, 최근 몇 년 동안 경제 침체를 통제하려는 중국 중앙 은행 측에서 선호되는 도구였다고 블룸버그 측은 전했다.
그러나 중국은 경제를 과도하게 부양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으며 중앙은행은 성명서에서 “인하가 ‘신중한 통화 정책’에 변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통화정책의 안정성과 효과성을 유지하고 정상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며 경기 부양책을 쏟아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B증권 오재영 연구원은 “하반기에 필요한 유동성 공급을 감안하면 1차례의 지준율 인하가 가져올 통화완화의 효과는 그리 크지는 않다. 즉, 7월의 지준율 인하 예고가 인민은행의 전면적인 통화완화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5월 생산자물가가 9.0%를 기록했음에도, 정부가 물가부담보다는 하반기 내수부양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만기 도래 예정액은 총 4.1조 위안으로 상반기 1조 위안보다 크게 확대되고 중국 내 회사채 만기도 집중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어, 하반기 인민은행의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이 필요하다고 오 연구원은 설명했다. 현재 중국은행들의 지준율 수준은 이미 크게 낮아져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8년부터 4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인민은행은 총 7차례에 걸친 인하를 통해 대형은행 기준으로 17.0%에서 12.5%까지 인하했다.
오 연구원은 ”7월 지준율 인하는, 하반기의 만기 스케줄을 고려하면 4분기 내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 조치도 있을 것을 시사한다“면서 ”이미 지난 2020년 하반기부터 중국 인민은행의 그림자 금융 등 디레버리징 노력으로 사회융자총액과 M2 증가율이 각각 11%, 8%대까지 낮아져 있어, 하반기에 추가적인 디레버리징 조치보다는 유동성 공급 확대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