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협, ‘데이터 독점론, 그 실체를 분석한다’ 개최
주진열 교수 “데이터독점은 불가능하며 허위 정보다”
“데이터 독점론은 실재하지 않는 불가능한 개념으로 데이터 독점론에 근거한 플랫폼 규제는 국내 디지털 산업의 정상적 발전을 저해할 수 있고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과도 충돌하기 때문에 각 부처는 데이터 독점론이라는 잘못된 정보로 국민이 디지털 산업에 대한 불필요한 걱정을 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주진열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30일 벤처기업협회, 한국여성벤처협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ICT 정책세미나 ‘데이터 독점론, 그 실체를 분석한다’주제의 토론에서 이같이 밝혔다.
주 교수는 “몇 년 전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소위 ‘GAFA(Google, Apple, Facebook, Amazon)’로 불리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데이터의 독과점을 기반으로 시장지배력을 남용한다는 논리, 이른바 ‘데이터 독점론’이 제기돼 기업을 규제하는 논리로 작용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이와 같은 데이터 독점론을 도입해 최근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가 경쟁적으로 등장하고 있으나 규제의 근거가 되는 ‘데이터 독점’이라는 개념이 실재하는지,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빅데이터를 보유하는 것이 과연 데이터 독점론의 주장처럼 경쟁 제한, 시장진입 방해 등의 폐해를 초래하는지는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 교수는 “경쟁법의 차원에서 보면 데이터독점론은 구체적 증명이 없는 주장”이라며 “플랫폼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빠른 혁신이 일어나고 무료서비스로 소비자 후생 증대가 뚜렷함에 비해 이를 상쇄하는 경쟁제한 효과라고 할만한 현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 “개인 데이터 소유권로은 프라이버시 인식 강화 차원에서 나온 것이고 전통적 의미에서 소유권 부여 주장은 아니다”라며 “정보나 데이터의 유료 거래는 가능하지만 소유권 대상은 불가능하고 개인식별정보는 창작성이 없으므로 지적재산권 유사권리도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주 교수는 처음 유럽에서 시작된 데이터 독점론은 GAFA를 스탠다드 오일에 비유했다며 GAFA라는 데이터독점의 폐헤에 대해 민주주의 위협이고 플랫폼 이용 소비자 및 판매자, 노동자의 노동 착취이며 빈부격차를 심하시키는 요인으로 봤다고 전했다.
또 이에 유럽 국가들은 국유화 및 공유화, 경쟁법으로 해체 또는 제재, 기존 경쟁법으로 힘들면 완벽한 경쟁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사전규제법을 만들어 제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교수는 GAFA의 데이터독점론을 EU 차원에서는 유럽 플랫폼 기업 육성을 위한 보호주의를 정당화 하기 위한 근거로 사용하려는 의도가 있어고 미국에서는 전통적인 대기업 규제 운동이나 프라이버시 강화 운동 및 바이든/트럼프 소셜 미디어의 정치적 역할, 페이크 뉴스(Fake News) 운동 등과 복잡하게 얽혀 GAFA 억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데이터독점론이 최근 한국에서 부처간 플랫폼 권한 확보 경쟁으로 비화된 것이라고 전했다.
주 교수는 “데이터독점론의 GAFA도 광고사업 차원에서 보면 공중파 무료 TV와 같고 거래 수수료사업 차원에서 보면 무료 카드서비스와 같다”며 “EU나 미국에서 GAFA의 압도적 경쟁우위는 압도적 투자와 CEO의 경영능력을 고려해야 하고 빅데이터 및 네트워크 효과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법 차원에서 데이터독점론은 개인사용자를 무료서비스에 고착시켜 시장 지배력을 형성하고 이용자에게 가격을 지불하지 않는 것 자체가 시장지배력 행사 또는 남용”이라며 “개인정보 이용동의는 그 내용을 모두 이해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진정한 동의가 아니므로 개인정보의 광범위한 이용을 담은 약관 내용 자체가 프라이버시 보호 수준을 저해하는 시장 지배력의 남용”이라고 강조했다.
주 교수는 “ 때문에 유럽 및 미국에서 GAFA 규제론과는 변도로 한국에서 플랫폼 관련 시장에서 막대한 무료서비스를 상쇄할 만한 경쟁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며 “한국에서는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이 있으므로 GAFA 때문에 중대한 진입장벽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더불어 “GAFA에 대적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쟁제한적 진입장벽이 있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며 “EU나 미국위 GAFA 규제안은 객관적 위험성이 아니라 각자의 정치적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결론적으로 데이터독점은 불가능하며 데이터독점론은 허위 정보”라고 말했다.
끝으로 주 교수는 “데이터독점론에 근거한 규제는 오히랴 한국 디지털 산업의 정상적 발전을 방해할 수 있고 정부위 디지털 뉴딜과 충돌할 수 있다”며 “각 부처는 데이터독점론이라는 잘못된 정보로 국민들이 디지털 산업에 불필요한 우려를 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거 강조했다.
한편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은 “기술 발달과 혁신 비즈니스의 등장을 위해서는 데이터 독과점에 의한 진입 제한 효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리한 규제로 인해 벤처, 스타트업들의 혁신 사업이 저해되거나 역차별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규제 도입
에는 좀 더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며 “아직은 데이터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앞선 규제는 자칫 관련 산업까지 위축시킬 수 있어 데이터 경제가 활성화되고 좀 더 체계화된 뒤에 독점 문제를 다시 검토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은 “유럽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데이터 독점론으로 규제하는 것은 자국 기업의 보호를 위한 것이라는 점과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대한 적법한 규제는 기존 법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각종 규제의 근거로 작용하는 데이터 독점론에 대한 면밀한 검토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데이터를 활용한 기술이 기업의 경쟁력 향상과 경제 성장을 이끌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데이터 독점론에 근거한 각종 규제가 국내 디지털 경제에 미칠 영향이 무엇일지 신중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
권영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데이터를 둘러싼 법률관계는 복잡하기 때문에 단일한 권리로 정의 내릴 수 없는 데이터 소유권과 마찬가지로 데이터 독점론 역시 미세하고 개별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경원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데이터 독점이라는 개념이 국내 상황과 플랫폼 시장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한 개념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으며 시장진입 활성화를 위해서는 데이터뿐 아니라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서비스 개발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봉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데이터 독점론을 섣불리 수용할 경우 오히려 플랫폼에 내재된 혁신 잠재력과 관련 시장에서의 동태적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민관협력을 통한 경쟁정책과 산업정책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희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데이터 독점론에 대한 규제 논의가 정치사회운동적 성격을 띄고 있다는 것에 시사점이 크다”며 “데이터와 관련된 논의의 실체를 잘 분석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파급효과를 예측한 이후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보라미 법률사무소 디케 변호사는 “데이터 독점론이 실체가 없어 보이지만 이를 형성할 수 있는 법 조문들이 만들어 진다면 결국 실체를 가지게 될 것”이라며 “데이터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정책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경환 공정거래위원회 지식산업감시과 과장은 “시장에서 경쟁자들에게 데이터를 개방해야 한다는 방향의 규제보다는 데이터 이동권을 통해 후발 사업자와의 경쟁을 촉진하는 것이 좀 더 적합한 방식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