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브로드컴의 요청에 따라 맞춤형 HBM4 개발
삼성전자, HBM3E 공급 지연 속 HBM4 개발 가속화
TSMC, 패키징 투자 강화, SK와 협력, HBM4 개발 주력

반도체칩 이미지(사진=픽사베이)
반도체칩 이미지(사진=픽사베이)

[애플경제 정한빈 기자] 적층 기술 경쟁이 치열한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 최근엔 기존 HBM3E 라인업을 뛰어넘는 HBM4 경쟁이 치열하다. 그 중심에 엔비디아의 '블랙웰'이 있다. 이를 본격 출시하기 위해선 발열 해소나 적층기술이 한층 뛰어난 HBM4기술이 필수적이다.

CES 2025에서 최종현 SK그룹 회장을 만난 젠슨 황은 "(SK 등 납품기업들이) 좀더 기술개발 속도를 빠르게 해주면 좋겠다"며 사실상 HBM4와 같은 차세대 기술 개발을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특히 엔비디아를 주 고객으로 둔 SK하이닉스, 그리고 엔비디아 협력업체를 시도하는 삼성전자 등 업계의 경쟁이 새삼 가열되고 있다. 또한 이 와중에 TSMC 역시 HBM4 개발을 위해 SK하이닉스와 협력하는 한편, 패키지 분야 투자도 대폭 늘려갈 전망이어서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HBM3E 12단의 엔비디아 퀄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칩 ‘블랙웰’ 출시가 기술적 문제로 지연되면서 삼성은 HBM3E 성능 개선 및 테스트 통과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게 됐다.

이와 동시에 삼성전자는 HBM4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HBM4는 기존 제품 대비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되며 10나노급 6세대 ‘1c D램’을 탑재해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개선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브로드컴과 HBM4 공급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브로드컴으로부터 차세대 HBM4에 대한 대량 공급 요청을 받았다. 브로드컴은 AI 맞춤형 반도체 XPU를 개발하며 AI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는 주요 반도체 설계 업체다.

SK하이닉스는 브로드컴의 요청에 따라 맞춤형 HBM4를 준비하고 있으며 TSMC 파운드리를 활용해 3나노 공정을 적용할 계획이다. HBM4의 품질을 20~30%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빠르면 2025년 3월 시제품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특히 TSMC는 2025년 패키징 기술 투자 금액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려 첨단 후공정 기술인 ‘CoWoS’ 3D 패키징을 강화할 계획이다. TSMC는 SK하이닉스와의 협력을 통해 HBM4의 핵심 부품인 베이스 다이를 설계·생산해 HBM4 개발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또한 SK하이닉스는 HBM4 샘플을 빠르면 올해 6월 엔비디아에 출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브로드컴과 엔비디아 두 주요 고객사에  HBM4 공급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엔비디아의 블랙웰은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이었으나 칩 간 연결 결함 및 발열 문제로 인해 일정이 연기됐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에게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블랙웰 지연을 활용해 HBM3E의 테스트 통과와 HBM4 개발을 서두르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이미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하면서 브로드컴 등 다른 고객사의 요청에 대응하며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앞으로 HBM4를 둘러싼 패키징 기술 경쟁이 반도체 산업에 큰 영향을 줄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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