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경제 열쇳말로 부상…시중은행들 다양한 ‘챗봇’ 마케팅 전면에 내세워
빅데이터가 미래 경제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란 사실은 명확하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개정된 데이터 3법이 개정되고 이에 따른 ‘데이터 금융’이 금융과 경제의 중심의제가 되고 있다.
특히 개인의 신용정보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금융 메커니즘인 ‘마이데이터’가 빅데이터 경제의 열쇳말로 부상하며 날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를 의식한 시중은행들도 최근 앞다투어 마이데이터나 마이뱅킹 등의 이름으로 유사한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AI기술과 빅데이터, 딥러닝, 음성과 영상기술을 접목한 ‘챗봇’에 의해 맞춤형 개인화 서비스를 추구함으로써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구현하는 추세다.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사업은 일종의 본인신용정보관리사업이다. 신용정보를 비롯한 개인의 정보를 수집, 빅데이터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개인의 총체적인 데이터 마이닝을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이는 특히 금융 부문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될 조짐이다. 챗봇이나 인공지능(AI)을 데이터 마이닝에 접복함으로써 투자효율성을 판별하는 투자자문, 금융상품 수익성과 전망 측정, 개인과 기업에 대한 대출심사 등을 위한 데이터 분석과 두루 활용하는 것이다.
최근 KB국민은행은 이같은 마이데이터 사업에 비교적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예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이하 마이데이터) 사업자 자격을 획득, 은행과 핀테크사의 데이터를 결합한 생활밀착형 서비스에 앞장선 것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신용정보주체인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스스로 관리, 통제하며 자산관리 서비스 등 개인화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예를 들어 자산․지출관리 애플리케이션 ‘KB마이머니’를 통해 실시하고 있는 ‘신용관리서비스’와 ‘자동차관리서비스’도 마이데이터에 의한 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다.
신용관리서비스의 경우 마이데이터에 의해 신용평점을 동일 연령대나 성별과 비교해볼 수 있으며, 평가기준 등 상세 항목도 확인해볼 수 있다. 또한 소득추정모델을 바탕으로 소득 위치 및 연령 기준별 권장 소비액 등 개인의 신용구매력을 시각적으로 제공한다.
자동차관리서비스는 KB캐피탈의 시세를 바탕으로 기존보다 더욱 상세한 자동차 시세 정보를 제공한다. 내 차 유지비용을 주유비와 기타로 분류하여 파악할 수 있고, 은행 매직카대출 상품소개와 가입신청 화면도 연계한다.
은행측은 앞으로도 금융데이터와 비금융데이터를 은행만의 자산관리 인사이트로 마이데이터로 전환, 분석함으로써 다양한 개인화 맞춤서비스를 선보인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이나 신한은행 수출입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마이데이터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들 은행은 일종의 ‘챗봇’을 통해 마케팅 현장에 이를 적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우리은행의 경우 인공지능 은행원인 ‘AI뱅커’를 개발, 맞춤형 고객 응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는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영상과 음성을 합성해 특정인물의 외모나 태도, 습관, 목소리를 모방해 만들어낸 가상의 은행원이다. 고객과 상담할 때마다 각기 다른 고객들의 음성이나 언어 습관, 특기할 만한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응대함으로써 맞춤형 서비스 만족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도 기존의 챗봇을 한층 고도화한 AI챗봇 ‘오로라’를 통해 궁극적으론 마이데이터 사업의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다양한 지식과 매뉴얼을 통해 한층 강화된 고객 응대 능력을 갖추었고, 고객마다 각기 다른 정보를 분석한 후 각자에게 적합한 맞춤형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게 특징이다.
은행측 설명에 의하면 이런 고도화된 기능을 위해 무려 300만건의 챗봇 상담 이력을 분석하고, 11만건의 지식을 수집,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고객들의 질문과 상담에 어느 정도 만족스런 대응을 했느냐를 판가름할 만한 정답유사율, 체감정답률 등을 도입한 점이다. 수 많은 챗봇 상담 이력을 분석하고 데이터로 전환해온 결과 고객의 질문에 대한 정답유사율이 평균 96% 이상에 달해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다.
이는 여느 은행원들이 고객 상담에서 보이는 만족도보다 크게 높은 수치인 셈이다.
은행측은 “특히 고객의 질문 유형을 분석하고, 다양한 질문을 경우의 수로 분류하는 등 챗봇 이용 고객의 행태를 분석해 개인에게 적합한 맞춤형 서비스의 일환인 ‘마이 서비스’ 기능을 새롭게 추가했다.”고 밝혔다. 즉 마이데이터 기능을 극대화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만하다.
한국씨티은행 카카오톡을 통해 고객이 원하면 언제든 필요한 답변을 즉각 제공하는 금융상담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한국씨티은행 영업점 위치부터 상품 및 모바일 사용법 등 은행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안내가 가능하다. 특히 고객이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질문을 하면 추가로 궁금해할 수 있는 연관된 정보를 같이 제공한다 필요한 경우 답변과 함께 고객이 원하는 거래나 서비스가 바로 이뤄질 수 있도록 은행의 앱 링크나 웹 링크도 같이 제공하는 등 고객의 편의를 고려해 서비스한다.
이같은 마이데이터 사업은 이들 시중은행 뿐 아니라, 금융업계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강경훈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코스콤’에 기고한 한 보고서에서 “장차 (마이데이터 사업은) ‘개인자산관리서비스(PFMS)’ 등으로 확대 발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 교수는 “개인에 특화된 상품추천 알고리즘 개발 등은 데이터가 쌓여야 하는 만큼 당장 서비스하기는 어렵다. 금융회사들이 API를 통해 다양한 데이터가 쌓이면 주력하고자 하는 서비스 중에 하나가 ‘개인자산관리서비스(PFMS)’”라면서 “이는 개인이 관리하는 계좌가 여러 금융기관으로 분산되어 있는 불편을 해소하고 이를 통합 관리하며, 단순 조회에 그치지 않고 그동안 쌓아온 자산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업’에 충실한 서비스를 통해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시중은행을 포함해 올 초 28개 마이데이터 업체가 관련 사업허가를 받았다. 은행, 카드사 등 금융회사가 14개이며 네이버파이낸셜, 비바리퍼블리카, 뱅크샐러드, SK플래닛 등 핀테크 업체도 14개 사다.
“이들은 오는 8월 4일까지 표준 API를 구축하여 기존에 스크래핑 방식으로 제공하던 통합조회 서비스를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제공하게 된다.”는게 강 교수의 설명이다. 일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열풍이 일고 있는 ‘챗봇 경쟁’도 그런 흐름의 하나로 볼 수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