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공익광고협회 이사장 우진성(吳進生, 가운데)
대만공익광고협회 이사장 우진성(吳進生, 가운데)

[애플경제 Adela Lin 타이페이 특파원] 

세계 각국이 첨단 과학기술을 이용, 보이스피싱 범죄를 단속하는 사이, 대만 민간단체 및 범죄 관련 학자들은 ‘피해자에서 대항자’로 시민들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보이스피싱에 시민 스스로 적극적으로 대항, 보이스피싱 조직이 쉽게 범죄를 못 지르게 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범죄 비용도 증가시키자는 것이다. 

신임 대만 행정원장인 주룽타이(卓榮泰·Premier Cho Jung-tai)는 20일 정식 취임에서 "새 내각은 보이스피싱 척결을 통해 정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궈위(韓國瑜, Legislative Yuan President Han Kuo-yu)를 만난 자리에서 날로 만연하는 보이스피싱 사기에 시민들의 혐오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국회가 조속히 “사기방지 4법”을 통과, 범죄집단이 ‘사기를 치고 싶어도 감히 못 할 수 없고, 사기 행위를 처벌하고, 불법적으로 획득한 돈을 사용할 수 없게’하겠다고 강조했다. 대만 행정원은 이달 초 '사기범죄 피해방지에 관한 조례’, '과학기술수사 및 보장 법’, '통신보장 및 감독 법'의 일부 수정 초안 및 '자금세탁방지법' 개정 초안을 입안한 바 있다. 

대만 법무부 관계자는 인터넷 관련 범죄가 증가함에 따라 사기범죄를 처벌하기 위해 신흥 과학기술을 이용해 처벌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GPS 위치 추적 기술을 이용, 실시간 범죄차량 위치 및 이동 경로를 파악할 수 있으며, 인터넷전화 추적 기술로, 사기 범죄에 사용된 번호 차단 및 추적해 체포할 수 있다. 또한, 디지털 추적 기술로, 범죄에 사용된 실제 IP와 사용자를 확인할 수 있어, 잠재적 피해자를 사전에 구할 수 있다. 

우춘청 국회의원(吳春城, Legislator Wu Chun-cheng)은 행정원이 사기범죄 근절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후가 아닌, 그전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와 시민이 여러 방면으로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면서, 새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할 결심을 시민들에게 적극 알리고, 위에서부터 아래로 체계적이고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이스피싱은 대만 시민들의 가장 답답하게 생각하는 민생문제 중 하나이기 때문에, 시민 복지 차원에서 각계와 협력, 보이스피싱 근절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법안 시행까지는 일정 시간이 소요되기에, 대만공익광고협회(Taiwan Advertising Council), 대만광고주협회(Taiwan Advertisers’ Association) , 국제광고협회 타이베이 사무소(International Advertising Association Taipei Chapter)  등 총 14개 단체와 기관들은 시민들의 사기범죄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지난 5월 16일 14개 공공협회 대표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갖고, 보이스피싱 사기범죄 대항에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사진: 대만공익광고협회]
지난 5월 16일 14개 공공협회 대표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갖고, 보이스피싱 사기범죄 대항에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사진: 대만공익광고협회]

대만공익광고협회 우진성 이사장(吳進生, Taiwan Advertising Council Chairman Johnson Wu)은 “사기범죄 근절을 위해서 보다 새로운 사고가 요구된다”라고 말한다. 그는 보이스피싱 전화를 바로 끊기보다 그들과 대화를 일정 시간 끄는 등 적극적으로 대항하라고 제안한다.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단이 한 시간에 120통의 전화를 걸었다면, 이제는 12통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는 것이다. 또한, 보이스피싱 관련 제보자에게는 보상금 지급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랫동안 사기범죄 근절에 힘써온 가오웨이방 박사(高為邦, Kao Wei-pang)는 ‘사기 전화를 바로 끊지 말고, 보이스피싱 범죄가 손해 보는 장사가 되게 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은 경우, 범죄조직이 입금을 요구하는 계좌번호 및 자료를 얻어, 경찰에 제보하자는 것이다. 또한, 제보자에게는 포상을 통한 독려를 통해, 점차 사기 범죄조직의 운영 비용이 증가하고, 범죄를 저지르기 어렵게 만들자는 논리이다. 

밍추안대학 범죄예방학 부교수 린샤오판(林少凡, Leo Lin, assistant professor at Ming Chuan University’s Department of Criminal Justice)은 보이스피싱은 세계적 이슈로, 각국이 이 문제에 모두 집중하고 있다고 말한다.  작년 세계 각국의 사기범죄로 인한 재산상 손실이 꾸준히 늘고 있다. 미국 인터넷 사기 범죄 피해액은 125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재작년 보다 22% 늘어난 것이다. 일본의 경우 441억엔, 영국 23억 파운드, 대만은 88억 대만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 규모였다. 

대만 행정원은 Global Anti-Scam Alliance의 자료를 인용, 2023년 각국의 평균 사기범죄 피해액이 싱가포르가 4,031달러로 가장 높고, 한국 1,390달러 20위, 대만이 1,200달러로 23위라고 밝혔다. 

대만 경찰청(National Police Agency)은 작년 사기범죄로 적발한 금액은 93.79억 대만달러, 전년 대비 75% 증가했으며, 1,909 건을 해결했다. 사건 수 역시 29% 늘었다. 

형사경찰국(Criminal Investigation Bureau)은 특별히 딥 페이크 범죄에 대한 시민들의 경각심을 요청했다. 미국 투자 귀재 워런 버핏마저 범죄에 이용된 자신의 얼굴과 목소리가 어떤 게 진짜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던 것처럼, AI 발전은 최근 주목받는 기술이지만, 범죄자 손에 오용된다면 글로벌 사회의 안정과 평형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대만 경찰국에 접수된 사건 중, 아직까지 딥 페이크 영상을 이용한 사기 신고기록은 없다. 다만, 이미지나 음성을 변조한 사례는 발생하기 시작했다. 형사경찰국은 AI 기술이 생활에 혁신적인 편리함을 가져다줬지만, 이를 악용한 불법적 행위가 더 쉬워졌다고 평가했다. AI 시대에는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영상통화로 입금을 요구하는 등의 사기범죄를 피하기 위해, 사전에 가까운 지인들과 암호를 정하거나, 영상통화 상대방에게 손이나 머리를 흔들어 볼 것을 요구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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