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LM, 인간과 비슷한 능력으로 진료·임상·병원운영 등 지원
자연어처리, 음성기능, AI챗봇 등 디지털 의료 시스템 구현
네이버, 카카오, LG연구원, 삼성 자회사, 업스테이지 등 디지털 솔루션 개발

(사진=테크크런치)
(사진=테크크런치)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생성 AI’ 기술이 헬스케어 산업의 기반이 되고 있다. 지난 2010년 세계 최초로 IBM의 의료 AI ‘닥터 왓슨’이 이에 접목되었으나 진단의 부정확성, 수익성 문제 등으로 대중화에는 실패했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흐르면서 오픈AI가 GPT를 개발하고, 특히 2022년 챗GPT를 출시함에 따라 본격적인 생성AI시대가 열렸다. 그런 가운데 생성AI가 가장 활발하게 접목된 분야가 헬스케어 산업이다.

특히 챗GPT를 필두로 성능과 품질이 유사하거나, 오히려 이를 뛰어넘는 수많은 생성AI 기반의 LLM이 줄을 이었다. 오픈AI는 챗GPT ‘GPT-3.5’, 옴니모델(Omni model)의 ‘GPT-4o’ 등으로 업그레이드했고, 구글 제미니, 메타 라마,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 등을 잇따라 내놓았다. 또한 의료용 챗GPT, LLM이 인간 능력과 버금가는 수준으로 성장하면서 진단·치료·병원 행정 등 헬스케어 전반의 영역에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했다.

의료계 인력부족, 접근성 개선

이런 LLM 기반의 디지털 헬스케어는 환자 개인 맞춤 서비스를 구현하고, 의료계 노동 인력 부족이나 의료 정보 접근성을 개선한다. 또 시스템·데이터의 상호운용성을 높이고, 수익성을 개선하기도 한다. LLM은 특히 손쉽게 임상 문서를 작성할 수 있게 하고, 보험에 대한 사전 승인, 연구 논문 요약, 그리고 챗봇에 의해 환자의 특정 데이터 관련 해법을 찾는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챗GPT는 미국 의사면허시험(USMLE) 합격 수준이 50% 이상될 정도로 정확도가 높았다. 그 성능이 날로 개선되면서, 최근엔 미국암연구소와 챗GPT의 답변 비교 분석 연구에서 미국암연구소를 능가하는 96.9%의 정확성을 보였다.

LLM의 의료 보조 기능

LLM은 EMR(전자의무기록), EHR(전자건강기록) 등을 자연어처리 기술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병원의 생산성을 높여준다. 또 자연어 챗봇 플랫폼을 통한 초진 환자 문진이나, 인공지능 간호 기록 보조 등의 역할도 가능하다.

또한 이미지나 영상 해독·분석 능력을 통해 질병 진단, 치료, 예방에 대한 의사의 결정을 돕고, 의료 영상기록을 대량으로 빠른 시간에 처리하도록 한다. 그래서 “의료진의 치료 결정 과정에서 불확실성을 줄이고, 효율성을 기한다”는 것이다.

또 의사나 간호사가 환자와 나누는 대화를 녹음한 후, 음성인식 기술을 사용해 자동으로 텍스트로 변화시킨다. 이를 근거로 의료 기록을 작성하고,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환자와 의료진 간 실시간 통역을 제공, 언어 장벽을 제거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의료진이 환자의 방대한 의료 기록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요약본을 제공한다. 환자의 현재 상태나, 과거 병력, 기존 처방 내역 등을 자동으로 추출, 의사에게 제공함으로써 더욱 정확한 처방이 가능하게 한다.

LLM 기반의 AI 챗봇을 통해 복잡한 의료 서비스 시스템과 더욱 직관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 단순히 병원을 안내하는 수준을 넘어 다양한 질환과 환자 상황에 맞는 의료 지식을 전달할 수 있다. 또한 AI 병원 코디네이터 역할도 한다. 접수 상담이나, 접수지 작성, 문의 응대, 의료기관이나 전문가 연계, 진료 일정 확인과 예약 등의 역할을 한다.

