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재편읶는 핀테크
핀테크와 테크핀, 금융과 IT기술의 접합이다. 그냥 순서만 바꾸어놓은 것뿐이지만 의미는 다르다. 핀테크는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금융회사가 주도한다. 기존 급융업에 IT기술을 접목하여 새로운 형태의 금융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이다. 테크핀은 핀테크와는 반대로 IT 기업이 주도한다. IT기술에 금융을 접목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이다. 핀테크기업에 테크핀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었고, 이에 대응해 핀테크 기업들도 변신을 위해 노력하면서 금융시장이 바뀌고 있다.
IT의 금융 강자들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금융과 결합된 핀테크(fintech)가 금융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핀테크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핀테크 산업은 정부의 활성화 정책과 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우선 기업의 숫자부터 한국핀테크산업협회에 따르면 창립 당시인 2016년 4월 109개 회원사에서 2019년 10월 기준 총 328개 회원사로 3년 동안 3배 이상 꾸준히 증가했다. 업무 영역 역시 송금·결제·대출·자산 관리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테크핀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간편 결제 1위인 토스, 자산 관리 1위인 에임, B2B 테크핀 1호 상장사 웹캐시,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세틀뱅크, 모바일 자산 관리 플랫폼 뱅크샐러드 등이다. 각 분야별로 금융 시장의 틈새에서 특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테크핀 기업이 바꾸는 시장
디지털 플랫폼 형태의 테크핀 기업들이 가지는 장점은 금융 소비자의 새로운 요구를 충족시키기에 적합한 구조라는 것이다. 송금·결제에서 드러난 편의성이 두드러진다. 현재 코로나19 이후 주식 시장에서 네이버는 시가총액 4위, 카카오는 10위다. 여기에는 금융 부문에 대한 기대감도 한몫하고 있다. 반면 국내 금융 업종 시가총액은 연초 대비 19% 감소했다 빅테크 기업의 금융 시장점유율이 확대될수록 금융 업종의 시가총액은 감소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비대면 트렌드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금융 분야로의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전통적인 금융업에서 내놓지 못한 혁신 서비스를 출시하고 기존 결제 서비스와 연계하면서 파급력을 키우고 있다. 이들은 대형 인터넷 기업의 금융 진출을 의미하는 빅테크로 불리면서 신흥 금융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맥킨지는 2025년께 기존 금융회사들은 수익의 40%를 테크핀 기업에 빼앗길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카카오 뱅크의 충격
국내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쏘아올린 모바일 뱅킹 경쟁의 충격이 컸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국내 제2호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출범한 이후 빠르게 성장해 올해 1분기 기준 총자산이 23조4000원에 달한다.
카카오는 지난 2월 카카오페이를 통해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하고 카카오페이증권으로 사명을 바꿨다. 이용자가 카카오톡으로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또 3월에는 5%대 수익률을 보장하는 증권 계좌를 출시했다. 향후 자산 관리·투자·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빠르게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페이는 증권업에 진출한 뒤 기존의 카카오페이 계좌를 증권 계좌와 연동하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변신
네이버는 최근 미래에셋대우와 환매조건부채권(RP)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네이버통장’을 출시했다.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CMA이지만 예치금 보관에 따른 3% 수익뿐만 아니라 통장과 연계된 네이버페이로 충전·결제하면 3%의 포인트 적립 혜택도 함께 제공한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이라면 혜택을 최대 9%포인트 받을 수 있도록 설정돼 있다.
네이버는 2015년 6월 간편 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를 출시하면서 전자 금융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후 특히 작년부터 눈에 띄게 금융부문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전자 금융업으로 금융 서비스를 대폭 확대하면서 은행 고유의 수신 업무를 제외하고 사실상 모든 금융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르면 7월에 후불 소액 결제 서비스까지 가능해져 신용카드업으로 업무 영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네이버쇼핑 내 입점한 중소상인 대상의 대출 서비스도 지향하고 있다.
