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실사→2D이미지 레스터라이징 파이프라인 “부족하거나 누락”
엔비디아 ‘RTX 5080’ 콕 찍어 “ROPs결함” 최초 공식 인정
그러나 RTX 5090, 5090D, 5070 Ti 등 신규 라인업 대부분 같은 결함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엔비디아의 RTX5090뿐 아니라, 5080, 심지어 5070Ti 등에서 핵심 기술인 Rops(래스터 작업 파이프라인) 결함이 잇따르고 있다. 즉 게임의 3D실사를 2D화면으로 전환하기 위한 프레임 생성 파이프라인이 문제가 있거나, 아예 빠진 경우가 많다는 비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는 처음엔 궁색한 해명으로 일관했다. 마지 못해 “전체 제품 중 0.5% 미만이 영향을 받는다”거나 “평균적인 성능 저하는 약 4% 수준”이라는 식으로 발뺌했다. 그러나 게이머들과 사용자들의 비판이 빗발치면서 마침내 그중 ‘RTX 5080’의 Rops 오류 내지 결함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ROPs, 게임 성능 좌우하는 핵심 요소
이는 엔비디아로선 사상 처음 공식적인 제품 하자를 공인(公認)인 셈이다. 이번에 하자가 인정된 5080의 Rops는 게임 등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다. 그로 인해 엔비디아는 게이머를 비롯한 고객들의 신뢰를 크게 잃으면서 창사 이래 보기 드문 곤경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게이머들에 의하면 일단 ‘RTX 5080’에선 ROPS가 없는 카드가 더 많이 발견되었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사양보다 적은 ROPs를 탑재했다는 얘기다.
그래픽 객체에 표면 색상 및 재질을 결정하는 과정, 즉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 명령의 집합인 쉐이더를 실행하는 쉐이더프로세서(SP, 또는 스트림 프로세서)들이 연산한 3D 데이터 값을 모니터 화면으로 최종 출력(렌더링) 하기 위해선 반드시 ROPs가 필요하다. 즉 ROPs가 연산데이터를 2D 프레임 한장으로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쉐이더 프로세서가 연산을 다하고, 프레임 생성을 위해 ROPs로 넘겼는데도, 다음 연산 데이터 전송 때까지도 프레임을 못 만들 경우 병목 현상이나 하자가 생길 수 밖에 없다.
게임 프레임을 위해 필수적인 레스터라이저로서 ROPs의 성능은 그만큼 중요한 셈이다. 그래서 ROPs의 숫자가 충분한지가 게임 성능을 좌우한다.
이번 엔비디아는 이같은 점에서 “일부 초기 RTX 5080 그래픽 카드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그로 인해 제대로 된 프레임 생성이 안되는 것은 물론, 전원 커넥터가 녹거나, 무작위로 검은색 화면이 나타나는 현상이 반복되었다. 더욱이 아예 ROP가 없는 경우도 많았다. 이같은 심각한 결함이 문제가 되자, 엔비디아는 이를 공식 인정하는 한편, “피해를 입은 ‘RTX 50’ 소유자는 보드 제조업체(엔비디아 또는 기타)에 연락하면 교체해드린다”고 공지했다.
“사실상 성능 손실 비율, 5070Ti>5080>5090 순”
그러나 사용자들 간엔 “그렇잖아도 RTX 50 시리즈는 엄청나게 비싸고 재고도 없으며, 시중에 나와 있는 카드도 많지 않다”며 “그럴 바엔 AMD나 다른 제품을 택하는게 낫다”는 반응도 줄을 잇고 있다. 더욱 문제는 ‘RTX5080’뿐 아니라, 일부 RTX 5090, 5090D, 5070 Ti 등 엔비디아의 신규 라인업 대부분의 그래픽 렌더링 파이프라인의 핵심 구성 요소인 ROP가 누락된 것으로 밝혀진 점이다. 그 중엔 드라이버 문제와 과열 문제도 함께 발생하고 있다.
이에 마지못해 엔비디아는 우선 “일부 초기에 출시된 RTX 5080 그래픽 카드 배치에서도 ROP가 누락되었다는 보고를 확인했고, 그 영향을 받은 모든 카드에서 성능이 저하되었다.”고 인정한 것이다.
엔비디아 지포스(Geforce) 관련 책임자는 “추가 조사 결과, GeForce RTX 5080 GPU의 초기 생산 빌드도 동일한 문제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영향을 받은 소비자는 보드 제조업체에 연락하여 교체를 요청할 수 있다.”고 ‘더 버지’, 익스트림테크 등 언론매체들을 통해 밝혔다.
이번에 이들 신규 라인업에서 모두 ROP가 8개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RTX 5090의 경우 176개가 정상이나, 168개 밖에 없어 성능이 약 4% 감소했다. “성능이 4% 밖에 감소하지 않았다”는 엔빅디아의 해명도 이를 두고 한 말이다. 그러나 RTX 5070 Ti의 경우 정상 수준인 96개가 아니라 88개 밖에 안 되었다. ROP 손실 비율로 따지면 훨씨 더 큰 폭으로 감소한 셈이다. 엔비디아가 처음으로 하자를 공식 인정한 RTX 5080은 정상 수준 112가 아닌 104개로서 성능 감소 비율이 5090과 5070Ti 중간인 것으로 짐작된다.
‘더 버지’는 “이 정도 성능 감소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한 게이머들에겐 결코 작은게 아니다”며 “특히 게이머로선 이처럼 성능이 감소된 카드 중 하나를 사용하게 되면 실제로 (게임 도중) 많은 것을 놓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엔비디아는 “‘RTX 50’ 시리즈 그래픽 카드 구매자의 약 0.5%만이 잠재적으로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설사 그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수백 명 또는 수천 명의 게이머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이런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는 게이머들이 카드를 교체하려고 해도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일부 화가 치민 게이머들은 아예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새로운 GPU 없이 지낼 각오도 하고 있다. 그럴수록 엔비디아를 성토하는 사용자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그래서 “엔비디아로선 이로 인해 사용자들의 신뢰를 크게 잃어버리며, 결코 예사롭지 않은 위기의 시작일지도 모른다”는 기술매체와 전문가들의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