‘하이퍼클로바X’ 기반 의료 서비스

국내에선 이미 다수의 기업들이 생성AI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네이버는 초거대AI ‘하이퍼클로바X’를 개발, 의료분야에 적용할 계획이다. 클로바 기반 AI 안부 전화 서비스 ‘클로바 케어콜’ 서비스도 개발했다.

네이버 헬스케어 연구소에 따르면 하이퍼클로바X는 의사 국가고시 수준의 문제를 풀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을 갖추고 있다. 건강검진 결과를 AI가 분석, 개인화된 소견서를 자동으로 작성하는 등 클로바를 사내 병원에서 다양한 의료 서비스에 적용하여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특히, 클로바를 기반으로 독거노인과 1인 가구를 위한 AI 안부 전화 서비스 ‘클로바 케어콜’은 현재 전국 128곳 시군구에 도입 이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의료 솔루션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병원 예약부터 진료, 사후관리까지 환자 케어의 전 과정을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유나이티드헬스케어)
(사진=유나이티드헬스케어)

카카오브레인, ‘KARA CXR’ 플랫폼 개발

카카오브레인도 생성AI를 활용, 차세대 항체 신약 설계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즉, 생성AI를 기반으로 한 의료 영상 판독 서비스 ‘카라-CXR(KARA-CXR)’와, 차세대 항체 신약 설계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카라’는 각종 의료 데이터를 학습한 AI 모델이다. 흉부 엑스레이 사진에 대해 초안 판독문을 자동 생성, 의사가 빠르게 최종 판독을 내릴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의사의 판독 속도와 정확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다.

이는 영상의학과에서 매우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인하대병원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다이그노스틱스(Diagnostics)’를 통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KARA CXR’의 정확도는 68~70% 수준이다. 이는 오픈AI의 GPT-4(40~47%)보다 20%p 이상 높은 점수다. 카카오브레인은 현재 카라-CXR의 연내 출시를 위해 한국과 미국, 유럽에서 규제 승인을 받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카오브레인은 또 경량언어모델(sLLM)을 통해 최적화된 헬스케어용 생성AI 서비스도 개발하고 있다. 또한 LG AI연구원, 잭슨랩과 공동으로 ‘엑사원’ 기반의 AI 모델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양사는 LG의 생성형 AI ‘엑사원(EXAONE)’에 잭슨랩이 보유한 알츠하이머의 유전적 특성과 생애주기별 연구 자료를 학습시켜, 질병 원인을 분석하고 치료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하만’, 헬스 GPT 출시

삼성전자의 자회사 ‘하만(Harman)’도 의료용 생성AI ‘헬스 GPT’를 지난 2023년 10월 출시했다. 헬스GPT는 개인용 대규모언어모델(LLM)를 활용, 의료진을 비롯해 연구원이나 기관이 의학 연구와 환자 진단·치료 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는 상황에 맞는 임상 결정을 실시간 지원하는 기능이 강점이며, 의료 전문가들이 중요한 결정을 내리도록 하고 있다. 이는 “엔드투엔드(E2E) 언어 모델 미세 조정 프레임워크를 통해 최적의 성능을 달성할 수 있으며, 고품질 맞춤형 데이터 세트를 생성하기 위한 데이터 생성 프레임워크도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스테이지, LLM 기반 ‘솔라 메디컬’ 개발

업스테이지도 생성AI 기반의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우선 카카오헬스케어와 컨소시엄을 구성, ‘소아청소년을 위한 초거대 AI 보건의료 서비스 개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전문 의료인력 부족, 응급실 과밀화 등 소아청소년 의료체계 문제 해결을 위해 초거대 AI를 활용한 것이다. 이를 통해 대화형 소아 건강상담 서비스나, 맞춤형 질병 예측스, 처방 보조 기능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업스테이지는 자사가 개발한 사전학습 LLM ‘솔라’를 기반으로 의료진용 특화 모델 ‘솔라 메디컬(Solar-Medical, 가칭)’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파인튜닝 전문기업 프레디베이스(Predibase) 조사 결과 ‘솔라’를 파인튜닝하면, 오픈AI의 GPT-4, 메타의 라마 3 등 빅테크 모델 성능을 충분히 능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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