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미국·영국 포함 총 29개 이상 아마존 고 무인매장 오픈 
일본 대형마트 다이에‧중국 스타트업 클라우드픽, 무인 슈퍼마켓 오픈
더현대 서울, 한국판 아마존고 무인매장 ‘언커먼스토어’ 열어

가게에 들어가서 그냥 물건을 들고 나오면 계산이 되는 AI 무인(無人) 매장 '아마존 고'(Amazon Go)가 2018년 일반에 공개되고 4년이 됐다.

아마존은 현재 무인매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데, 지난 3월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라는 이름으로 해외로 첫 무인매장을 선보였다.

영국 웨스트 런던 엘링에 오픈한 이 무인 매장은 카메라와 센서를 이용해 물건을 선반에서 집어 들었을 때 추적하는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 기술을 접목했다.

아마존은 현재 미국에 27개의 아마존 고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최대 30개점을 영국 전역에 설치할 계획이다. 

(제공=아마존)
(제공=아마존)

무인점포로의 추세는 현재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지만, 코로나19 감염위험으로 인해 타 경제권의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도 유통업체의 무인매장으로의 행보가 가속화되는 추세다. 5만5000개가 넘는 편의점과 8000개의 슈퍼마켓이 있는 일본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소매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와 청년 취업률 개선에 따른 점포 일손 부족, 코로나19로 언택트 수요가 증가한데다 IoT, AI 등 첨단기술의 발전으로 기술의 보급화가 가능해지면서 일본 내 무인슈퍼는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유통매장의 무인화 변신

6일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일본 최대 유통·소매 기업인 이온(AEON)의 계열사인 다이에(Daiei)가 중국 스타트업인 클라우드픽(Cloudpick)과 함께 올여름 도쿄에 무인 슈퍼마켓을 연다고 보도했다.

클라우드픽은 2017년 설립돼 한국, 미국, 캐나다 등 전 세계 11개국 130여개 무인점포에 기술을 제공한 중국의 AI 스마트스토어 솔루션 기업이다.

클라우드픽 자율 매장(Cloudpick Autonomous Store)은 엣지 컴퓨팅을 사용하여 실시간으로 트랜잭션을 실행한다. (제공=클라우드픽)
클라우드픽 자율 매장(Cloudpick Autonomous Store)은 엣지 컴퓨팅을 사용하여 실시간으로 트랜잭션을 실행한다. (제공=클라우드픽)

외신에 따르면 다이에 매장 내 선반은 직원이 입고하지만 출납원은 없다. 아마존 고와 같은 무인점포의 선반에는 고객이 제품을 집어 들면 이를 감지해 자동으로 충전할 수 있는 카메라와 센서가 설치돼 있다.

다이에 무인 매장을 여는 데 드는 비용은 대략 직원이 있는 매장과 비슷한 수준인 100평방미터당 약 3000만엔(약 3억 532만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은 “매장에 센서를 더 적게 장착할 계획이기 때문에 다이에의 무인 슈퍼는 기존에 있는 비슷한 크기의 무인 매장에 비해 50% 이상 저렴하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유통업계는 자동화로 넘어간 다른 업종에 비해 생산성이 낮은 인력 노동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2018 회계연도에 소매업 노동생산성은 498만엔(약 571만원)으로 제조업 노동생산성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디지털화는 부분적으로 높은 구현 비용 때문에 주요 쟁점이 되었다.

다이에 무인 매장은 AI를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정확도를 높일 예정이며, 이러한 데이터는 일본에서 저장 및 분석될 것이라고 한다.

이온그룹의 또 다른 유통업체인 카스미는 후지쯔와 손잡고 무인점포를 열었다. 고급 슈퍼마켓인 기노쿠니야, 패밀리마트, 동일본 여객철도 계열사인 터치투고 등도 한 팀을 이뤄 유사한 무인 매장을 열었다.

뉴질랜드 캐셔리스(Cashier-less) 쇼핑 솔루션 스타트업인 이매저(Imagr)는 지난 2019년 일본 H2O 리테일링 코퍼레이션(한큐 백화점 및 오아시스 슈퍼마켓의 모그룹)과 계약을 체결하고 최근 오사카에서 자율 체크아웃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매저의 헤일로(Halo) 스마트 카트는 트롤리 바구니와 더 큰 카트 형태로 제공된다. 카트에는 카메라 링이 있고 바구니 가장자리 주변에 조명이 켜지며 카메라가 컴퓨터 비전과 AI를 사용하여 항목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항목을 등록한다.

오사카 나카노시마 오아시스 매장의 고객들은 이매저의 첨단 이미지 인식으로 매장의 모든 아이템을 카트에 담으면 알아볼 수 있다. 쇼핑객들은 이매저 앱을 이용해 상품을 추적할 수 있고 계산대로 가는 줄을 건너뛸 수 있다.

 

국내도 '한국판 아마존 고' 속속 등장

무인편의점 빠르게 확산

국내에도 아마존 고와 유사한 형태의 무인매장이 최근 선보였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 6층에 세계 최초 백화점 무인매장인 언커먼스토어를 오픈했다.

언커먼스토어는 현대IT&E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협업 개발한 자체 기술을 바탕으로, 행동을 분석하는 40여대의 AI 탑재 카메라,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200여 개의 마이크로컴퓨터, 초당 1600장의 이미지를 데이터로 처리하는 등 30여 개의 최신 기술이 적용됐다.

언커먼스토어를 이용하는 고객이 QR코드를 인증한 후 매장에 입장하게 되면 얼굴인식 기술과 질량센서를 기반으로 고객이 선택한 상품을 자동으로 인식하게 되며, 매장을 나갈 때 별도의 결제과정 없이 고객이 사전에 등록한 카드로 자동으로 결제된다. 

(출처=현대백화점 언커먼스토어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캡쳐)
(출처=현대백화점 언커먼스토어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캡쳐)

국내 오프라인 유통채널 중에서는 특히 무인 편의점이 빠르게 확대 중이다. 주요 편의점인 GS, CU, 이마트 24 모두 2019년도 대비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GS25의 무인점포는 2019년 31개에서 지난해 200개, 이마트24도 같은 기간 80개에서 113개로 늘었다. CU는 지난해 말 기준 200여 개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250여 개,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은 46개에서 100여 개까지 증가했다.

다만, 국내 주요 편의점들은 아직 QR 코드 및 카드결제 인프라 중심이다. 

국내 주요 무인 편의점 현황 (제공=SK증권)
국내 주요 무인 편의점 현황 (제공=SK증권)

유인과 무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 스마트슈퍼 도입도 활발하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월 시군구 등 기초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올해 스마트슈퍼 800개를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마트슈퍼는 낮에는 주인이나 직원이 있지만, 밤에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점포로 24시간 문을 연다. 중기부가 최대 500만원, 지자체가 200만원 이상을 각각 들여 동네 슈퍼에 출입 인증 장치와 무인계산대 등 무인 운영에 필요한 기술과 장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무인점포 확대 추세는 인건비 절감, 판매시간 확대, 스마트배송 등 경영 효율화와 함께 비대면을 선호하는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무인점포가 증가하게 되면 RFID, 안면인식, 캐시리스 결제, 정보보안 등의 주변 산업과 기술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하게 되는 만큼 관련 IT 기업에게는 큰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인매장은 아직 시작 단계지만 많은 후발업체들이 개선된 기술로 추격하고 있어서 전문가들은 5년에서 10년 사이에 이런 무인 매장들이 보편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자리가 줄어드는 문제 등 넘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어서 기술 발전과 무관하게 무인 상점 보편화는 속도 조절이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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