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PEX, 생산 라인·물류·생활 서비스 현장에서 활용 가능하도록 설계
“특정 기업용 아닌 공통 플랫폼으로 데이터 공유하며 발전 속도 높일 것”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한국형 AI 휴머노이드 케이팩스(KAPEX)로 국가 AI 경쟁력을 높이고, 산업과 연구 현장에 활용할 전략이 본격화됐다. 테슬라, 유니트리 등 세계 주요 기업들이 AI 휴머노이드 개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은 독자적인 기술과 데이터 기반 생태계를 중심으로 피지컬 AI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KAPEX는 사람처럼 두 팔과 다리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주변 환경을 스스로 살펴 상황에 맞게 행동할 수 있다. LG AI연구원의 엑사원(EXAONE) 언어 모델을 탑재해 말·눈·손의 감각 정보를 한꺼번에 처리하며, 공장이나 물류 현장, 가정 등 다양한 환경에서 실제로 일을 수행할 수 있다.
산업과 일상에서 활용 가능한 한국형 휴머노이드
KIST와 LG전자, LG AI연구원이 함께 만든 KAPEX는 국내 최초 한국형 AI 휴머노이드 플랫폼이다. 단순 시연용 로봇이 아니라, 실제 생산 라인과 물류, 생활 서비스 현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핵심 부품인 고출력 전신 액추에이터는 90% 이상 자체 기술로 제작됐다. 이를 통해 손가락으로 나사를 조이거나 물건을 잡는 등 미세한 동작도 정밀하게 수행할 수 있다.
로봇은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시각·촉각·언어 정보를 통합 처리하는 VHLA(Vision, Haptics, Language, Action) 모델과 체화 학습 구조를 활용해 배운 행동을 가상 시뮬레이션에 반영하며 지속적으로 학습한다. 새로운 환경에도 빠르게 적응하고, 여러 대가 동시에 협업할 수 있는 구조도 갖췄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AI 휴머노이드는 AI, 로봇, 반도체, 소재 기술이 결합된 융합 기술의 결정체”라며 “머지않아 공장, 물류창고, 가정에서도 사람과 함께 일하는 로봇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용 플랫폼으로 확장, 피지컬 AI 생태계 구축
KIST와 LG전자는 KAPEX를 특정 기업용이 아닌 공용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이 데이터를 공유하며 학습 효율을 높이는 생태계를 만들고, 기술 발전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오상록 KIST 원장은 “공통 플랫폼에서 데이터를 모으면 기술 발전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개와 함께 열린 제2차 과학기술 AI 전략대화에서는 AI가 연구 설계, 결과 예측, 논문 작성까지 수행하는 AI 연구 동료(AI Co-Scientist) 시대가 가까워졌다는 전망도 나왔다. 서울대 석차옥 교수는 “AI 휴머노이드와 과학기술 AI가 결합하면 산업 생산성과 연구 방식을 새롭게 바꿀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이달 말 발표할 과학기술 AI 국가 전략에 휴머노이드 학습 생태계, AI 연구 동료 플랫폼, 바이오·소재 등 핵심 분야 AI 융합 연구 확대를 포함할 예정이다. 배 부총리는 “AI 휴머노이드는 단순 효율 향상을 넘어 연구 방식 자체를 바꾸는 혁신 동력”이라며 “연구와 산업 전반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