테크기업의 금융업 확대
빅테크 기업의 금융사업 확장은 당연히 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빅테크 기업들의 금융업 진출이 확대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8월 신용카드인 애플카드를 출시했고 구글은 올해 지급 결제용 은행 당좌 계좌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중국의 알리페이는 앤트파이낸셜로 사명을 바꾼 뒤 금융 서비스에 본격 진출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도 앤트파이낸셜 모델을 따라가고 있다. 전통적인 금융권에서도 변화가 시작됐다.
온라인 대출 플랫폼 확장에 집중하고 온라인 대출 관련 테크핀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결성이 늘어나고 있다. 당장 네이버통장의 등장이후 은행들도 반격에 나서고 있다. 은행과 카드사가 연계해 최대 8%대 고금리 상품을 출시했다. 국내 주요 은행들은 현재 지주사를 중심으로 핀테크 랩을 만들어 기술 기반의 테크핀 업체들을 입주시키고 시드 머니를 제공하며 협업을 늘려 가고 있다. 오프라인 은행들은 점포를 줄이고 테크핀 기업의 기술을 받아들이면서 진화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의 반격
테크기업들의 금융시장 공세에 대응한 5대 은행들의 변화가 아직 빠르다고 하기는 어렵다. 은행들은 빅테크기업에서 제공하는 혁신금융서비스는 은행들도 제공할 수 있고 그 격차는 시장과 고객을 움직일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국민, 농협,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 국내 5대 주요 은행들은 일단은 우위에 있는 경쟁력 요소를 강화하면서 대응책을 찾고 있다. 테크 기업들이 쉽게 모방하기 어려운 재무관리, 기업 리스크관리, 자금운영, 글로벌 전략 등 기업금융 노하우 등에서 혁신의 요소를 찾겠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현장 중심의 찾아가는 서비스를 통해 빅테크기업들이 모방할 수 없는 디지털금융 서비스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우리은행은 AI기반의 업무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AI Powered Bank’ 전략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나은행은 올해부터 '차세대 글로벌 표준시스템'을 해외 주요 거점 법인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적용, 차별화된 글로벌뱅킹서비스에 나선다.
은행들의 강점
특히 보안문제는 은행들이 테크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신감을 갖고 있는 장점이다. 은행들은 ‘마이데이터’시대 개막, 클라우드 도입 가속화가 진행됨에 따라 AI 기반의 선제적이고, 예방적인 통합보안 체계로 대폭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전략이다. 보안 문제를 은행의 운영리스크관리 인자로 놓고 관리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국민은행은 올해 레그테크(RegTech)기반의 ‘예방적 정보보호체계 구축’을 핵심 보안과제로 꼽았다. 우리은행은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예측형 통합관제시스템’을 구축해 사이버보안 위협에 대한 대응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은 차세대 글로벌뱅킹시스템(글로벌 표준시스템)이 올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법인에 적용됨에 따라 글로벌 보안 강화를 전제한 ‘표준화, 현지화, 통합화’ 추진 전략에 주력한다.
데이터시장과 새로운 경쟁무대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는 새로운 경쟁무대가 될것으로 보인다. 당장 국민은행은 올 10월 완료되는 ‘더 K 프로젝트’를 통해 정보계 인프라 혁신을 끝낼 예정이고, 농협은행은 컨설팅을 거쳐 하반기 정보계 차세대시스템 계획과 함께 ‘마이 데이터’ 플랫폼 구축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마이데이터’ 시장은 사실상 또 하나의 경쟁 무대다. 은행·카드·보험·통신사 등에 흩어져 있는 금융 거래 정보 등을 일괄 수집해 금융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이를 토대로 맞춤형 상품 추천, 금융 상품 자문 등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올 초 ‘데이터3법’ 가운데 하나인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마이데이터 시장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사업 허가 희망 의사를 밝힌 곳은 금융회사 55개와 테크핀 기업 20개, 비금융 회사 41개 등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롯해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등 테크핀 업체들도 사업 진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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