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딥러닝으로 패치 테스트 혁신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최근 글로벌 뷰티 기업 아모레퍼시픽이 발표한 인공지능(AI) 기반 피부 자극 자동 진단 기술이 IT·AI 업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딥러닝 객체 탐지 알고리즘인 YOLOv5x를 활용해 패치 테스트 이미지를 분석하고 피부 자극 반응을 자동으로 분류하는 모델을 구현한 것이 핵심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총 8만 3629건에 달하는 피부 이미지 데이터를 학습시켜 전문가 수준의 판별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히 1312건의 평가 데이터와 1536건의 검증 데이터를 거쳐 실제 측정된 정확도는 98.3%에 달했으며, 자극 점수 0(무자극)에 대한 민감도는 99.7%라는 압도적인 성능을 입증했다. 이는 AI가 단순 반복 학습을 넘어 안전성 평가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전문가의 눈을 대신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풀이된다.

기존 패치 테스트는 전문 평가자의 주관적 판정에 크게 의존해 일관성 확보가 과제로 꼽혀왔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이 개발한 AI 모델은 편차를 최소화하고 신뢰성 있는 데이터 기반 진단을 가능케 하며, 피부 안전성 평가 전반을 보다 빠르고 객관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이번 성과는 단순히 화장품 연구 개발에 국한되지 않는다. 생활용품, 의약외품 등 다양한 산업에도 피부 자극 판정 기술을 확장 적용할 수 있으며, 글로벌 안전성 규제 대응과 임상시험 자동화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모레퍼시픽 R&I 센터는 “AI 기술 접목을 통해 연구 생산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고,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차세대 안전성 평가 플랫폼 구축을 이끌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가 IT와 AI 기술이 화장품 산업의 경계를 넘어 안전성 평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사례라 평가한다. AI가 단순히 효율성을 보조하는 수준에서 나아가, 연구 프로세스 자체를 재정의하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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