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진 한국인사이트연구소 부소장, ‘올림픽 경기 속에 숨어 있는 다양한 IT 기술’('경제플러스')
[애플경제 윤수은 기자] 이번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비대면 시기 속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다양한 첨단 IT 기술이 적용됐다.
3일 방송된 MBC 표준FM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플러스'의 <대세는 김덕진-트렌드 리포트> 코너에 김덕진 한국인사이트연구소 부소장이 고정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김덕진 부소장은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IT기술이 가장 많이 들어간 종목은 양궁이다. 대한양궁협회는 이번 무관중 경기 연습을 위해 진천양궁장에 가상의 도쿄경기장을 설치했다. 200석 빈 관람석에 현장 아나운서의 코멘트와 소음 등 실제경기장처럼 분위기를 조성하고 VR 기기를 통해서 동선까지 만들어 연습했다”고 말했다.
대한양궁협회는 도쿄 올림픽을 위해 진천선수촌에 아예 올림픽 경기장을 마련했다. 협회와 대한체육회 선수촌이 협력해 도쿄올림픽 경기장과 같은 세트를 진천선수촌에 설치한 것이다. 세트장의 콘셉트는 ‘리얼 도쿄(Real Tokyo)’. 표적판 뒤에 백월을 설치하고, 대형 LED 전광판 2세트를 설치했다. LED 전광판 밝기로 인해 선수가 타깃 조준 시 발생할 수 있는 빛바램, 눈부심 등의 상황을 인위적으로 조성했다.
무관중 경기 환경을 대비해 200석의 빈 관람석을 설치했고, 미디어 적응을 위한 믹스트존 운영 등 예상 가능한 모든 경기 환경을 연출했다. 경기 상황별 영어, 일본어 현장 아나운서 멘트를 비롯해 소음, 박수, 카메라셔터 소리 등 효과음을 제작해 현장감도 높였다.
또한 현대차 협업 신기술 장비 지속 적용 및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선수 자세 영상을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또, 화살 분류 슈팅 머신과 전자표적 기록장치 등 훈련에 다양한 IT 신기술을 도입했다.
김 부소장은 “양궁은 훈련할 때 나오는 데이터들이 많은데 올해 초부터 모든 데이터를 빅데이터화했다. 딥러닝 기술이 들어갔는데, 예를 들어 양궁 슈팅 장면을 자동 편집·이미지화해서 훈련 영상을 쉽게 분석할 수 있게 만들었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심리치료에도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양궁협회에 따르면 도쿄올림픽 양궁 선수단 맞춤 명상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 경기 전후 선수단 자가 심리 관리 솔루션을 지원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활을 잡을 때 그립이라는 게 있는데 협회는 3D 프린터를 이용한 선수 맞춤형 그립도 제공했다.
양궁경기에서 화제가 된 심박수에 대해 김 부소장은 “심박수도 심박센서가 아니라 딥러닝 기술을 이용했다. 심박센서는 몸에 부착해야하기 때문에 몸에 달면 선수가 불편하다. 그래서 카메라로 선수 얼굴을 측정하는 기술이 도입됐는데, 2019년부터 연구된 기술”이라면서 우리 국가대표팀은 올해 초부터 국내기술로 만든 안면 인식 심박수 측정 장비를 통해 심박수 중계에 선수들을 적응시켰다.
김 부소장은 “기존의 실제 심박센서를 가지고 '정답데이터'를 연구해 놓은 다음 정답데이터로 역산한 것이 영상 딥러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안산 선수 같은 경우 경기 도중 심박수가 너무 낮게 나와 화제가 됐는데, 딥러닝 기술의 오류가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도 잠깐 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영상 딥러닝 기술은 양궁에만 적용된 것은 아니다. 수영에도 이미지 추적 카메라로 위치 추적을 하고, 승마 경기에도 말의 움직임을 딥러닝 영상 분석을 적용했다. 체조 영상에는 포즈감지기술, 역도도 바벨 각도를 촬영한 다음 딥러닝 기술을 적용했다.
김 부소장은 “예전에는 센서 기반이었다면 올해는 영상 기반으로 여러 가지 IT 기술이 업그레이드됐다. 육상에서는 13그램 정도의 아주 조그마한 AI 모션 센서를 선수의 조끼에 달았는데, 1초에 2000여개의 데이터를 수집했다”고 말했다.
펜싱에서는 기존 정상급 선수들이 시도하는 10가지 패턴을 3D로 만들어 AR 가상훈련을 하기도 했다고 김 부소장은 설명했다.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스태프들의 물품에도 각종 신기술이 도입됐다.
김 부소장은 “태국·말레이시아·대만 올림픽 선수단은 LG전자가 만든 공기청정 기능의 전자식 마스크를 착용했다. 국내에서도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올해 연말에 이 전자식 마스크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도쿄의 더위로부터 열사병 발생을 막기 위해 스태프들에게 지능형 이어웨어도 제공됐다. 열사병에 걸릴 것 같으면 '물을 마셔라'고 이야기하거나 '움직이세요'라고 AI가 자동으로 이야기해준다”면서 “위의 두 가지는 실생활에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중국 알리바바가 발표한 지능형 귀마개 장치인데,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이 체온, 심박수, 환경지수를 기반으로 개별 스태프의 열사병 위험 수준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그런 다음 고위험에 노출된 사람에게 경고와 더불어 열사병에 걸릴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권장되는 예방 조치가 함께 전달된다. 또, 14개 올림픽 경기장에 설치된 다중 열 스트레스 WBGT(Wet Bulb Globe Temperature) 측정기를 통해 온도, 습도, 직사광선, 복사열을 포함한 주변 환경의 열 지수가 모니터링된다.
김 부소장은 “올림픽은 개최국이 자국의 기술을 뽐내는 장이기도 한데, 이번에는 일본 기술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일본 기술이 쇠태했다는 외신의 평가가 많다”면서 “미국 심지어 우리나라 기술이 더 많았고 일본의 일등기술은 없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