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협력업체 직원들 구금…해외 직접투자 안정성 위협
미 현지 법·제도 리스크 부각, 신규 투자나 수주 경쟁에도 영향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해외 사업장에서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맞았다. 현대차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미 이민당국에 의해 구금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에 글로벌 배터리 산업을 주도해온 기업들은 향후 공급망 안정성과 현지 대응 능력을 고민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전기차 전환 흐름 속에 성장해온 배터리 산업은 기술력 외에도 이처럼 복합적인 과제가 많다는 사실을 이번 사건은 드러내고 있다.
해외 구금 사태, 운영 부담으로 직결
이번 사건은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글로벌 생산 거점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현지 직원이 법적 문제로 구속되자 기업 이미지와 공장 운영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단순한 법률 문제를 넘어, 한국 배터리 기업 전체의 운영 체계와 현지 대응 역량을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북미, 유럽, 동남아 등에서 대규모 생산 기지를 운영하며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확대해왔다. 특히 미국과 유럽 완성차 업체들과 합작법인을 세워 대규모 투자를 이어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태는 현지 직원 관리와 법적 대응, 정부 협력 구조까지 기업이 직접 챙겨야 할 과제가 많다는 점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개별 기업 문제로만 보지 않는다. 한국 배터리 산업 전체의 신뢰와 직결되는 사안으로 받아들이며, 장기적으로 신규 투자나 수주 경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한다.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법·제도 리스크 상존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지난 10년간 급성장을 이어왔다. 전기차 시장 확대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는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와 협력하며 생산 거점을 빠르게 늘렸다. 그러나 사업 규모가 커진 만큼, 법적·제도적 변수도 확대됐다.
현지 법과 제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 작은 사건도 큰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노동자 구금 문제는 단순한 노무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과 법 집행 문제까지 얽혀 있어 본사의 대응 능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사안이다. 이번 사건은 기술력만으로는 글로벌 시장을 지킬 수 없으며, 현지 사회와 신뢰를 어떻게 쌓느냐가 경쟁력 핵심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공급망 차질, 전기차 산업까지 영향 가능
배터리는 전기차 산업에서 핵심 부품이다.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하면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사태가 계속되면 현지 공장의 생산 일정과 신규 투자 계획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특정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전기차 공급망 전체의 위험 요인으로 확대될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현지 사회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법적·제도적 대응 체계를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공장을 세우고 일자리를 늘리는 것만으로 안정적 운영이 보장되지 않으며, 현지 정부와 문화적 소통까지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국가 전략 산업으로, 수출과 고용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해외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기업 혼자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외교적 지원과 제도적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으로 한국 배터리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기술 개발과 투자 확대뿐 아니라 글로벌 경영 리스크 관리, 현지 신뢰 구축, 공급망 안정성 확보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이번 사건은 이러한 과제를 극명하게 드러내보인 계기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