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등 '파리 AI서밋'에서 'AI규제 완화' 공언
프랑스, AI 산업 육성 위해 1,090억 유로 투자·데이터센터
EU, 25억 달러, AI 협력 ‘커런트 AI(Current AI)’ 프로젝트
노동계 등 'AI위험' 경고, 규제 완화 반발도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유럽연합(EU)이 10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AI 정상회의 'AI 액션 서밋'에서 AI 산업 활성화를 위해 기존 규제를 완화하고 간소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과 헨나 비르쿠넨(Henna Virkkunen) EU 디지털 담당 집행위원은 기업들이 혁신을 촉진할 수 있도록 규제를 단순화하고 행정 절차를 줄여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동안 AI 기술의 위험성을 고려해 엄격한 규제를 시행해온 EU는 업계에서 이러한 규제가 혁신을 저해한다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AI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 개편을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EU 고위 관계자들은 업계 요구를 반영한 규제 개편이 AI 기술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U "AI 기업들의 혁신을 위한 규제 조정"
마크롱 대통령은 연설에서 "유럽이 AI 산업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규제를 보다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며, AI 관련 기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데이터센터 설립 절차를 간소화하고 신속한 시장 진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 사례를 언급하며, 규제 조정이 빠른 실행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EU 집행위원회도 AI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를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르쿠넨 집행위원은 "현재의 복잡한 규제가 기업들의 발전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자유롭게 혁신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규제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내부에서도 AI 기업의 경쟁력을 고려한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프랑스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AI 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 확대 계획도 공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내 AI 관련 민간 투자 규모가 1,090억 유로(약 163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AI 스타트업 미스트랄(Mistral AI)이 파리 인근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할 계획도 밝혔다. AI 오픈소스 플랫폼 기업인 허깅페이스(Hugging Face) 역시 프랑스 정부의 AI 산업 지원 확대를 환영한다고 전했다.
또한, EU는 AI 산업 육성을 위한 국제 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커런트 AI(Current AI)' 프로젝트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와 구글, 세일즈포스 같은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며, 공공 데이터를 활용한 AI 개발을 촉진하는 협력 모델로 운영될 예정이다. 프로젝트 초기 투자금은 4억 달러로 책정됐으며, 향후 5년간 최대 25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계획이다.
AI 규제 완화, 위험성 간과해서는 안돼
AI 규제 완화 움직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EU의 AI 법안이 외부의 압력에 따라 완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AI 기술의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특히, AI 기술이 개인정보 보호와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노동계는 AI 기술 발전이 노동시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노동조합 관계자들은 "AI가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면서 많은 노동자가 불안정한 고용 환경에 처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EU의 AI 규제 완화 움직임이 기업들의 혁신을 촉진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지, 혹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할지는 향후 정책 결정과 시행 과정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AI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유럽은 상대적으로 엄격한 규제로 인해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도하에 AI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있어, 유럽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유럽 내에서도 AI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점차 커지고 있다. AI 산업 관계자들은 유럽이 지나치게 복잡한 규제를 정비해야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AI 정상회의에서도 이 같은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졌으며, 유럽 각국 지도자들은 보다 유연한 규제 정책을 도입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