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간편송금서비스, 테크핀의 '잠금장치'이자 '표시등'"
'비실물'과 '모바일 결제' 성장에 힘입어 신용카드의 이용 비중이 전체 지급수단 중 약 54%에 이르렀다. 결제수단의 이용행태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빅테크 및 플랫폼 기업에게 송금서비스는 가장 단순한 형태의 금융 서비스이자, 향후 테크핀의 본격적인 금융 서비스 확대 이전에 ‘트랙픽’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방법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9일 SK증권이 발표한 'PLAYGROUND 2020년 8월호-빅테크, 간편결제에서 디지털 금융으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지급수단 중 신용카드 이용비중이 53.8%에 달했는데, 이는 지난 2년간 21%p나 상승한 수치로 조사됐다. 반면 현금 이용비중은 장기적인 하향 추세로 전년 이용비중 17.4%에 머물렀다. 더욱이 신용카드는 '1만원 미만' 구간을 제외한 전 금역대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10-30만원 금액대에서는 신용카드 이용비중이 71.6%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채널별 이용 경향을 보더라도, 전통시장과 소매점을 제외하고 모든 채널에서 신용카드의 이용이 압도적 우위를 보였으며, 향후 현금 사용량이 더욱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한 이용자 비율은 38.5%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SK증권 조용선 연구원은 "현금을 대체하는 지급수단의 확장세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이며, 신용카드 이용비중의 확대는 '비실물, 모바일'을 그 기반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신용카드를 선택하는 제 1기주은 편리성으로, 다른 수단에 비해 연회비, 이자 지급 등 비용 측면에서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의 편리성 지표가 이를 상쇄한다"고 덧붙였다. 이용자들은 '편리성'과 '수용성'에서 우위를 점하는 경우 다른 기준의 열세는 일정 부분 감내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안정성' 이슈가 중요하지만 지급 관련 사고 혹은 손실 경험률이 7.3%였던 것에 비해 현금과 신용카드 이용을 통한 경험률이 약 4% 수준으로 동일했기 때문에 결정적 변수가 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용자는 결제 사고 최소화를 위한 조건으로 '처벌 강화'나 '소비자 보호 강화' 등 법적.제도적 차원의 과제 수행과 더불어 '보안기술 개발 및 적용' 즉, 기업의 기술력에 기반한 안정성 확보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크핀 강화요소 '모바일 환경의 중요성'
모바일 뱅킹의 이용률과 이용빈도가 꾸준히 상승세다. 인터넷 이용률은 접속기기별로 스마트폰(94.9%), 데스크탑(51%), 스마트TV(41.6%), 노트북(40.4%), 태블릭PC(19.3%) 순으로 조사됐다. 인터넷 뱅킹 이용률은 감소세에 있고, 그 감소분 이상을 모바일 뱅킹이 가져오고 있다. 모바일 뱅킹의 이용빈도 역시 매우 높은 수준인데 주1회 41.2%, 2-3주 1회 35%, 월1회 17.3%로 조사됐다. 편리한 이용절차 때문에 시중은행의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있는 반면, 타 서비스로 대체가 용이하기 때문에 상대적 불편감을 느끼는 이탈 소비자가 공존하는 양상인 것으로 분석됐다.
시중은행의 모바일 뱅킹을 대체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테크 및 플랫폼 기반 인터넷은행이다. 올해 상반기 중 인터넷전문은행의 모바일 뱅킹 이용률은 19.9%로 전년대비 6.4%p 상승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이용 이유는 ‘편리한 이용절차’(45.2%)와 다양한 혜택(40.3%)이 꼽혔고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신뢰 부족(32.8%)’, ‘오프라인 지점의 부재(17.3%)’, ‘타 서비스로 대체 가능(16.2%)’ 등으로 나타났다. ‘편리한 이용절차’라는 측면에서 더 우위에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모바일 뱅킹 성장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서비스 가입 및 이용절차 불편’을 이유로 시중은행 모바일 뱅킹을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가 기술 기반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직 인터넷전문은행을 이용하지 않은 소비자의 경우, 대부분 ‘이용 불편’의 사유가 아닌 ‘신뢰 부족’의 문제를 꼽고 있는데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은 2017년 4월 첫 출범했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해소되는 추세다. 그 외 ‘오프라인 지점의 부재’는 ‘비대면 금융 확대 기조’에 따라 상당 부분 상쇄 중이며, 그 외 계열사 혹은 협력 및 제휴 금융사 연계방식을 병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간편결제서비스 시장의 확대는 구조적 변화
간편결제서비스의 이용비율은 어느덧 28.4%에 달하고 있다. 간편결제를 이용하는 이유로 ‘이용절차의 편리성(41.7%)’, ‘실물카드를 보유하지 않아도 됨(41%)’, ‘다양한 혜택(10.9%)’ 순으로 꼽히는데 상위 2개의 요인이 결국 ‘편의성’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간편결제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역시나 ‘신뢰 부족(32.8%)’인데, 이 때문에 소비자가 주로 사용하는 특정 간편결제서비스(업체)의 장점(차별점)으로 ‘편의성’을 뒤이어 ‘서비스 제공업체 신뢰성’, ‘다양한 매장에서 사용 가능’이 선택되었다. 즉, 편의성 요인이 가장 중요하되, 서비스 제공업체 신뢰성을 바탕으로 이용 서비스를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페이’를 필두로 해서 점유율 상위를 점유하고 있는 간편결제서비스 기업들 역시 위 분석과 동일 선상에 있다. 또한, 앞서 언급한 지급수단 통계 중 신용카드 비중이 지속 확대되는 것은 간편결제서비스 이용 증가와 관련성이 높으며, 이는 특히 이커머스 부문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간편송금서비스, 테크핀의 '잠금장치'이자 '표시등'
간편송금서비스의 이용비율은 26%이며, 주로 20 대(53.5%), 30 대(42.8%)에서 이용률
을 견인해왔다. 간편송금을 이용하는 이유로 역시 ‘편리한 이용절차(52.3%)’와 ‘다양한 혜택(33.1%)’이 선택되었으며, ‘높은 보안성 및 낮은 분실 위험(12.1%)’, ‘다양한 부가서비스(2.2%)’를 그 다음 이유로 꼽았다. 주로 사용하는 송금서비스의 장점으로 ‘편의성’과 함께 ‘서비스 제공업체에 대한 신뢰성’, ‘주변인들의 사용 여부’가 꼽혔다.
특히, 카카오페이와 토스의 송금 서비스는 고공 성장하는 거래액, 플랫폼 기업의 신뢰도와 더불어 금융업 인가 등을 통해 보안성에 대한 신뢰도 구축된 상황이다. 원활한 송금서비스를 확인한 것만으로도 편의성, 신뢰성, 혜택과 부가서비스, 주변인의 충분한 이용 등이 담보되며 이런 의미에서 간편송금은 테크핀의 방향표시등이라 할 수 있다.
조 연구원은 "송금서비스는 가장 단순한 형태의 금융 서비스이자, 향후 테크핀의 본격적인 금융 서비스 확대 이전에 ‘트랙픽’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방법"이라며 "이 같은 이유로 간편송금서비스는 테크핀의 잠금장치 역할을 한다. 이용자가 편리한 송금서비스에 락인(Lock-in)된 이후에는 예금, 대출, 증권, 보험, 자산관리, 인증 등 잠재적 고객으로 상당 부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카카오톡’이라는 대화형 플랫폼의 잠금효과로부터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뱅크’ ‘카카오선물하기’ 등에 락인(Lock-in)되는 것과 같은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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