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100대 기업’에도 한․중 기업 늘어…미국 기업이 전체 과반수 차지

지난 20년 동안 세계 IT산업 분야 100대 기업의 추세를 보면 처음 5년은 IBM이, 다음 10년은 삼성전자, 그후 지금까지 5년은 애플이 각각 매출액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0대 기업 중엔 미국기업이 여전히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급속히 줄었고 대신에 우리나라와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내용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글로벌 IT 산업 매출 100대 기업 추세 분석’에서 드러나 새해 벽두 세계 IT산업 지형을 예상해볼 수 있는 힌트가 되고 있다.

 

새해 벽두, 세계 IT산업 지형 예상해볼 힌트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난 2000년 당시 단 1개 기업만 100대 기업에 등재되었던 중국과 우리나라가 2020년 1분기에 각각 11개, 6개로 빠르게 증가한 점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 정보 플랫폼 ‘S&P Capital IQ 데이터베이스 정보’를 활용할 것이어서 한층 정확성을 담보하고 있다.

특히 ‘매출액 TOP 10’ 기업의 경우 일본의 하향세와 미국의 상승세가 뚜렸했다. 1990년부터 5년 단위로 매출액 TOP 10 기업 순위를 보면 2005년까지 IBM이 세계 1위 자리를 지켰으나 이후 삼성전자가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애플이 2015년 이후 1위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1990년 ‘TOP 10’ 기업 중 6개였던 일본 기업 비중은 2020년엔 2개로 급감한 반면 미국 기업은 1990년 4개에서 2020년에 6개로 증가했다.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으로 자조했던 일본의 추락이 그 배경이 된 셈이다.

실제로 2000년 당시만 해도 전체 100기업 중 미국 66%, 일본 11%, 기타 23%로 나타나 미국기업이 절대 다수였다. 그러나 2020년 1분기에는 미국 37%, 일본 18%, 대만 14%, 중국 11%, 우리나라 6% 등으로 나타나는 등 미국과 일본 기업의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일본은 2003년 35% 점유율을 정점으로 찍은 후 지속적으로 비중이 감소하고 있으며 대만도 2010년 19% 이후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와 중국은 지속적으로 그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전통적인 하드웨어 기업들이 매출액 상위

한편 세계 IT 100대 기업 중엔 지난 20년 간 전통적으로 하드웨어 기업들이 매출액 상위권을 독차지해온 것으로 분석되었다. 1990년 당시엔 10대 기업 모두 하드웨어 기업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즉 2020년 1분기에는 10대 기업 중 SW 및 서비스 기업인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이 ‘TOP 10’에 드는 등 그 숫자가 3개로 증가했다. 매출액과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한 ‘TOP 10’ 기업을 비교해 봐도 비슷한 현상을 알 수 있다.

시가총액을 감안하더라도 애플, 삼성전자,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페이스북 등 6개 글로벌 기업이 10대 기업에 든 것이다. 이들은 매출 규모나 기업가치면에서 그야말로 세계적 평판과 브랜드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평가할 만 하다.

또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 가운데 여전히 하드웨어 관련 산업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하드웨어 관련 산업 비중이 전체 IT산업의 70% 내외를 차지하는 것이 원인이다. 이는 자국 시장 매출 비중이 높은 소프트웨어/IT서비스 산업과 달리 하드웨어 산업의 경우 지역을 넘어 해외수출이 용이하고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드웨어 관련 산업 가운데에서도 ‘반도체․장비’, ‘전자부품’, ‘IT하드웨어’ 등 3개 산업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앞으로 여전히 하드웨어 관련 산업이 6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소프트웨어 관련 산업의 비중은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한국기업들, 매출액 많지만 시가총액 낮아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매출액 기준으로는 100대 기업 중 6개 사가 순위에 들었지만,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3개 사에 불과해 기업가치 측면에서 저평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반해 미국 기업들은 매출액 규모보다 시가총액이 훨씬 많아 기업가치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매출액 기준으로는 일본과 대만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으나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미국 기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특히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면 미국 기업의 비중이 무려 54%에 달해 쏠림현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김용균 수석은 특히 “중국의 경우 흔히 하드웨어 중심의 산업 구조일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상은 소프트웨어 관련 산업의 비중이 한국, 대만, 일본보다 높은 편”이라며 “우리나라 IT 산업 구조는 대기업 내지 하드웨어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100대 기업 분석에서 나타났듯이 IT 산업 생태계의 약점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SW관련 산업 분야에선 미국이 과반수에 가까운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는 가운데, IT서비스 부문에선 인도가, 인터넷 서비스 분야에선 중국이 그 뒤를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김 수석은 “우리나라의 경우 IT 서비스 산업에서 의미있는 비중을 차지할 뿐 인터넷 서비스와 SW산업은 글로벌 기업들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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