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인디자인전’‧‘LED엑스포’ 등 전시회서 관련 기술 대거 출시
발열체크‧안면인식 열감지‧바이오헬스‧마스크 착용 감시 기기 등
‘코로나19’의 와중에 안면인식 기술과 기초적인 빅데이터 기술 등 IT기술을 활용한 생활방역시장이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의 생존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공장소나 건물 등에선 각종 발열체크기나 열화상 감시 카메라, 클리닝 시스템 등이 이제 필수적 장치로 보급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시대의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잡으면서 또 하나의 시장과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킨텍스에서 열린 ‘mbc건축박람회’나 13일까지 사흘 간 열린 ‘2020 LED엑스포’와 ‘국제조명박람회’, 그리고 19일부터 역시 사흘간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2020 국제사인디자인전(코사인전)’ 등에선 이처럼 전에 없던 IT생활방역 기술이 대거 소개되어 관심을 끌었다.
IT업계 인력 스카웃, IT방역으로 업종전환
안면인식이나 센서, AI나 머신러닝 등에 관한 기술은 본래 IT업계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닥치면서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사실상의 휴직이 잇따르면서 SW개발자, 프로그래머 등 IT업계의 적잖은 인력들이 퇴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기존 조명업계나 사인업계, 혹은 스타트업 들은 이들을 영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IT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생활방역기술과 기기를 개발, 상품화하고 있다.
또 바이오, AI, 앱 개발 등에서 경력을 쌓아온 IT업체 종사자들이 별도로 이 시장에 눈을 돌린 경우가 많다.
IT업계의 흥망과 부침이 심하다보니 몸담고 있던 IT업체가 문을 닫고 실직 상태가 된 종사자들이 별도의 스타트업을 꾸린 사례도 있다. 이들은 기왕의 경력과 기술 노하우를 살려 새로운 생활방역 시장을 겨냥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나 방역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조명․사인 관련 소기업, 스타트업들도 대거 도전
이들은 기왕의 앱 개발 능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생활방역 앱을 선보이는가 하면 안면인식과 빅데이터 마이닝 기법으로 출입자 검증과 방역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모니터링 기기를 출시하고 있다.
최근 열린 각종 전시장엔 이처럼 생활방역과 관련된 다양한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나 소기업들이 대거 출품해 눈길을 끌었다. 주로 안면인식 기술이나 열화상 기술, 비접촉을 위한 바이오 기술, AI와 머신러닝을 접목한 센서 카메라 기술 등이 주류를 이뤘다.
IT업체 근무 경력자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인 A사의 경우 지난 ‘2020 LED엑스포’ 현장에 AI나 안면인식기술을 접목한 열화상 감시 시스템(TISS), 열화상 듀얼 카메라 등을 간판 제품으로 내놓았다.
건물 입구 등에 편리하게 설치할 수 있는 일체형 시스템, 실제 화상과 열화상의 조합에 의한 열감지 기술, 비접촉식 시스템으로 감염 우려를 없애는 방식이 핵심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IT와 바이오 기술을 접목하면 안전하게 생활방역을 구현할 수 있다”면서 지속적으로 관련된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본래 LED조명간판 제작과 관련 부자재 도소매를 주로 했던 이 회사는 “‘코로나19’라는 시대 추세에 적응하기 위해” 이처럼 과감한 업종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이 회사 대표 J씨는 “이를 위해 구로 디지털 단지의 한 IT업체와 제휴하고, 기존의 옥외광고업 외에 별도로 바이오테크 업종 사업자 등록을 했다”고 밝혔다.
비대면 안면인식 열화상 카메라‧AI알람 시스템 등
지난 13일부터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끼지 않으면 과태료 등 법적 제재를 가한다. 이에 맞게 B사는 비대면 안면인식 열화상 카메라에 마스크 미착용에 대한 알람 시스템도 접목한 제품을 출시했다.
K모 대표는 “이 제품은 방문자 발열체크, 체온측정(±0.3℃), 마스크 착용 확인, 얼굴 인식, 자사 직원 여부 확인 등 감염 예방과 안전 및 보안문제 등을 한 번에 해결한다”면서 “이를 위해 최근까지 IT업종에 종사하던 엔지니어를 영입해 초고정밀 센서 기술을 접목했고 최대 3만명까지 인적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적정 소비전력으로 전기코드 없이도 사용할 수 있고 동작 감지 센서로 사람이 접근하면 자동으로 활성화되는 기능도 추가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바이오와 조명 기술을 IT기술에 접목한 점이다. 애초 전자조명업체를 운영하던 P씨는 최근 생활방역에 눈을 돌려 이 분야에 주력하고 있는 케이스다. 그가 업종을 전업하며 별도로 만든 법인인 C사는 광촉매기기에 의한 살균과 소독 기능을 갖춘 제품을 출시했다.
이는 고성능 항균 필터, 안면인식 발열 측정, 미세분사에 의한 전신 소독 기능을 지니고 있다는 설명이다. KC인증마크를 획득한데 이어, 한국최우수우량제품 인증도 받았다.
‘반짝 흥행’으로 그칠 우려도 커
생활방역 시장의 특징은 인재들이 만 있으면 비교적 소자본과 적은 인력으로도 시장 진입이 어렵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기존 사업 영역이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소기업이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그런 이유로 소기업과 스타트업들이 최근 앞다투어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이미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반도체 부품이나 LED조명기술을 갖고 있는 소기업들이 IT업종의 인력을 영입한 경우도 흔하다.
이는 프로그래밍이나 고도의 앱 개발, 클라우드 워크로드 관리와는 달리,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치 않은 분야라는게 관련 당사자들의 얘기다.
이처럼 시장 진입이 쉬운 만큼 경쟁도 치열하고, 지속적인 생존도 쉽지 않은 셈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해온 D사도 그런 사례 중 하나다.
이 회사도 최근 ‘한국인공지능대전’ 등에 바이오기술과 AI를 접목한 제품을 여럿 출품한 바 있다. 그러나 이 회사의 대표 정 모씨는 앞날을 낙관하지 않는다.
“너도 나도 쉽게 뛰어들 수가 있어 조금 지나면 망하는 회사들도 많이 나올 것”이라는 정 대표는 “애초 생활방역 시장 자체가 ‘반짝’ 흥행에 그칠 가능성도 크고, 시장 변동성도 커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