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가장 먼저 소형 원자력 발전(SMR), 데이터센터 구축
2030년 가동 목표, 엄청난 에너지 소요에 원자력으로 “충분”
재생에너지도 병행…구글을 시작으로 ‘원자력 데이터센터’ 확산 예상

구글은 데이터센터 에너지원으로 소형원자력 발전(SMR)을 도입하기로 했다. (사진=X퓨얼)
구글은 데이터센터 에너지원으로 소형원자력 발전(SMR)을 도입하기로 했다. (사진=X퓨얼)

[애플경제 엄정원 기자] 데이터센터 에너지 문제는 AI시대의 가장 큰 난제이기도 하다. 이에 최근엔 원자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구글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구글은 21일 “카이로스 파워와 함께 데이터 센터에 풍부하고 깨끗하며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소형 모듈형 원자로를 개발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데이터센터에 원자력 에너지를 도입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데이터센터 월드 2025’서 ‘원자력 데이터센터’ 선언

이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월드 2025’에서 구글은 현지 외신들과의 기자회견을 통해 “카이로스 파워와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를 통해 최대 500MW의 원자력 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다”며 그 세부 사항을 설명했다. 이들 외신을 종합하면 우선 미국 에너지부의 ‘첨단 원자로 실증 프로그램’(ARDP)로부터 3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받기로 했다. 2030년까지 첫 번째 SMR을 구축하기로 하고, 2035년까지 부지를 확장할 계획이다.

구글의 청정 에너지 및 탈탄소화 책임자인 루시아 티안은 이날 회견에서 “AI 기반의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대규모 에너지를 확보하는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프로젝트는 전력 수요를 청정 에너지원으로 충족시켜 24시간 연중무휴 ‘탄소 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미 수 년 전부터 구글은 풍력, 태양광 에너지를 적극 구매해왔다. 이른바 RE100 달성을 위해 선두에 서왔다는 평가다. 그러나 최신 생성 AI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이 급속히 보급되면서 전력 소모량도 급격히 늘어났다. 기왕의 재생에너지만으론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이에 우선 착안한게 원자력 에너지다. 또한 “그 뿐만 아니라 지열 에너지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청정 에너지 자산 포트폴리오를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구글은 특히 “풍력이나 태양광 에너지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포트폴리오 전략은 훨씬 더 비용 효율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만약 대규모 원자력 발전소를 새로 지을 경우, 완공 후 가용 에너지 생산 측면에서 실제로 의미있는 에너지 절감 효과를 기하려면, 최대 10년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소형 원자로(SMR)는 그 기간을 훨씬 앞당길 수 있다. 이번에 구글이 구축하고 있는SMR은 일단 10년 내에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데이터센터 이미지. (출처=테크크런치)
구글 데이터센터 이미지. (출처=테크크런치)

‘원자력 데이터센터’ 확산 여부, 사회 여론에 달려

구글은 또 “원자력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급격히 바뀌었다”며 그런 추세 변화에 주목했다. 본래 2022년까지 원자력 발전소는 폐쇄되거나 해체될 예정이었지만, 일부 지역에선 해체된 발전소들이 재가동되고 있다. 재가동 발전소 중 일부에는 새로운 소형 원자로(SMR)도 건설될 예정이다.

구글은 “지난 2년 동안 미국에서 신규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지지가 급증했다. 일부 지역에선 주민들이 매우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일부 국가에서는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수용도가 낮아 지역 주민들의 여론을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구글은 세계 최고의 IT기업이지만, 발전 분야는 사실상 문외한이다. 이에 이 분야 전문업체인 카이로스 파워와 소형 원자로(SMR) 개발 파트너십을 맺게 된 것이다. 카이로스 파워측은 “구글이 미국에서 원자력 에너지와 소형 원자로의 부활을 촉진하고 있다”고 반기면서 “본사는 이미 150MW급 원자로를 개발해 상용화하고 있으며, 이 크기의 모듈을 모아 더 큰 발전 블록을 만들 수 있다”고 자사 기술을 과시했다.

그에 따르면 소형 버전의 초기 SMR 설계는 광범위한 검증과 시험을 거쳤다. 설계가 완료되면 상용화 단계에 들어가기 전에 실제 크기의 유닛을 먼저 제작, 검증하는게 순서다.

애초 카이로스 파워는 “150MW면 데이터센터 시장에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다르다. 구글 등 빅테크들은 적어도 1GW급 데이터센터를 계획하고 있다. 그래서 우선 150MW급 SMR 유닛을 한 곳에 여러 대 배치, 이런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즉, “유닛을 더 많이 배치할수록 ‘규모의 경제’ 효과는 더욱 커진다”면서 “앞으로 AI와 데이터센터 산업이 발달할수록 원자력 산업 혁신이 촉진되고, 데이터센터 에너지가 급속히 원자력으로 대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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