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폐쇄형 불구 새해 한달만에 사용자 3배ㆍ검색량 100배 ↑
새해 들어 ‘클럽하우스’ 열풍이 거세다.
오디오와 SNS가 결합된 새로운 사회적 네트워크를 선보인 ‘클럽하우스’는 한 곳에 시선을 고정해야 하는 동영상 서비스와 달리 멀티태스킹이 가능하고 이용 시간이 길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구글 출신 개발자 로언 세스와 창업가 폴 데이비슨이 설립한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에서 지난해 3월 개발, 출시한 것이다.
출시 후 1년이 채 안 된 2월 현재 이미 이용자가 600만명에 달할 정도가 됐다.
오디오 친화적 디지털 기술 결정판
이는 멀티태스킹과 AI 스피커, 무선 이어폰 등 오디오 친화적인 디지털 기술의 확산을 기반으로 한 소셜 네트워크의 ‘끝판왕’이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특히 ‘코로나19’로 촉발된 원격 시대에 걸맞게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오디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도 밑바탕이 됐다.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의 개발 과정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자들은 먼저 출시했던 인플루언서 팟캐스트 서비스 ‘토크쇼’에 대한 사용자 피드백에 착안했다.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직접 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양방향 소통기능을 강화한 ‘클럽하우스’를 개발하기에 이른 것이다.
현재의 SNS는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 포맷에 집중돼 있다. 클럽하우스는 이러한 틈새시장을 겨냥해 오디오를 기반으로 함으로써 SNS의 개념을 바꾸고 있다.
이미 잘 알려져있다시피 클럽하우스는 일종의 ‘폐쇄형’ 혹은 ‘초대형’ SNS다. 기존 회원의 초대로만 가입 가능한 폐쇄형 SNS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가입자 정보에서 그 회원을 초대한 사람을 노출시킴으로써 사용자들의 신뢰를 확보한다.
회원의 초대를 받은 사람만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지만 가입 후에는 관심 인물이나 주제에 따라 자유롭게 대화방에 참여하고 발언할 수 있다.
초대받은자들간 자유로운 대화ㆍ관심사 공유
특정인을 팔로잉하거나 관심 주제를 기반으로 대화방을 검색해 참여할 수 있으며 대화방에 참여하면 친구(팔로워)가 아닌 사람과도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다.
모더레이터(대화방을 개설한 사람)나 스피커, 리스너의 역할이 분배돼 있으면서도 ‘손들기’를 통해 발언권을 얻을 수 있어 일정 수준의 자유로운 발언을 보장한다.
최근엔 일론 머스크와 같은 유명 인플루언서들의 활동이 이슈가 되면서 사용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경제적 가치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특히 가입자들이 네트워크에 머무는 시간이 그 어떤 SNS보다 길어서 상업적 가치 혹은 광고매체로서도 매우 유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관계자, 벤처 투자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며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덕분에 클럽하우스를 개발한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은 애초 1억달러에 불과했던 매출이 그로부터 8개월 만인 지난 1월 10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가치가 10배 상승하면서 졸지에 세계적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사용자수도 매월 급증하고 있다. 새해 들어 한 달 만에 200만명에서 600만명으로 늘었고 ‘클럽하우스 앱’의 검색량은 지난 6개월 동안 100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럼없는 대화, 시공간 제약없고 사전 준비없이 참여
‘클럽하우스’가 이처럼 폭발적 인기를 끄는 것은 여느 SNS와는 크게 다른 특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자유롭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 좋다. 정치, 시사 경제, 기술뿐만 아니라 여행, 잡담 등 대화의 주제 제한이 없고 대화방에 참여하더라도 발언하지 않고 청취만 해도 되며 알림 없이 조용히 퇴장할 수도 있다.
영상이나 이미지와 달리 카메라, 스튜디오 등 사전 준비 없이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고 콘텐츠 제작에 드는 시간적·경제적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일회성 서비스’란 점도 매력 포인트다. 대화방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는 대화방이 운영되는 동안 임시 저장되며 대화가 완료되면 즉시 삭제하는 방식으로 관리되며 대화를 녹음하는 행위는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녹음을 할 수 없다보니 정해진 시간에 참여하지 않으면 다시 대화 내용을 들을 수 없다. 이에 대핸 벤처 캐피탈리스트 패트릭 맥기니스는 이른바 ‘FOMO(fear of missing out, 고립공포감)’를 자극한다고 표현했다.
즉 ‘다른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일에서 나만 소외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리키는 말이다.
녹음 금지 등 프라이버시 존중…유명인과 대화도 가능
이른바 ‘셀럽’ 효과와 비슷한 뜻의 ‘인플루언서 이코노미’ 효과도 클럽하우스로 사람들이 모이게 하는 요소다.
이미 오프라 윈프리, 일론 머스크, 마크 주커버그, 자레드 레토 등 여러 분야의 인플루언서들이 가입한 토크쇼, 네트워킹 이벤트, 연극 공연, 토론 등 다양한 내용과 형식의 대화방이 운영되고 있다.
사용자들은 클럽하우스를 통해 이들 유명인들을 가까이 접할 수 있으며 대화방에 참여하여 직접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수도 있다.
“평소 접하기 힘든 유명 연예인이나 정치인, 경제인 등의 음성을 직접 듣거나 대화도 나눌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클럽하우스의 가장 큰 매력”이라는게 사용자들의 체험담이다.
국내에서도 이미 유명 정치인들과 경제인들이 상당수 가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점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 클럽하우스는 다양한 분야의 인플루언서들을 추가 영입할 계획이며 사용자들이 간편하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도구를 지원하도록 시스템을 보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클럽하우스의 인기는 뉴노멀 시대 오디오 포맷 기반의 새로운 비대면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한다.
즉 오디오 서비스가 비디오와는 또 다른 측면에서 편의성과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다양한 속성 조합으로 새로운 혁신 서비스가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무선 이어폰, AI 스피커 등으로 구축된 새로운 ‘인간-컴퓨터 인터랙션 환경’을 바탕으로 앞으로 더욱 다양한 미래형 SNS 모델이 출현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차별ㆍ혐오 소지 문제, 가이드라인 설정 예정
물론 문제점도 없지 않다. 클럽하우스의 경우 일회적이고 폐쇄적인 서비스 방식을 구사함으로써 일종의 차별이나 혐오의 소지가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최근 클럽하우스에선 벤처 투자자들의 여성혐오 발언이나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 행태 등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클럽하우스는 사용자들에 대한 사전 교육과 모니터링 등의 방법을 도입키로 했다. 이같은 현상은 흔히 새로운 포맷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나 기술이 겪게 되는 문제로서, 향후 개선·보완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