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자산규모 90억 달러 넘기며 광풍
거래량 처리속도와 높은 수수료, 유동성, 보안 등의 문제는 넘어야 할 산 
크립토닷컴&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디파이 리포트

디파이(DeFi)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디파이란 탈중앙화 금융(Decentralized Finance)의 약자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불필요한 중개자 없이 누구나 손쉽게 대출, 거래, 투자 등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기존의 금융서비스와는 달리 약정기간도 없고, 공인인증서와 같은 본인인증 과정도 필요 없다. 가입과 탈퇴도 자유로워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디파이 내 총 예치자산. (제공=크립토닷컴‧보스턴 컨설팅 그룹)
디파이 내 총 예치자산. (제공=크립토닷컴‧보스턴 컨설팅 그룹)

디파이 정보사이트 디파이펄스에 따르면 지난해 디파이 플랫폼에 예치된 총 예치자산((TVL,Total Value Locked) 규모는 80억 달러(약 9조 2천9백억원)로, 디파이 등장 직후 무려 1500%나 상승했다. 9월 18일 현재 90억 달러(약 10조 5천2백억원)를 돌파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크립토닷컴과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은 '디파이의 급상승: 금융서비스의 기회와 위험'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미국 시장정보업체 그리니치 어소시에이츠(Greenwich Associates)에 따르면 2017년 글로벌 전 금융업권에서 17억 달러를 블록체인 개발에 투자했지만 비트 코인의 변덕스러운 세계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면서 "규제가 절실히 요구되고, 유동성도 낮아 기존 기업의 활용도도 낮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통적인 금융에 대한 디파이의 도전은 사회 경제적 발전의 맥락에서 고려해야 한다”면서 “전통 금융을 넘어서기 위해서 몇 가지 중요한 개선점이 있다”고 말했다. 

먼저,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없는 느린 속도를 꼽았다. 비자카드가 초당 2만4000건의 거래를 처리하는 반면 디파이에 주로 쓰이는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초당 15건의 거래만 처리할 수 있다. 높은 수수료도 문제다. 시장 변동성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3월 12일 수수료는 4배까지 올랐다. 이체 같은 일반적인 거래는 1달러를, 보다 복잡한 거래에는 10달러까지 수수료를 내야했다.

또한 디파이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시가총액 2750억 달러인 전체 암호화폐 시장과 비교할 때 비중(올 9월 현재 약 90억 달러)은 여전히 작다. 디파이에 있어 가장 큰 결점은 뭐니 해도 보안 문제다. 올해 2월 디파이 대출 프로토콜 bZx가 두 차례의  외부 데이터 조작을 통한 '오라클 공격'을 통해 약 1백만 달러의 손해를 입은 바 있다. 보고서는 “대부분의 자금을 해커들로부터 돌려받았다고는 하나 2020년까지 디파이에서 약 2900만 달러가 해킹당했다”면서도 “그러나 디파이에 대한 공격 덕에 개발상의 결함이 드러나면서 향후 프로젝트가 유사한 실수를 범할 가능성을 줄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감사, 버그 바운티, 오픈소스 약정과 커뮤니티 주도의 보안 접근방식은 디파이에 대해 새로운 레벨의 신뢰를 더해줄 것”이라며, “정부도 자산에 대한 규제를 시작할 것이며, 이는 법적 매개 변수 안에 머무는 전통적인 투자자들에게 환영받는 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분산형 금융 스택. (제공=크립토닷컴‧보스턴 컨설팅 그룹)
분산형 금융 스택. (제공=크립토닷컴‧보스턴 컨설팅 그룹)

디파이의 유동성을 촉진하는 해결책에 대해서 보고서는 “유동성 시장은 사용자 기반을 증가시켜 서로 다른 블록 체인과 디파이 디앱 간에 마찰 없는 전송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용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개발자들이 이더리움 버전 2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업그레이드된 인프라를 도입함으로써 매매와 용량의 속도에서 상당한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전망했다.

따라서 디파이 산업이 지적된 개선점을 보완하면 향후 전통 금융시장의 한계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무엇보다 디파이를 활용하면 불필요한 중개자 없이 누구나 손쉽게 금융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이러한 접근성 때문에 특히 전통적인 금융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 신흥 경제국에 적합하며, 잠재적으로 신용 및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디파이 대출의 경우 돈을 빌려주는 사람과 빌리는 사람 사이에 중개인이 없기 때문에 돈을 빌려주는 사람이 더 많은 이자를 챙길 수도 있다. 또 많은 기능을 자동화함으로써 비용을 낮추고, 보안과 개인정보보호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 기존 전통기관이 갖고 있던 신뢰를 블록체인 기술로 일부 이전시켜 신용위험도 제어하며, 의사결정에 관한 민주주의를 촉진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보고서는 "디파이가 적금, 결제 등 보편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통해 빈부격차를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며 "금융투자기관들과 중앙은행, 가상자산 커뮤티니가 함께 힘을 모아 정치적으로 기술적으로 탄력적인 차세대 금융 솔루션을 구축하는 것을 장려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연유로 디파이가 마냥 거품만은 아닐 것이라며 "세계화가 진행되고 비즈니스 생태계가 차세대 비즈니스 모델로 이동함에 따라 공유 거버넌스 및 분산화를 기반으로 한 디파이같은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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