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서 작업자 공격, ‘몸을 뒤틀고 발로 차며 덤벼들기도’
中 유니트리 제조 로봇 ‘H1’, 또 다른 로봇은 축제장에서 난동
“앞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안전할까” 회의적 시각 유발
[애플경제 이지향 기자] 휴머노이드가 점차 상용화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에선 두 발로 걷는 인간형 로봇이 공장 작업 중 난동을 부리며, 작업자를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앞서 역시 중국에선 한 축제장에 설치된 인간형 로봇이 관중을 공격하는 일도 발생해 ‘휴머노이드 시대’에 대한 회의와 우려를 갖게 한다.
이 사건은 로봇이 갑자기 지각 능력을 갖게 된 걸까. 이에 그렇지는 않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은 ‘휴머노이드’의 본격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로보틱스 산업으로선 경각심을 가질만한 것이다.
이 사건은 최근 X를 통해 해당 영상이 유포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중국의 로봇 전문업체인 ‘유니트리’에서 제작한 두 발 보행 로봇 ‘H1’은 중국 선전에 있는 이 회사의 시험 작업장에서 고장을 일으켰다.
X를 통해 로봇 ‘난동’ 영상 널리 유포
영상을 보면 H1 로봇은 갈고리에 매달려 있고, 그 오른쪽에 두 명의 작업자가 컴퓨터 단말기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작업자들은 로봇을 조종하는 리모컨과 전선 등을 손에 쥐고 있었다. 이때 로봇의 팔이 스르르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대화에 열중하며 미처 이를 몰랐던 작업자 중 한 명이 뒤늦게 로봇의 움직임을 포착했다.
그 작업자는 예기치 못한 로봇의 움직임을 멈추려는 듯 리모컨으로 로봇과 주변 장치를 들어 올렸다. 그러자 로봇이 미친 듯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작업자를 향해 팔을 마구 휘두르고, 발로 걷어차기라도 하듯 펄쩍 뛰며 다리를 들엉올렸고, 몸통을 심하게 비틀며 날뛰었다. 이에 로봇이 앞으로 튀어나오면서, 결국 로봇 장치를 지탱하던 기기(마운트) 전체가 무너질 찰나였다.
몇 초간 이같은 아찔한 상황이 이어지다가, 가까스로 작업자는 마운트를 붙잡았고, 비로소 로봇은 스르르 바닥에 쓰러졌다. 하마터면 다칠 뻔했던 작업자는 조심스레 로봇을 잠시 땅에서 들어 올려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그러나 로봇이 스스로 움직임을 멈춘 것인지, 아니면 프레임 밖에서 다른 개입(인간의 조종)이 있었는지는 불분명했다. 이때 로봇이 다시 후크에 매달린채 공회전하기 시작했고, 작업자는 흠칫하며 물러섰다. 그 순간 해당 영상은 멈췄다.
제조사인 유니트리는 일단 해당 영상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으나, 이는 조작이 아닌 실제 영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유니트리는 아직 영상에서 제기된 명백한 로봇의 오류나 오작동에 대한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축제장서 관중에 ‘돌진’도…각종 ‘소름끼친’ 영상 다수
해당 로봇의 오작동은 그 뿐 아니다. 이미 X의 유니트리 계정에선 여러 컷의 H1의 오작동 관련 영상이 올려져있다. H1이 제멋대로 춤추거나, 공중제비를 하고, 등짝을 발로 차인 후 자세를 바로잡는 등 보는 이에 따라선 ‘소름 끼치는’ 영상들이 줄지어 올려져있다. 물론 H1의 성능을 홍보하는 영상들도 많이 있다. 그러나 이를 본 사용자들은 그 성능에 감탄하기보단, 오히려 불안감을 갖는 경우가 많다.
H1이 물리적 안전 사고를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으로 이미 알려져있다. ‘테크스토리’에 따르면 지난 2월 9일에도 중국 톈진 동계 갈라 페스티벌에서 H1 로봇이 관중에게 덤벼들어 가슴 높이의 장벽 너머로 머리를 박치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영상에 따르면 경비원들이 재빨리 로봇의 축제 조끼를 뒤로 잡아당겨 동작을 멈춰세웠다. 이를 우연한 사고로 규정한 유니트리는 “소프트웨어 설정 또는 센서 오작동으로 인해 발생한 사고”라고 밝히며 “향후 유사한 사고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유야 어떠하든, 인간의 조종과 무관하게 로봇이 이처럼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이며, 심지어 인간을 공격하는 사태까지 이어진데 대한 우려가 높다.
그 사건 이후 다시 이처럼 섬뜩한 인간형 로봇 ‘H1’의 고장으로 인한 난동과 위험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인간형 로봇’ 혹은 장차 ‘휴머노이드 로봇’을 일상 생활에 도입해도 과연 안전할 것인가”라는 회의적 시각이 짙어지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