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 테스트기ㆍ판 생산업체 등 ‘암호화폐 채굴 열풍’ 덕분…주문 쇄도
최근 반도체 칩 부족사태에 이어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하면서 줄곧 대만 기업들이 가장 큰 재미를 보고 있다.
최근 관련 외신과 소식통을 종합해보면 반도체 부족으로 TSMC와 그 협력업체들이 호황을 누린데 이어, 최근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급등하면서 대만의 IC테스트 서비스 업체들과 ABF 기판 관련 업체들은 전에 없는 특수를 누리고 있다.
특히 반도체 업계에 의하면 이더리움 가격 급등으로 암호화폐 채굴에 사용되는 그래픽카드 수요가 급증하면서 그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는 대만의 IC 테스트 서비스 업체들의 수혜가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최근 암호화폐 채굴 애플리케이션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CMP 시리즈 GPU를 출시했는데 그 대부분을 대만 소재 MPI나, ‘윈웨이테크놀로지’ 등의 테스트 업체들과 제품 라인을 제휴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굴 애플리케이션용 GPU 대거 출시도 원인
MPI는 엔비디아와 다년간 제휴 관계를 맺어온 프로브카드 공급업체다. 윈웨이는 2020년 엔비디아 공급망에 진입해 자동 테스트 장비(ATE) 인터페이스를 통해 엔비디아 GPU 테스트 주문을 받은 회사다.
지금까지 엔비디아 GPU의 시스템 레벨 테스트(SLT)를 맡아온 다른 나라의 업체들을 제치고, 이번 암호화폐 폭등으로 이들 대만 업체들에게 대거 발주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 IC테스트 서비스 업체들은 또 암호화폐 채굴 애플리케이션에 쓰일 ASIC(주문형 반도체)와 FPGA(회로 변경 프로그래밍 반도체)를 또다른 관련 협력업체들에 주문하면서 연쇄적인 호황 사태를 맞고 있다.
예컨대 ‘첨단반도체엔지니어링(ASE)’이나 ‘통푸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일부 OSAT(반도체 패키지 데스트 외주업체)는 그로 인해 이미 3분기 AMD CPU 수주량까지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ABF기판 가격도 급등, 대만 업체들 수익 증가
ABF 기판 가격도 최근 암호화폐 채굴칩 수요가 폭증하고, 서버 애플리케이션 수요가 급상승함에 따라 금년 내내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그런 가운데 엔비디아, 자일릭스, 그리고 중국의 암호화폐 채굴 칩 판매업체들은 이미 지난 6개월 동안 대만의 3대 ABF 기판 공급업체 유니미크론테크놀로지, 난야PCB, 킨서스인터커넥트테크놀로지에 앞다퉈 추가 주문을 함으로써 역시 대만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암호화폐 채굴 열풍이 다시 불면서 특히 엔비디아는 채굴 애플리케이션이 일반 게임용 GPU 카드 판매를 옥죄지 못하도록 채굴 전용 GPU 카드 재출시를 검토하고 있어 이런 상황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IC기판 제조업체들은 암호화폐 채굴 열풍이 가상화폐 가치의 변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그러나 IC 기판의 공급 부족은 당분간 지속되면서 대만 업체에 대한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상태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또 ABF 기판 부문의 재고 리드타임이 6개월인 점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대만의 IC기판 제조업체들이 밀려드는 주문을 종전 가격으로 이행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관련 업계에 의하면 폭증하는 주문을 계기로 자재값에 새로운 비용을 반영, 가격을 올릴 것인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