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사노피·쥴릭파마와 연이은 협력
세포독성항암제 글로벌 시장 공략 본격화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국내 제약사 보령이 글로벌 항암제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노피와의 오리지널 항암제 ‘탁소텔’ 글로벌 비즈니스 인수에 이어, 쥴릭파마와 세포독성항암제 ‘알림타’의 동남아시아 공급을 위한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전환에 나선 것이다.
보령은 지난 9월 글로벌 바이오제약기업 사노피와 유방암 치료제 ‘탁소텔(성분명 도세탁셀)’의 글로벌 비즈니스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1억7,500만 유로(약 2,878억 원)에 달하며, 인수 범위는 한국, 중국, 독일, 스페인 등 19개국의 판권과 유통권, 허가권, 상표권 등을 포함한다.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보령 예산 캠퍼스에서 생산을 시작하고, 직접 글로벌 시장에 유통할 예정이다.
도세탁셀은 WHO 필수의약품으로 지정된 핵심 항암 성분으로, ‘탁소텔’은 그 오리지널 제품이다. 유방암, 전립선암, 위암, 두경부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 사용되며 글로벌 항암 치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보령은 이번 인수를 통해 세포독성항암제 분야에서 오리지널 제품을 직접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어 10월에는 아시아 헬스케어 솔루션 전문기업 쥴릭파마와 오리지널 세포독성항암제 ‘알림타(성분명 페메트렉시드)’의 동남아시아 지역 공급을 위한 CDMO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보령은 2027년부터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캄보디아, 미얀마 등 7개국에 알림타 주사제를 공급한다. 생산은 EU-GMP 인증을 받은 예산 스마트팩토리에서 진행되며, 계약 기간은 5년이다.
보령은 이번 협력으로 세포독성항암제 분야에서 글로벌 공급 스페셜리스트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주요 제약사의 생산 축소로 인해 항암제 품절과 공급 지연이 잦아지고 있는데, 보령은 자사 생산 인프라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며 신뢰도 높은 파트너로 평가받고 있다. 김성진 보령 CSO는 “CDMO 사업은 단순한 외형 확장이 아니라 이익 구조의 질을 높이는 전략적 사업 모델”이라며 “보령은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세포독성항암제의 안정적 공급자로서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령은 이미 2021년 젬자, 2022년 알림타 등의 국내 사업권 인수를 통해 오리지널 항암제 내재화와 제형 개선을 추진해 왔다. 이번 사노피, 쥴릭파마와의 연이은 협력은 이러한 경험을 확장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높이는 기회가 되고 있다. 김정균 보령 대표는 “보령은 단순한 항암제 인수를 넘어, 내재화와 제형 혁신, 병용 전략 개발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며 “글로벌 무대에서 오리지널 항암제를 직접 생산·유통하는 전문 제약사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