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부부 ‘밈코인’에 비난 화살, 커뮤니티도 논란과 비판
“급격한 변동성 ‘시장 안정’ 해치고, 지지자·투자자에 큰 피해”
유력인사들 “코인 획득한 제3국 영향력으로 국가안보 위험” 지적도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취임식을 전후한 트럼프 미 대통령 부부의 ‘도가 넘은’ 듯한 암호화폐 돈벌이에 대한 날선 비판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앞서 트럼프의 밈 코인 ‘$트럼프’와 부인 멜라니아의 ‘멜라니아’ 밈 코인 시장에 전격 출시, 큰 변동폭을 보이며 시장의 변동성 확대시킨 바 있다. 특히 ‘멜라니아’는 무려 12,000%나 급등했다가 다시 절반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트럼프의 바이럴 밈 코인 역시 대통령이 자신의 이름을 딴 8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로서, 출시 직후 급등과 폭락을 거듭했다. 이에 그 도덕성과 합법성을 둔 논란이 본격화되고 있다.
취임식 전후 ‘$트럼프’, ‘멜라니아’ 폭등·폭락
유명 암호화폐 비평가이자 미 상원의원인 엘리자베스 워런과 제이크 오친클로스가 가장 먼저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연방 규제 기관에 “도널드 트럼프 2기 대통령 취임식 전날 솔라나 블록체인에서 출시된 트럼프와 멜라니아 밈 코인에 대한 조사를 해야 한다”고 서한을 통해 촉구했다. 이들은 트럼프와 멜라니아 여사 두 사람과 관련된 암호화폐의 이해충돌, 소비자 위험, 그리고 국가 안보에 끼치는 영향까지도 조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거의 같은 시각 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 차르’로 불리기도 하는 백악관 암호화폐 및 인공지능(AI) 정책 책임자 데이비드 삭스의 ‘트럼프 밈 코인 옹호’ 주장에 대한 반격이기도 하다.
삭스는 “디지털 자산은 여러 종류가 있다”면서 “증권인 디지털 자산, 상품인 디지털 자산, NFT나 밈 코인과 같은 수집품인 디지털 자산이 있다”고 짐짓 디지털자산 원론을 꺼내들었다. 그리곤 “트럼프 코인은 수집품이다. NFT나 밈 코인과 같은 범주에 속한다. 야구 카드나 우표와 같다”면서 “사람들은 무언가를 기념하고 싶어서 그것을 구매한다”고 했다. 또한 수집품으로서의 토큰의 목적을 강조하면서 ‘규제’의 대상이 되어선 안되고, 투기적 위험보다는 문화적, 기념적 가치가 있는 자산으로서의 합법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그는 트럼프가 선거 기간에 강조한 ‘비트코인 전략 자산 구축’을 비롯, 미국을 ‘글로벌 암호화폐 리더’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책무를 부여받고 있다.
워런 상원의원 등 연방기관에 ‘규제’ 촉구 서한
그러나 이에 대해 워런 상원의원 등은 격렬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트럼프 가문이 통제하는 트럼프 플랫폼과 그 계열사가 ‘TRUMP’ 코인의 80%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20%의 투자자들이 정작 코인 가격 변동성으로 인한 희생과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논란이 본격화되자 정작 트럼프 자신은 “저는 출시했다는 것 외에는 잘 모른다”며 시치미를 뗐다. 그러면서도 “매우 성공적이라고 들었는데, 확인해보진 않았다”고 무심한 척 했다. 실제로 이는 출시 24시간 후 최고가인 48.18달러까지 올랐는데, 트럼프의 그런 “나 몰라라”하는 발언 직후 발언 직후 16%나 하락한 40.29달러가 되었다가, 다시 오르고 있다.
이같은 트럼프의 코인 열풍 합류는 암호화폐 커뮤니티인 ‘Crypto Twitter’에서도 논쟁과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들은 “이번 출시로 트럼프는 개인적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했고, 암호화폐 산업이 그에게 현금을 흘러들일 수 있는 메커니즘을 구축했다”거나, “전 세계 누구나 트럼프의 정치적 운명에 재정적으로 후원하거나 투자할 수 있는, 변동성이 큰 금융 자산이 생겼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24일 코인게코 데이터에 따르면 공식 트럼프 밈 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70억 달러이며, 토큰 개당 35.0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멜라니아’ 밈 코인의 시가총액은 4억 1,500만 달러가 넘고 2.7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워런 상원의원 등은 해당 밈 코인이 트럼프의 순자산을 급증시키는 데 기여했으며, 현재 순자산은 580억 달러에 달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이러한 금융 자산을 통해 제3국이 대통령에게 모종의 영향력이 미칠 가능성도 우려하며, “국가안보에 대한 큰 위해”를 경계하기도 했다.
“美대통령, 사적 이익 위해 제3국에 양보 걱정”
워런 상원의원 등은 “적대 국가의 지도자를 포함한 누구나 이러한 코인을 은밀히 구매할 수 있으며, 이는 미국 대통령에 대한 자유롭고 추적할 수 없는 외국의 영향력을 지닌 ‘유령’을 불러들이는 격”이라며 “그렇게 되면 사적 이익을 위해 국가의 이익을 양보하는 사태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워런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밈 코인의 80%를 소유한 그와 관련된 사업체는 (임기 막판인) 3년쯤 후에 코인을 팔아치워서, 자신들에게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도 있지만, 순진한 투자자나 지지자들에게는 코인 가격 폭락으로 엄청난 손해를 안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규제 기관 책임자들에게 오는 2월 4일까지 밈 코인에 대한 답변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