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개인정보 유출 소송 9500만 달러 합의금 지급
구글, 액티브 리스닝 회사와의 관계 의혹
[애플경제 정한빈 기자] 현대사회에서 스마트폰은 단순한 통신 수단을 넘어 일상생활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금융거래 및 전자 문서 등과 같은 각종 활동들이 스마트폰 하나로 가능한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와 함께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애플과 구글 등과 같은 거대 기업조차 이러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애플 ‘시리’의 개인정보 유출 의혹
애플은 자사의 음성비서 서비스인 ‘시리(Siri)’를 통해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의혹으로 소송에 휘말렸다. 미국에서 진행된 집단소송에서 소송 청구인 측은 시리가 음성 호출 없이 의도치 않게 활성화돼 사적인 대화를 녹음하고 이 데이터를 광고주와 같은 제3자에게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애플은 강력히 반박하며 시리는 초기 설계 단계부터 사용자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으로 설계됐다고 밝혔다. 애플은 시리 데이터는 마케팅 프로파일 구축이나 제3자 판매에 사용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용자의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데이터를 개인 신원과 연계하지 않고 무작위 식별자를 사용하는 등 철저한 보안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2019년 논란이 됐던 시리 품질 평가 과정인 3자 그레이딩(grading)을 완전히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9500만 달러(약 1400억 원)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으며 소송 대상 기간 내 기기를 사용한 소비자에게 기기당 20달러(약 3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구글 ‘액티브 리스닝’으로 맞춤형 광고 의혹
구글은 광고 타겟팅 기술과 관련된 의혹에 자주 휘말리고 있다. 지난해 9월 영국 언론 데일리메일은 페이스북의 마케팅 파트너 중 하나인 ‘콕스 미디어 그룹(CMG)’의 내부 자료가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CMG는 스마트 기기의 마이크를 활용한 ‘액티브 리스닝’ 소프트웨어로 사용자 대화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전자기기의 마이크를 통해 음성 데이터를 수집해 사용자의 구매 의도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ㅇ으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해 사전에 동의없이 사용될 경우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이 있다.
구글은 이와 관련해 "CMG와의 관계를 조사 중"이라고 밝히며 해당 기업을 자사의 공식 파트너 목록에서 삭제했다. 그러나 내부 자료가 유출되는 과정에서 CMG와 구글 사이의 모호한 관계가 드러나며 사용자들의 불신을 불러 일으켰다. 구글을 포함한 IT 기업들은 이러한 기술 사용을 부인하고 있지만 CMG 자료 유출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더욱 증폭시켰다.
애플과 구글 사례는 개인정보 보호가 현대 IT 산업의 핵심 과제임을 보여준다. 두 기업은 사용자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하고 보호하는 기술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개인정보 유출 논란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자신의 데이터가 어디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철저히 알 권리를 보장받아야 함을 보여준다.
정부와 기업의 협력 또한 중요하다. 그 예시로 한국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애플 시리의 구동 과정 등 프로세스 전반을 조사하고 있다. 이는 기술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과 같은 첨단 기술이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만드는 동시에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은 기술의 양면성을 보여준다. 기술 기업들은 지속적인 보안 강화을 통해 사용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사용자들 또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