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시가총액 100대 기업 통해 본 산업 트렌드 발표
10년간 기업수 ‘건강관리‧정보기술’ 증가
조선‧기계 등 산업재 업종, 기업수 줄고 시총 급감
바이오‧제약 등 미래성장동력 확충 위한 산업정책 마련 시급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건강관리(헬스케어)’, ‘정보기술(IT)’ 분야의 기업이 급부상하고 있는 반면 조선‧건설 등 전통 주력산업(산업재)의 비중은 크게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00년 말, 2010년 말, 2020년 3분기 말(9월29일 종가 기준) 등 10년 단위로 코스피 상장 시가총액 상위 100대 비금융사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다.

각 연도별 시가총액 100대 기업을 업종별로 나누어 비교할 때 2010년 대비 올해 가장 큰 폭으로 기업 수가 증가한 업종은 ‘건강관리’(2개→12개)였으며 ‘정보기술’(8개→15개)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산업재’(34개→23개)와 ‘소재’(21개→15개) 기업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관리’는 제약 및 생명과학, ‘정보기술’은 IT 관련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 ‘산업재’는 기계, 건설과 엔지니어링, 운송, 항공 등을 포함하며 ‘소재’는 화학, 금속과 채광, 건축자재 관련업 등을 가리킨다.

국내 100대 비금융사 업종별 분포 (자료= KisValue/2000년, 2010년은 연말시가총액(보통주), 2020년은 3분기 말(보통주) 기준)※ ㈜ LG유플러스 : 2000년 9월 코스닥 시장 상장, 2008년 4월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국내 100대 비금융사 업종별 분포 (자료= KisValue/2000년, 2010년은 연말시가총액(보통주), 2020년은 3분기 말(보통주) 기준)※ ㈜ LG유플러스 : 2000년 9월 코스닥 시장 상장, 2008년 4월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보면 업종별 시가총액 합계는 정보기술(592.1조원), 자유소비재(160.1조원), 건강관리(117.9조원), 소재(113.9조원) 등의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강관리’는 올해 3분기 시가총액이 2010년 말 대비 36.8배 커진 것으로 나타나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정보기술’ 시가총액도 2010년 말 대비 2.9배 성장했으며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도 시가총액 합계(244.7조원)가 가장 높은 업종이었다.

국내 100대 비금융사 주요 업종 시가총액 변화 (단위: 조원) (자료= KisValue/정보기술 업종 : 삼성전자 제외 나머지 기업)
국내 100대 비금융사 주요 업종 시가총액 변화 (단위: 조원) (자료= KisValue/정보기술 업종 : 삼성전자 제외 나머지 기업)

반면 ‘산업재’는 상위 100대 비금융사에 포함된 기업 수(23개)가 가장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9개 업종 중에서 5위에 머물렀으며 시가총액은 2010년 말(161.9조원)의 절반도 안 되는 65.4조원에 그쳤다.

또 내수 의존도가 높은 공기업 중심의 ‘유틸리티’는 기업 수(2개)도 가장 적고 시가총액(15.4조원)도 2000년 및 2010년 말과 비교할 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련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바이오 및 언택트 기술‧제품 관련 기업이 부상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조선‧중공업 등 과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주도했던 산업들의 비중이 줄어들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첨단 제조업과 서비스업 중심의 경제구조로 개편됨에 따라 자본시장의 기대감이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020년 3분기 말 글로벌 건강관리 업종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S&P 캐피탈 IQ 기준) 중에서 한국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51위), ‘셀트리온’(65위) 등 2개사가 포함됐다.

미국은 ‘존슨앤존슨’, ‘머크’, ‘화이자’, ‘애보트’(이상 의약품 제조),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료 서비스) 등을 포함해 총 51개사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은 ‘항서제약’(의약품 제조), ‘마인드레이’(의료기기) 등 15개사로 뒤를 이었다.

일본도 ‘추가이’, ‘다이이찌산쿄’(이상 의약품 제조) 등 11개사가 순위에 들었다.

건강관리 업종 시가총액 합계를 기준으로 보면 미국(4625조원)은 우리나라(80조원)의 58배, 중국(555조원)은 7배, 일본(495조원)은 6배 수준이었다. 2020년 상반기 기준 매출액을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벌어졌다.

미국 51개사는 한국 2개사 대비 약 705배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중국과 일본은 각 11배, 9배 높았다.

한편 호주는 ‘씨에스엘’ 1개사만 글로벌 100대 기업에 포함됐는데 올해 상반기에 우리나라 2개사 매출액 합계보다 4배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코스피 시장을 10년, 20년 전과 비교해보니 변화하는 경제 구조와 산업 생태계 지각변동에 맞춘 자금 흐름 움직임이 확연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산업 변화에 따른 맞춤형 산업정책 마련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와 더불어 코로나19를 계기로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진 가운데 많은 국가들이 바이오·제약 산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주목해오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세계적인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성장 기대감이 큰 만큼 건강관리 업종을 글로벌 플레이어로 육성하기 위한 과감한 지원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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