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등서 개발…‘작업증명’ 아닌 ‘지분증명’으로 채굴 에너지 극소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의 무질서한 시장 질서가 세계적 난제가 되고 있다. 각국 정부 역시 이에 합당한 규제와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볼보자동차 그룹이 거의 완벽한 투명성을 지닌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암호화폐 ‘GTU(Global Transaction Unit)’를 개발, 출시하기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볼보자동차의 지원을 받고 있는 ‘콩코듐 AG’ 재단의 후원으로 덴마크 아르후스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블록체인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서 올 여름이면 새로운 암호화폐인 GTU가 국제 암호화폐 거래소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란 얘기다.
GTU의 특징은 무엇보다 철저한 투명성이다. GTU는 비트코인과 같은 기존의 암호화폐와는 달리, 규제당국의 통제 영역에 들어있고, 거래시장에서 늘 검증 가능한 투명성을 제공할 것이라는게 콩코듐 AG재단 측의 얘기다.
이 단체의 CEO인 폰스 슈뢰더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GTU는 프로토콜 수준에서 식별을 할 수 있으며, 이는 모든 거래가 통제 가능한 투명성을 확보한 가운데 이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감독당국이 법원의 명령에 따라 누가 무엇을 했는지 보고 싶어한다면, 언제든 그 내역과 과정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완벽한 규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셈”이라고 소개했다.
사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기존 암호화폐들은 그 불확실성과 극도의 가격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적절히 규제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한탕’을 노린 열광적인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도 더욱 통제 불능의 원인이 되고 있다.
그 중엔 정부 당국의 통제를 피하기 위해 고안된 것들도 많아 더욱 그렇다. 최근 중국에서 나름의 강력한 규제책을 마련하고, 미국 바이든 행정부 역시 규제 방안을 모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편적이고 실질적인 규제와 투명성을 제공할 만한 암호화폐 모델은 아직 없다.
콩코듐 AG재단측은 “GTU도 결제 수단으로 사용될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 그럴 경우 암호화폐 거래에 필수적이라고 할 비밀 유지 등에 관한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면서 “우선은 GTU를 투명한 암호화폐의 대명사로 널리 홍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나아가선 “안전하게 GTU를 사용해 자동차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GTU는 비트코인 채굴처럼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이미 비트코인 등 기존 암호화폐는 채굴 과정에서 막대한 전기가 소모되고,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그러나 GTU는 그와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즉 GTU에서 추가로 코인을 채굴할 경우 비트코인처럼 엄청난 양의 컴퓨팅 에너지를 들여 코드를 생성하지는 않는 방식을 고안했다고 한다. 그래서 “비트코인 에너지의 0.001%를 소비하는 수준”이라는게 재단측의 설명이다.
이는 장차 GTU의 큰 무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비트코인 채굴 과정의 ‘탄소 발자국’은 각국 정부는 물론, 전문가들이 가장 경계하는 대목이다.
심지어 암호화폐 시장 교란의 ‘주범’으로 지탄을 받기도 하는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올해 초 갑작스럽기는 하지만 “비트코인 채굴이 너무나 에너지 집약적이어서 막대한 탄소를 배출하며, 지구 환경에 심대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해 시장을 출렁익 했다. 물론 그 직후엔 또 “암호화폐에는 미래가 있다”며 말을 바꾸긴 했다.
GTU를 만든 이들은 그런 점이야말로 비트코인 등 기존의 암호화폐와의 차별화 포인트임을 강조한다. 비트코인의 경우 채굴을 위해 에너지 집약적인 작업증명(proof of work)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GTU는 극소량의 에너지만 필요한 지분증명(proof-of-stake)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코인을 생성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모든 시장 참여자들에게도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는게 재단측의 기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