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 위한 AI 기반 제어 기술 부상
LG전자, 사우디에서 고온 환경 맞춤형 공조 시스템 시험 돌입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AI 기반 냉난방제어 기술이 고온 환경에서도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기후 변화로 혹서지의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냉방 강도를 조절하는 지능형 HVAC(Heating, Ventilation and Air Conditioning) 솔루션이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LG전자는 최근 사우디 리야드에서 부산대학교, 킹사우드대학교, 셰이커 그룹과 함께 혹서지 특화 HVAC 기술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에 착수했다. 고온건조한 사막과 고온다습한 열대 지역 등 현지 복합 기후 조건을 반영해 AI 제어 기술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과 가정용 공조 제품을 실제 환경에 설치하고, 운전 데이터를 수집해 AI 기반 제어 기술의 성능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연구 대상은 LG전자의 시스템 에어컨 ‘멀티브이 아이(Multi V i)’다. 이 제품에 탑재된 AI 엔진은 실내외 온도와 재실 상태를 인식해 냉방 출력을 자동 조절하고, 사람이 없을 경우 절전 모드로 전환해 에너지를 절감한다. 단순한 설정 기반이 아닌 상황 인지형 제어가 특징이다.
셰이커 그룹은 제품 설치와 운영을 맡고, 부산대와 킹사우드대는 시험 환경 구성과 데이터 분석을 담당한다. 실험은 사우디 현지 환경을 그대로 반영해 AI 기술의 실제 효과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LG전자는 이미 한랭 지역을 대상으로 한 히트펌프 기술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알래스카, 노르웨이, 중국 하얼빈 등지에서 관련 실증을 해왔으며, 이번에는 혹서지 대응 기술로 연구 영역을 넓혔다.
또한 LG전자는 북미, 유럽, 인도 등 5개 지역에 에어솔루션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HVAC 아카데미는 43개국 65개 지역에서 매년 약 3만 명의 기술 인력을 교육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역 맞춤형 기술 지원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온이 1~2도만 올라가도 냉방 에너지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며 “기후대별 제어 기술 없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대응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번 협력은 제품 수출이 아닌, 실제 혹서 환경에서 AI 기반 제어 기술을 정밀하게 검증하는 데 목적이 있다. 실사용 데이터를 통해 AI 엔진 알고리즘을 개선하고, 이를 다음 세대 제품에 반영할 계획이다.
또한 킹사우드대학교가 글로벌 민간 기업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사우디 내 기술 기반 협력 모델 확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