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EU 집행위원 유럽 AI법 과도한 규제 완화 예고
'파리 AI 선언' 개방성, 포용성, 윤리성 세 가지 원칙 선언
'글로벌 프라이버시 총회' 오는 9월 서울에서 개최

파리 AI 행동 정상회의 모습(출처=로이터)
파리 AI 행동 정상회의 모습(출처=로이터)

[애플경제 정한빈 기자] 지난 10일(현지시간)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AI 행동 정상회의(AI Action Summit)’는 AI 기술의 안전이나 규제보단, 경쟁력 강화와 발전에 좀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첫날 기조연설에 나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그는 연설에서 유럽 AI법(AI Act)의 과도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혁신하기 전에 규제한다면 우리는 어떤 혁신도 이루지 못할 것”이라며 AI 산업에 1,090억 유로(약 164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 과정에서 규제 완화를 통해 신속한 작업이 가능했던 사례를 들며 AI 산업에도 유사한 방식을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 역시 유럽 AI법의 과도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 헨나 비르쿠넨 EU 디지털 담당 집행위원은 “중복 규제가 너무 많다는 업계의 지적에 동의한다”며 “기업의 행정적 부담을 줄이고 AI 기술 개발과 시장 진출을 더욱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유럽 AI 산업이 미국과 중국의 시장 선점에 밀리지 않도록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변화하는 AI 글로벌 규범과 새로운 선언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기존 ‘AI 안전성 정상회의’라는 명칭에서 ‘AI 행동 정상회의’로 변경된 만큼 AI 기술의 진전과 산업적 활용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영국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회의에서 발표된 공동성명 초안은 AI를 인권에 기반한, 인간 중심의, 윤리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기술로 규정하며 AI 발전이 인간과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극대화할 것을 다짐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발표된 ‘파리 AI 선언’은 개방성(Open), 포용성(Inclusion), 윤리(Ethics)라는 세 가지 핵심 원칙을 기반으로 AI 기술의 책임 있는 개발과 글로벌 협력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선언문에는 안전한 AI 개발, 지속가능한 혁신, 성 평등, 인권 보호, 언어적 다양성 보장과 같은 AI 개발의 윤리적 기준이 포함됐다. 또한 특정 기업의 AI 시장 독점을 방지하고 기술 활용의 불평등을 줄이는 방향으로 국제 협력을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공동성명 초안을 두고 논란도 이어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AI 안전성 강화를 주장하는 일각에서는 AI 시스템의 잠재적 위험이 과소평가되고 있다며 초안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유럽 연합 위원장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이 연설하고 있는 모습 (출처=로이터)
유럽 연합 위원장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이 연설하고 있는 모습 (출처=로이터)

국제 협력을 통한 균형적인 발전

프랑스는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글로벌 AI 투자 유치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구글, 세일즈포스와 협력해 발표한 ‘커런트AI(Current AI)’ 프로젝트는 유럽 각국과 빅테크 기업이 공공 데이터를 활용해 AI 기술 개발을 추진하는 협력 모델로 AI 생태계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는 “유럽의 생산성은 AI 기술 활용 여부에 달려 있다”며 AI 규제 완화가 유럽의 산업 성장을 위한 핵심 요소임을 강조했다. 또한 프랑스 스타트업 미스트랄 AI와 같은 기업들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데이터센터 설립과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AI 기술 발전과 개인정보 보호 간 균형을 맞추기 위한 새로운 국제 규범도 논의됐다. 특히 오는 9월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인 ‘글로벌 프라이버시 총회(GPA)’는 파리 정상회의에서 논의된 데이터 거버넌스와 AI 개인정보 보호 성과를 이어받아 AI 기술과 개인정보 보호가 조화를 이루는 방안을 도모할 예정이다.  

2025년 파리 AI 정상회의는 AI 기술이 단순한 혁신을 넘어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발전하기 위한 국제 협력의 방향성을 제시한 자리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번 회의를 통해 유럽은 AI 산업 경쟁력을 회복하려는 의지를 명확히 하고 글로벌 AI 기술 발전의 방향성에도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  

AI 기술이 인간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균형적 발전이 필요한 시점에서 파리 정상회의에서 제안된 협력과 규제 완화 모델이 향후 AI 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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