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에너지, 원자재, 물리적 공간, 인프라 비용” 등 한계
전문가 집단, 새삼 우려 목소리 높아 “스토리지 폭증, 해법 시급”
“액체 또는 침지 냉각, HVAC, 장비 재생·재활용” 등 대안도

AMD의 데이터센터. (출처=AMD, 셔터스톡)
AMD의 데이터센터. (출처=AMD, 셔터스톡)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에너지 과다 소모 등 데이터센터의 문제점이 늘 지적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선 가까운 시일에 데이터센터의 존립마저 위협받을 것이란 목소리가 새삼 힘을 얻고 있다.

이런 문제점들을 해소하며 AI기술 발전 등 데이터센터의 설립 목표와 섬세한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골드만삭스 리서치에서 이런 주장이 강하게 제기된데 이어, 전통적인 IT기업인 시게이트(Seagate), 케이던스(Cadence) 등이 잇따라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은 각기 진단과 처방의 방법론에서 약간 차이가 있지만, “지금처럼 임시방편적 대응 전략으론 기업의 발전은 물론, 데이터센터의 존속마저 위협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눈길 끄는 시게이트·골드만삭스의 진단

시게이트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높은 에너지 소비, 원자재 수요, 과도한 물리적 공간 등이 데이터센터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보다 앞서 골드만삭스 리서치는 특히 과다 에너지 사용을 데이터센터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즉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가 최대 16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현재 (조사대상) 기업의 53.5%가 과도한 에너지 소모를 최우선 해결과제로 꼽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게이트의 조사 결과도 골드만 삭스와 거의 같다. 즉, 데이터 센터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주요 장벽은 높은 에너지 소비(53.5%), 원자재 요구량(49.5%), 물리적 공간 제약(45.5%), 인프라 비용(28.5%), 그리고 인수 비용(27%)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스토리지 장비의 수명 주기를 연장하는게 중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러나 정작 이에 필요한 비용을 최우선으로 지불하려는 응답자는 15.5%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게이트의 ‘데이터 탈탄소화’ 보고서는 “데이터량 증가, 전력 효율 향상 둔화, AI 도입 증가 등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탄소 배출, 인프라 확장, 그리고 총소유비용(TCO) 간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데이터 센터는 최신 AI 워크로드를 지원하는 것과는 반대로, 디지털 경제에서 가장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부문 중 하나가 되고 있기 때문에 엄격한 통제와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영국에 있는 유럽 최대 DC01 UK Ltd사의 데이터센터 전경. (출처=DC01 UK Ltd)
영국에 있는 유럽 최대 DC01 UK Ltd사의 데이터센터 전경. (출처=DC01 UK Ltd)

데이터센터에 대한 친환경적 사고 대전환 필요

그래서 데이터 인프라에 대한 일반의 사고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즉 비용이냐, 지속가능성이냐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두 가지 모두를 최적화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 기관과 기업의 보고서에 따르면 거의 모든 응답자가 데이터 스토리지 요구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또 AI가 날로 성장하면서 데이터 스토리지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응답자 대부분은 이런 현실적 문제점 내지 잠재적인 환경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용 지출이나 노력에는 거의 관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또다른 SW기업인 케이던스(Cadence)의 연구 결과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의사 결정권자의 약 88%가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실제로 충분히 노력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10명 중 3명만이 ‘그렇다’는 대답을 할 뿐”이라고 했다. 그나마 재생 에너지원을 사용하고 있는 경우는 전체의 63%에 그치고 있다.

케이던스, “목표와 비용, 최적화 균형점 찾아야”

‘케이던스’는 또 AI 개발을 위해 데이터 역량을 확장할수록 겪게 될 문제점 몇 가지를 짚었다. 이에 따르면 기존 인프라 내 효율성 향상, 데이터 센터 설치 공간 확장, 워크로드를 클라우드로 마이그레이션하는 등 세 가지 선택지가 그것이다. 이들을 각기 비용과, 탄소 배출, 제어 시스템 간의 균형을 필요로 한다.

‘케이던스’는 이에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즉 ‘액체 또는 침지 냉각 기술’이나, ‘HVAC(heating, ventilation, air conditioning, 공기조화기술) 시스템’과 같은 기술 혁신을 권장하고 있다. HVAC는 난방, 환기, 냉방을 통합, 실내 환경을 쾌적하게 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수명 주기를 연장하고, 친환경적 순환 시스템, 그리고 스토리지 장비의 재생과 재사용 및 유지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벤더와, 공급업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등 연관된 업종들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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