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빅테크 기업에 대한 미국 반독점 규제 이슈
단기 차익실현 빌미로 작용... 중요한 것은 기업의 성장, 펀더멘털
블루웨이브가 현실화되면서 바이든과 민주당이 주장했던 법인세 인상과 빅테크 규제 강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11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9.28포인트(0.29%) 하락한 31,008.69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5.07포인트(0.66%) 내린 3,799.61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5.54포인트(1.25%) 떨어진 13,036.43에 장을 마쳤다.
이에 블루웨이브 현실화에 따른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차익실현 빌미가 될 수 있지만, 장기적 상승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1월 5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에서 민주당 : 공화당=50 : 50 득표로 상원의장인 부통령이 캐스팅보트 행사 권한을 갖게 되며 사실상 민주당이 다수당이 됐다. 이로써 블루웨이브(백악관, 상·하원 모두 민주당 장악)가 현실화됐는데, 블루웨이브가 된 것은 지난 오바마정부 초기 2008~2010년 이후 처음이다.
민주당이 미 의회의 패권을 쥐게 되면서 민주당이 향후 법안과 정책이 거침없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공약으로 법인세 최고 세율을 21% → 28%로 인상을, 민주당은 빅테크 기업에 대한 반독점 규제 강화를 주장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20일(현지시각) 미국 법무부는 검색 시장 독점에 관한 이슈로 구글에 대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12월 9일(현지시각) 미 FTC는 페이스북에 대해 경쟁 기업 인수 건으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12월 16일(현지시각) 미 10개 법무장관들은 구글의 인터넷 광고 시장의 경쟁을 저해했다는 이유로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제소했다. 페이스북(2위)에 편익을 주는 대가로 구글(1위)과 경쟁하는 광고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도록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SK증권 이재윤 연구원은 12일 보고서를 통해 “지난 12월 16일(현지시각) 구글은 지난 10월 검색 시장에 이어 광고 시장에서도 반독점 규제 위반 혐의로 피소됐다. 비록 민주당이 빅테크에 대한 규제 강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바이든 정권 초기에는 강력한 규제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미국 경제가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고용을 안정시키고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빅테크 공격은 불리한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법인세 인상 우려에 대해 경기가 둔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 바이든 캠프 선거 자금 모금 당시 전 구글 회장인 에렉 슈미트가 상당한 기여를 했다.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된 해리스 부통령도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 자폴스키 아마존 법무총괄 등과 친분이 있다.
미국의 실업률은 코로나19 여파로 작년 4월 14.7%까지 상승. 전년대비 GDP 성장률도 지난 2분기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실업률은 회복세이나 지난 12월 6.7%로 여전히 코로나19 이전보다 높은 상황이다. 게다가 1월 들어 미국 내 코로나 확진자 수가 최고치를 경신하며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중국과의 경제 패권 다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의 빅테크의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빅테크에 대한 강한 규제는 힘들 것이다. 강력한 반독점 규제 소송이 이어져도 ▲ '반독점 면제(ATI)'로 피할 가능성 ▲ 최악의 경우인 기업분할에도 주가의 장기 하락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과거 반독점규제 제소에 휘말렸던 기업 중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은 ATI로 반독점규제를 빠져나간 경험이 있다. 또 스탠더드 오일이나 AT&T 등 과거 사례에서 봤듯 기업분할을 하더라도, 업황이 긍정적이라면 주가 하락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법인세가 인상되더라도, 테크‧플랫폼 산업의 추세적 성장으로 인한 실적 개선을 멈추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애플의 경우, 블루웨이브 소식 직후 급락했지만, 앱스토어 매출 급증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이내 주가가 회복됐다. 이에 이번 빅테크 기업의 실적 발표에 주목해야 한다고 이 연구원은 강조했다.
한편, 애플(1월 28일), 아마존(1월 29일), 알파벳(2월 3일), 페이스북(1월 28일)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