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직원들, 인공지능상사 또는 앱을 활용, 협업하는 ‘스킬’ 습득

머신 러닝 등 인공지능에 의한 비즈니스 자동화 시대엔 ‘인공지능 상사’를 모시고, 주어지는 알고리즘 명령에 따라 회사 업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오로지 알고리즘과 앱에 의해 업무가 진행되므로, 구태여 회사나 상사의 지침을 매개할 중간관리자가 필요없어진다.

최근 미국의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 앤 컴퍼니가 공표한 미래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모든 의사결정이나 실행은 모두 AI와 협력하거나, 아예 머신러닝의 지시에 인간이 따르는 모양새를 취할 것이란 전망이다. 

AI자동화로 인해 인공지능상사를 모시는 등의 변화가 예상된다는 보고서가 주목을 끈다. 사진은 완전 자동화 직전 단계의 한 중소 제조업체 작업장으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출처=유튜브캡처)
AI자동화로 인해 인공지능상사를 모시는 등의 변화가 예상된다는 보고서가 주목을 끈다. 사진은 완전 자동화 직전 단계의 한 중소 제조업체 작업장으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출처=유튜브캡처)

이 회사는 ‘스킬 변화 : 자동화와 일터의 미래’라는 조사 보고서에서, “머신이 알고리즘을 매개체로 하는 기초적인 의사결정과 관련된, 덜 중요한 일은 (인간으로부터) 넘겨 받을 것”이라며 “그러나 인간의 정서적 지능, 문제 해결 능력, 기업가 정신이 관여된 일은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특히 ‘인공지능상사’의 지배를 받는다기보단, 그(인공지능상사 또는 앱)를 활용하고 협업하는 ‘스킬’을 인간인 직원들이 습득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시 말해 인공지능에 맞서기보단, 협력체제를 구축할 것이란 설명이다.

‘인공지능 상사’의 지시에 순응
맥킨지사는 ‘인공지능상사’의 개념과 기능을 특히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유경제의 대명사로 떠오른 우버와 리프트의 예를 들었다. 우버의 경우 이미 알고리즘이 수 많은 운전자를 관리하고 있다.

특히 중간 관리자가 애초 필요없고, 대신에 AI와 알고리즘이  업무를 할당하고, 가격을 책정하고, 직원들의 성과를 평가한다.

언뜻 생각하면 인간인 직원들이 알고리즘으로부터 지시를 받을 경우 어떤 형태로든 저항감이 들 수도 있다. 하다못해 자동차 네비게이션의 안내조차 때론 운전자로부터 불신을 받는 것과도 같은 이치다. 그러나 한 연구기관이 ‘인공지능상사’와 일하는 우버 직원들의 행동 양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은 매우 빠르게 AI에 ‘순응’하고 적응하는 모습이 드러났다.

AI상사에 저항하기보단, 협업?
오히려 직원들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머신러닝과 함께 일하는 방식에 재빨리 적응하는 양상을 보여준 것이다. 다만 ‘인공지능상사’의 통제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나고플 경우엔 앱을 끄고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이는 직장에서 상사의 시야를 잠시 벗어나 막간의 여유를 즐기는 직장인들의 모습과도 흡사하다.

그런 경우를 제외하곤 많은 직원들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인공지능상사’의 지시에 따라 수동적으로 일하는 것에 대체로 만족해하는 태도를 보였다. 즉 인간으로서 선택권의 일부를 기계와 알고리즘에 유보하는 것을 개의치 않는다는 해석이다. 이는 상사가 사람일 경우보다 오히려 객관적이고 과학적이라는 믿음도 일정 부분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 배차 담당자 등 다른 시스템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IT진화 6단계의 마지막 단계에 해당
맥킨지 보고서는 특히  IT 진화 단계를 6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메인프레임’에 이어 ‘PC와 네트워크’, ‘웹과 서버’, ‘가상화’, ‘모바일과 클라우드’, 그리고 향후 10여 년 동안 발전할 단계인 ‘AI와 로봇, IoT, 엣지 컴퓨팅’ 단계이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공유 인지의 시대’(age of shared cognition)란 개념이 등장하기도 한다. 즉, 6단계의 마지막 단계는 “다음 10년의 IT는 ‘공유 인지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실리콘 밸리의 일부 컨설턴트들의 전망과도 흡사하다.

전문가들은 “알고리즘, 기술이 인간의 행동을 분명 최적화한다”면서 “그러나 사람이 기술에 맞춰 자신의 행동을 조정하고, 기술에 적응하기도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인간과 기계가 함께 하는 ‘공유 인지의 시대’
즉, 인간이 기계의 명령에 따르긴 하되, ‘인간성’ 역시 기계의 활동에 개입하고, 인지를 공유한다는 개념이다. 즉 머신이나 알고리즘, 시스템, 인지 시스템과 사람이 협력하고, 사람의 인지 및 훈련 체계를 기계와 공유해 업무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이는 기계와 인지 기술이 더 많이 도입되는 반면, 사람의 개입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우려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다.

그래선지 또다른 컨설턴트 기관의 보고서에선 “향후 10년 동안 인간과 컴퓨터가 업무를 함께 하게 될 것이며, 자동화로 단순히 인력이 축소되기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맥킨지 뿐 아니라, IT컨설턴트 기업 가트너 역시 미래에 알고리즘에 의지하게 되면서 중간 관리자의 수가 급감하고, 남은 중간 관리자들의 책임은 더 협소해질 것이라고 해 눈길을 끈다.

가트너는 “특히 일부 소매 부문의 경우, 물류 공급망과 창고의 AI자동화 수준이 높아지면서 현장 관리자들을 다른 직종으로 밀어내고 있다”면서 “중간 관리자의 불필요한 감독으로 인해 팀의 창의력, 조직의 유연성, 다양한 전문성의 가능성 등을 방해하고 있어 더욱 그런 변화가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간관리자는 모두 없어질 것”
그럼에도 머신 지능이 처리할 수 없는 관리 업무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인력 관리에서 정서적, 감성적인 부분은 물론, 동기를 부여하고, 어려운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 등은 AI가 쉽사리 인간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란 얘기다. 그래서 AI기술이 많이 발전하기는 했지만, 인력 관리나 인간 관계의 중요한 부분을 대체하기까지 갈 길이 아직 멀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엔 사람이 주도해 머신이 처리하는 체계는 결코 아닐 것”이라며 “원하는 결과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로봇과 머신 스스로 리더십과 의사결정, 실행 등의 과정을 조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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