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중 시가총액 4~6위…투기 부추긴 일론 머스크에 대한 비판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에 이어 최근 도지코인이 암호화폐 시장에서 널뛰기를 하며 새로운 블루칩으로 주목받고 있다.
도지코인은 19일 1개당 무려 340%나 올랐다가 이튿날인 20일 엔 20%나 떨어지며 롤러코스트 시세를 보였다. 21일 오전 현재 도지코인 가격은 1개당 0.32달러를 보이고 있다.
암호화폐는 전세계적으로 1천개가 넘는다. 한달 혹은 1~2주에 새로운 암호화폐가 등장하며 시장은 날로 팽창하고 있다. 이들 중 많은 경우는 수시로 나타났다가 없어지기도 하지만 개중엔 법정화폐 못지않은 성장세와 파워를 키우고 있는 것들도 적지 않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미 달러 스테이블 코인인 테드 등이 대표적이다. 도지코인 역시 등장한지 7년 만에 이들 빅 코인 못지않은 인기를 끌며 시장의 주력 상품으로 등극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본래 도지코인은 지난 2013년 12월 계약자들 개인 간의 거래를 하기 위해 비트코인의 피어 암호화폐로 등장했는데 역시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이긴 마찬가지다. 도지코인에 대한 아이디어는 트위터에서 개인끼지 주고받은 농담에서 착안됐다.
당시 시드니에 있는 어도비 시스템즈의 마케터인 잭슨 파머가 고안한 것으로 그는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두 가지 주제인 암호화폐와 도지를 결합해 “우리끼리만 암호화폐로 모든 거래를 하면 어떨까”라며 가벼운 농담을 트위터에 올렸다. 마침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본사를 둔 게임 천재이자 IBM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빌리 마쿠스가 이런 농담섞인 발상에 주목, 이를 진짜 암호화폐로 현실화한 것이다. 알려지기론 마쿠스는 도지코인을 만드는 데 불과 3시간 가량 걸렸을 뿐이다.
그로부터 불과 한 달이 채 안된 2014년 1월, 마쿠스가 만든 도지코인은 대규모 커뮤니티를 만들어냈고 무려 6000만달러의 시가총액에 도달했다. 당시 마르쿠스는 기존 암호화폐인 럭키코인을 기반으로 도지코인을 구축했다. 이는 이후 2014년 3월 블록 보상 수단으로 변경돼 블록체인상의 각 노드에서 참여자가 블록 채굴을 하면 주어지는 임의 보상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기반이 된 럭키코인은 리테코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리테코인은 업무나 관리작업 등의 증명 알고리즘에서도 스크립트 기술을 사용한다.
그런 도지코인은 어제 하루 비록 약간의 하락세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장중 한 때 시가총액이 한화로 약 56조원을 넘어서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테더에 이어 전세계 암호화폐 볼륨에서 4위를 차지했다. 더욱이 외적인 요소도 이런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지난달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도지 데이 오후의 기원’이란 트위터를 통해 도지코인의 기원이 고대 로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 만큼 역사적 정당성과 합리성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도지코인 열풍의 불을 당긴 셈이 됐다. 그야말로 ‘미친 듯이’ 투자자들이 도지코인을 사들이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이다. 아예 미국에선 이들 투자자들이 4월20일을 ‘도지데이(Dogeday)’로 선포하고 현재 0.3달러 수준인 가격을 1달러로 끌어올리자는 ‘캠페인성 투자’도 벌어졌다. 비록 ‘도지데이’가 끝난 21일에는 다시 1.8% 가량 하락하기 했음에도 그 열풍은 식지않고 있다.
이같은 갑작스런 도지코인 열풍에 대해 시장에선 비판적 시각도 만만찮다. 비판론자들은 애초 태생 자체가 ‘트위터 농담’으로 시작하며 단순이 게임처럼 ‘즐긴다’는 목적으로 시작한 것이어서 실물경제와 얼마나 연계될 것인가에 회의적이기도 하다. 비트코인은 이미 신용카드사나 결제전문기업 등을 비롯해 실물거래의 화폐 대체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이더리움 역시 마찬가지이며, 테더는 아예 미 달러와 연동되어있어 화폐로서 안정성을 다소나마 보장받고 있다. 이에 비해 도지코인은 아무런 경제적 실용성을 갖지 못한 ‘허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이번 ‘열풍’의 발화점이 된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장난’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애초 머스크는 비트코인 열풍을 가열시키는데도 일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은밀히 비트코인을 사돈 후에 트위터를 통해 “나도 비트코인으로 투자할 것”이라며 투자를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하며, 결국 자신의 시세차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했다는 비판이다. 도지코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도지코인을 사둔 후 역사적 기원까지 언급하며 ‘투자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반면에 도지코인이 결코 ‘허상’이 아니라는 반론도 많다. 실제로 도지코인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자 월스트리트저널과 같은 주류 언론들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 신문은 19일 보도를 통해 “도지코인 열풍은 게임스톱 주식을 대거 사들였던 ‘레딧 개미’와 비슷한 현상”이라며 사뭇 긍정적인 촌평을 가했다.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힘을 합쳐 게임스톱 공매도에 대항했던 연초의 해프닝을 비교한 것이다. 또 미국 전자제품 온라인 쇼핑몰인 ‘뉴에그’도 도지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채택하는 등 상용화의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는게 도지코인 예찬론자들의 주장이다.
한편 도지코인은 21일(미 동부시간) 현재 0.308462달러로 지난 24시간 동안 2% 하락했다. 도지코인 분석거래 매체인 노믹스(Nomics)에 따르면 시가총액은 전체 암호화폐 중 6위, 177개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다. 1위 거래소인 바이낸스에 이어, OKEX, VCC거래소 등에 거래되었다. 도지코인은 3일 전 사상 최고가인 0.405312달러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