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접촉 기술과 편리함으로 팬데믹 상황에서 사용량 급증
스태티스타 "중국 및 극동 지역 QR 거래 시장 규모 압도적"

#회사원 이 모씨(34)는 식후 커피를 마시기 전 새로운 루틴이 생겼다. 바로 커피숍 입구에서 QR체크인(비대면 전자출입명부)을 위해 스마트폰을 두어 번 흔드는 것이다.  카카오톡만 실행해 두면 일일이 모바일 화면을 누를 필요가 없어 간편한 것.

#주말, 박 모양(23)은 시내 H 쇼핑몰 내 무인상점에 들어서려는데 입구 곁에 서있던 안내 담당 직원이 다가왔다. 특정 어플을 깔고 그 어플 내 QR코드를 통해서만 입장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위해서다. 주위를 둘러보니 입장 시 자동결제를 위해 어플과 카드를 등록하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더현대 서울 6층에 위치한 무인매장인 '언커먼스토어'에 입장하기 위해 QR코드를 찍는 모습
더현대 서울 6층에 위치한 무인매장인 '언커먼스토어'에 입장하기 위해 QR코드를 찍는 모습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우리 삶에서 가장 크게 바뀐 풍경 중 하나가 QR 코드 사용의 대중화다. QR코드의 비접촉 기술과 편리함이 팬데믹 상황에서 돋보이면서 주요 산업 분야인 식당, 소매, 마케팅 심지어 호텔에서도 QR코드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QR코드는 별도의 하드웨어가 필요하지 않아 가맹점을 위한 비용 효율적인 솔루션이기 때문에 서비스의 매력 또한 강화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QR코드 결제는 지난 몇 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시장조사기관 주니퍼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까지 스마트 폰에서 사용되는 QR코드 쿠폰은 53억개가 될 것이며, 10억개의 스마트폰이 QR코드에 액세스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알리페이에서 미국 월마트, 아마존에 이르기까지 모든 회사가 결제 편의성을 간소화하기 위해 시류에 편승하고 있다. 그 중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결제 국가다. 2019년 차이나뱅킹 뉴스에 따르면 1분기 제3자 모바일 결제 거래량은 40조6000억위안(약 7120조원)으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를 앞질렀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가 지난 4월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QR코드는 2020년 남미보다 유럽에서 더 많이 사용됐지만 2025년에는 라틴 아메리카 지역이 유럽을 크게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스태티스타는 "일반적으로 미국이나 영국에서 식당이나 바는 이러한 유형의 모바일 결제에서 선호되는 위치였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미를 포함한 미주 지역은 극동 및 중국의 QR 거래 시장 규모에 근접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스태티스타 측은 밝혔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중국은 거지도 구걸하려면 QR코드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QR코드를 활용한 모바일 간편결제가 발전한 나라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내 시장점유율이 55%가 넘는 알리바바의 알리페이(Alipay)와 텐센트의 위챗페이(WeChat Pay)(38.9%)가 압도적인 시장 리더로, 결제부터 음식 주문, 피드백, 선물하기 등 다양한 영역에서 QR코드가 널리 쓰이고 있다. 

중국 결제앱 알리페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제외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결제앱으로, 2019년 기준 1500만이 넘는 중소중견기업들이 중국에서 알리페이의 QR코드 결제를 받아들이고 있다. 인도에서는 900만명의 가맹점이 QR코드를 사용한 결제용 디지털 지갑인 페이티엠(Paytm)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 핀테크 서비스 전문업체인 넷스타스(Netstars)는 글로벌 확장 계획 속에서 6000만달러의 자금 지원을 마쳤다고 지난 4월 밝혔다. 멀티 결제 플랫폼인 스타페이(StarPay)를 개발했으며, 현재까지 스타페이는 일본 전역의 28만 개 이상의 가맹점에서 사용되고 있다. 페이페이(PayPay), 라인 페이(LINE Pay),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을 포함 37개 결제 공급업체를 자사 플랫폼에 통합했다. 

