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등 일본 부품 업체들, 화웨이 부품의 30% 가까이 공급
오는 15일 발효되는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로 인해 일본 부품업체의 타격이 가장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0일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미 상무부의 화웨이 제재로 인해 화웨이에 연간 수백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부품 조달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달 발표된 미 상무부 조치는 기업들이 화웨이에 미국산 장비나 디자인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만든 반도체를 제공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칩 설계자는 미국에서 만들어진 전자 설계 자동화 도구를 주로 사용하며, 첨단 반도체 제조 설비에서는 미국 기술이 접목된 칩 제조 기어가 일반적이다.
이번 금지 조치가 화웨이가 외부 공급업체를 통해 스마트폰과 기지국의 중요 부품을 조달받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지만 그 영향은 화웨이를 넘어 확산될 것이 확실시된다. 화웨이는 지난 분기 처음으로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위를 기록하며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30%를 넘겼다.
영국 리서치업체 옴디아의 미나미카와 아키라 이사는 "일본, 대만, 한국 기업이 화웨이에 연간 약 264억 달러 규모의 부품을 공급하는 것으로 추산한다"면서 "화웨이의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그 사업은 좌초될 것"이라고 말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화웨이 제재로 인해 화웨이 부품의 30% 가까이를 공급하는 일본 업체들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내다봤다. 소니만 해도 매년 수십억 달러 어치의 스마트폰 이미지 센서를 중국 업체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화웨이로부터 연간 5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만의 팹리스 반도체 기업인 미디어텍은 매년 화웨이와 5억 달러 상당의 사업 관계를 맺고 있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주요 메모리 구매업체 중 하나이기도 하다. 화웨이 제재에 따른 충격은 배터리 및 회로기판과 같은 다른 부품의 공급자들에게도 파급될 수 있다.
화웨이는 대안으로 중국산 칩을 앞다퉈 조달했는데,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중국 최대 반도체 업체인 SMIC에 더 많은 생산을 아웃소싱하고 있다.
그러나 워싱턴은 이 경로를 단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무역 블랙리스트에 SMIC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MIC는 다른 칩 제조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미국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한편, 미 상무부는 화웨이 금지에 대한 면제를 허용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소니는 중국 업체에 매각 허가를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SK하이닉스도 이 옵션을 저울질하고 있다. 미디어텍은 닛케이에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 국제무역법 전문가인 이타바시 가나씨는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허가를 받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부품 공급업체는 화웨이와의 완전 차단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대체 구매자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제조사인 재팬디스플레이가 오포, 샤오미, 비보 등 다른 중국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에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 경쟁업체들은 화웨이의 어려움을 납품업체들을 이기기 위한 기회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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