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화웨이와 경쟁하기 위해 ‘중국 전용’ 칩, 정공법
엔비디아, 대중제재 회피 낮은 품질 칩? “아예 철수” 결정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중국 시장을 둔 양대 글로벌 AI칩 기업인 엔비디아와 AMD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는 28일 “중국 내 사업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선언했다.
반대로 AMD는 미국 규정을 준수하면서도, 사실상 엔비디아의 빈자리를 메꾸기 위한 ‘중국 시장 전용 칩’이라고 할 ‘Radeon PRO’ 워크스테이션 GPU를 출시했다. 이를 통해 나름대로 중국 AI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엔비디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제재 등으로 최대 시장인 중국 내 사업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선언했다. 반면에 AMD는 트럼프의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중국 수준의 AI칩’을 별도로 개발, 대응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무엇보다 화웨이와의 경쟁 심화와 미국의 대중제재로 인해 중국 AI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했다. CEO 젠슨 황은 “미국 정책, 특히 대중 확산 제재를 고려하면, 이 상황에서 우리가 갈 길이 멀다”면서 “그렇다고 중국 당국의 현지 본사 시설에 대한 압류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엔비디아는 이날 GPU 수익 감소분을 제외하면, 예상을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올려 주가가 5.5%나 올랐다. 그러나 이날 실적 발표 후 젠슨 황은 “중국 AI 시장에서 더 이상 경쟁하지 않겠다”고 사실상 철수를 선언했다.
AMD, Radeon AI PRO R9700의 축소판 예상
그러나 AMD는 이러한 엔비디아의 상황을 활용, 워크스테이션 GPU 제품으로 중국 AI 시장을 뚫고 있다. 미국의 규제 속에 중국에선 엔비디아 등을 대체할 만한 기술을 갖춘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화웨이가 대표적이다. 그런 가운데 AMD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AI 칩을 개발, 정공법을 택한 것이다. 이는 “AMD가 중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대만의 디지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AMD는 ‘RDNA4’ 기반의 ‘Radeon AI PRO R9700’ 워크스테이션 GPU를 중국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또한 비교적 저렴한 가격과, 가용성, 그리고 안정적인 공급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 워크스테이션급 GPU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아직은 엔비디아에 비해 AMD는 중국 시장에서 영향력이 훨씬 적다.
그러나 중국 내 서방기업의 AI 칩 옵션은 화웨이와 같은 국내 경쟁사보다 크게 뒤처지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 평가다. 이는 AMD나 엔비디아와 같은 업체들이 중국 기술 대기업에 이 칩을 판매하는게 쉽지 않을 것임을 예상하게 한다.
엔비디아 中시장 철수, 화웨이의 영향이 가장 커
미국의 규제로 인해 중국 시장에 고성능 칩을 판매하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해짐에 따라, 앞으로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은 훨씬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게다가 화웨이와 같은 국내 경쟁사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엔비디아나 AMD는 난관에 봉착한 것이다. 이에 엔비디아는 시장 철수를 결행했고, AMD는 중국 맞춤형 AI칩이란 상반된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AI 정책 외에도, 엔비디아가 중국 AI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한 결정은 화웨이의 영향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제재로 중국 AI 시장에서 거리를 두어야 했고, 이는 화웨이에 엄청난 기회를 가져다주었다. 화웨이는 이 틈을 타 자체적으로 고급 Ascend AI 칩을 출시했다. 이 칩은 시중 최고급 칩 중 하나인 엔비디아 H100 AI 가속기와 동등한 성능을 자랑할 정도다.
반대로 엔비디아로선 대중제재를 피하기 위해 GDDR7과 같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술을 통합한 제품을 출시할 수 밖에 없다. 이는 화웨이가제공하는 칩에 미치지 못할 수 있으며, 이는 회사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결국 중국 시장에선 더 이상 승부를 가릴 만한 상황이 못된다고 해서 철수를 결행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