QR코드로 연락처 추가기능을 더한 왓츠앱 (출처=왓츠앱 공식 유튜브 채널 캡쳐)
QR코드로 연락처 추가기능을 더한 왓츠앱 (출처=왓츠앱 공식 유튜브 채널 캡쳐)

글로벌웹지수에 따르면 북미 최대 QR코드 결제업체는 애플페이, 페이팔, 아마존페이로 조사됐다. 마스터카드는 지난 2019년 페이스북과 제휴해 소비자가 태양광 시스템을 구입해 핸드폰으로 석유램프보다 저렴한 가격에 소액 결제를 할 수 있도록 아프리카에 마스터패스 QR을 소셜 론칭한 바 있다. 

페이스북이 운영하는 메신저앱인 왓츠앱(WhatsApp)은 지난해 왓츠앱 웹과 왓츠앱을 통해 QR코드로 새로운 사람을 연락처에 추가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왓츠앱 QR코드는 안드로이드나 iOS 모바일 앱에서 생성하고 스캔 할 수 있으며, 개인 QR코드, 그룹 QR코드 및 왓츠앱 웹 코드 세 가지 QR코드를 제공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의 사용자 중 18.8%가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QR 코드 사용이 현저하게 증가됐다고 한다. 미국의 핀테크 기업 스퀘어는 지난해 9월 QR코드를 이용한 새로운 셀프 서비스 주문 툴을 공개했다. 고객은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해 매장 테이블에 배치된 QR코드를 스캔하면 단말기에서 메뉴가 열리며 음식을 고르고 한 번에 결제할 수 있다. 주문은 바로 매장의 키친으로 들어간다. 현재 스퀘어의 새로운 기능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의 스퀘어 온라인 상인들에게 추가 비용 없이 제공된다. 핀테크 업계에서는 스퀘어의 QR 기능이 판매점 충성도를 높이고 디지털 결제량을 늘려 경쟁 산업에서 좋은 위치를 차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의 경우 QR코드는 방역과 금융, 광고, 물류 등 전 방위적으로 쓰이고 있다. 특히 제품 포장에 쓰이는 QR코드는 투명성 때문에 소비자가 브랜드를 신뢰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마케팅 담당자가 사용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대상 재설정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QR코드의 터치프리 장점을 이용해 상업 제품이나 예술 작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많이 쓰이는 추세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MCM에서는현대 미술작가 전병삼과 함께 NFT 아트 전시회를 7월 19일까지 개최한다. 사진은 ‘LOST 시리즈’ 디지털 영상작품으로 재탄생한 대한민국 국기로, 하단 QR코드를 통해 실제 NFT에 접속할 수 있다. (제공=MCM)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MCM에서는현대 미술작가 전병삼과 함께 NFT 아트 전시회를 7월 19일까지 개최한다. 사진은 ‘LOST 시리즈’ 디지털 영상작품으로 재탄생한 대한민국 국기로, 하단 QR코드를 통해 실제 NFT에 접속할 수 있다. (제공=MCM)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에 이어 최근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 비대면 체험형 뷰티매장인 ‘아모레스토어’를 열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개방형 구조의 뷰티바인 ‘언택트존’을 구성해 고객들이 자유롭게 제품 테스트를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증강현실(AR) 메이크업 체험 서비스도 제공한다”면서 직원에게 문의하지 않고 QR코드를 통해 상세한 제품 설명을 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MCM은 현대 미술작가 전병삼가 함께 MCM 청담플래그십 매장에서 NFT(Non-Fungible Token) 아트 전시회 ‘루미네이션: 네이션즈 인 메타버스’를 7월 6일부터 2주간 진행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무료로 개방되며, 관람객들은 해당 작품 하단에 삽입되어 있는 QR코드를 통해 메타버스 내에 존재하는, 실제 NFT에 접속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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